우리/일기

서보 결 - 달걀의 모든 것

雅嵐 2025. 5. 7. 04:05

괜한 휴일에

그래도 혹시 영업을 하려나 하여

자꾸 빈 사무실에 전화벨소리를 채워 넣는다.

원고는 이제 너무 만져 물렀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7일이 지나간다.

 

동네 공영주차장이 텅텅비었다.

거기도

나갈데 없는 개근 그지네... 누가 그런다.

 

연휴 7일간 아무 진행을 못하고 있다.

이제 영업하는 날이 시작되면

또 7일 정도

일이 마구 밀려서 진행이 잘 안될 것이다.

대체휴일 하루 이틀 때문에

불경기 자발적 낀휴일과 겹쳐

한 달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놓고 지들 정치는 초각에 낮밤 쉴 틈없이 돌아간다.

그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내수경기 살리기는~ 모두 비행기를 탔구먼.

가게마다 거리마다 더 텅 비었구만.

그게 돈 몇푼 쥐어준다고 해결될 일인가.

제도를 변용한 현대판 선거 떡값이다.

(난 또 역시 투덜이다)

 

그나저나 7일간 연휴에 수확과 유통이 밀린 

농산물은 어찌될까???

단비가 잘 내려줘서 더 잘 자랐을텐데...

조국의 장래도 걱정스러워 잠을 못이루겠다.

 

달걀을 이제 한 판을 사게 되었다.

명절 즈음이나 더 쓸 일이 생기면 두 판을 산다.

그 중에 15구를 나누어 담아 엄마 냉장고에 둔다.

큰 싸인펜으로

달걀은 앞으로 사지 마시라고 했다.

늘 몇 달 지난 달걀이 있었다.

후라이나 삶은 달걀을 강권하시기도 한다.

 

다음날 가보니

달걀 제일 비싼 왕란 4번으로 한 판이 김치냉장고에 있다.

틈틈이 깨지지 말라고 두신 키친타올의 누런 물은

우연히 건드려 깨진 물이려니 했었다.

한 달이 지나도 한 개도 줄지 않는다.

안먹어져~

 

공원에 앉아계시면

"하루에 달걀 두 개는 먹어야 해"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집으로 오는 길

골목입구에 늘 달걀트럭이 서 있다.

안살 수 없는 환경이다.

 

김치냉장고 보관 30개를 모두 가져왔다.

내가 사드린 냉장 보관 14개도 가져오고

새 날짜 15개를 두고 왔다.

날짜가 오래 지난 달걀을 삶으면 잘 터진다.

엄마의 김치냉장고 달걀은

표면에 살얼음이 얼었고 실금이 가 있고 

달걀물이 배어나오고 굳어 있다.

 

한나절을 냉장실에 두었다가 돋보기를 쓰고 보니

20여개가 모두 금이 가 있다. 삷지는 못한다.

흔들어보니 묵직함이 함께 흔들린다.

깨보니 아직도 살얼음이고

다 녹은 것은

노른자는 젤이 되어 있어 풀어도 풀리지 않고

흰자는 실리콘같은 덩어리와 물로 나뉜다.

 

노른자는 너무 싱싱하게 잘 살아 있어서

젓가락으로 풀리지 않으니

팬에서 뒤집개로 다져 지단을 만든다.

떡국, 비빔국수 고명으로 쓴다. 

달걀폭탄 김밥을 만다. 

젓가락 끝으로 쪼셔서 대충 풀어 북어국에 넣었다. 

잠시 국물이 모두 뽀얗게 되었지만 더글더글해졌다.

달걀후라이 흰자를 잘 모으고 뒤집어 양면을 익혀

짜파게티와 김치볶음밥에 얹는다.

후렌치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 식빵을 샀다.

이제 오므라이스가 남았다.

2개 2개, 3개, 2개, 3개, 2개...... 

 

달걀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안된다.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몇 주 걸쳐 간신히

토마토를 데치고 쪼셔서 발사믹에 버무려 겨우겨우 해치웠는데

분량 넘치는 장을 보신 엄마는 또 토마토를 주신다.

천원에 8개? 안사면 손해보는 것 같아 사셨단다.

내 셈으로는 그래도 천원을 손해보신 것 같다.

살빼기는 틀렸다.

 

우리동네 김밥집은 당근을 폭탄으로 넣어주는데

건강을 위해 살짝 데쳐서 넣는지 부드럽지는 않다.

우연히 그곳에 앉아 기다릴 일이 생겨 한 줄을 먹었는데

종일 소화가 되지 않는다.

자주 먹을 그 옆집에 그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그래서 이제는 당근을 모두 빼달라 한단다.

"저기요!!!

당근은 지용성이라서요 아주 잘게 채썰어서

기름에 오래 볶아야 흡수가 잘 돼요~"

가정시간에 배웠다고, 말을 생각하며 혼자 속으로 웃는다.

이제 참견과 지식으로 가르치려는 대화는 금물이다.

아마도 그 집은 건강식으로 생채를 기름없이 데치는 것일게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하셔서 식재료의 기본은 잃은 것 같다.

너무 많은 생각을 뒤집으면 국어 3등급이 나온다. 한 번 생각 1등급.

집에서 댁이나 그렇게 지용성 당근 해드시면 될 것이다.

 

종심소욕불유구

그들은 그들이 하는대로

아무 거리낌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커피 이음매를 옆으로 두면 저 조각쓰레기가 훨씬 줄텐데.

아주 옆구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나처럼 양끝을 요리조리 해가며 잔비닐 끝이 붙어나오도록 자르는 사람은 드물다.

부들부들 떨면서 그걸 끊어내고 커피믹스 가루를 컵에 쏟는다.

온동네 다니다보면 저 녹색 조각을 흔히 발견한다. 특히 비닐쓰레기 배출 다음날.

난 또 잔소리를 한다. 시범도 보인다. 이렇게~ ...백번도 넘을 것이다.

생산자의 잘못이 관계를 해치고 있다.

일회용이 더 큰 잘못이지만 컷 위치는 그들의 편의로 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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