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44 - 달걀 따로 깨는 습관
지난 명절에
컵에 깨서 바가지에 모으고 한 개씩 깨서 모으고...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습관이었나보다.
썩은 달걀이 3개 정도 나왔다.
15개 쯤 깨 담았는데 아찔했다. 15개를 모두 버릴 뻔.
다시 사러 가는 것이 더 일머리일 뻔.
달걀 표면에 약간의 때?가 보인다. 곰팡이같기도...
이번엔 흔들어 본다. 흔들린다.
그 모양과 냄새가 무서워 안깨고 버리기로 한다.
달걀 유목민.
마트에서 사서 와보면 대란이 초란 수준이고
도매상에서 샀더니 판마다 세 개 쯤은 파란이 섞였는데
마트나 동네 슈퍼나 무인달걀 판매대나 판란은
썩거나 쪼거나 살짝 금가거나 등등의 달걀이 꼭 세개씩은 있다.
판 30개의 위치 중 발견이 잘되는 곳에 양심적으로 섞여있다.
냉장고에 저장하다 뒤섞이고 요행으로 발견되면 먼저 깬다.
컵에 하나씩 따로 깨 넣자.
음식에 바로 풀지 말자.
라면 한 그릇이나 북어국 한 냄비를 그대로 쏟아버릴 수 있다.
명절에는 한 판을 다시 사러 갈 수도 있다.
내 손길 발길마다
롤러코스터같았던 5월이 거의 간다.
아이 생일은
전집에서 부쳐주는 깻잎전과
내가 부친 오징어김치부침개와 사태미역국으로
잘 받아들여주었다.
아직 한 주가 남았다.
이제 잘 마무리해주실 것이다.
엄마도
많이 좋아져 보이는 영상을 보내주었다.
활동성 없는 노인에게
환자용 고단백 영양음료는 신장기능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고
극도로 쇠약해진 노인에게
고포도당 영양제 주사는 고혈당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
나처럼 종일 물 한 컵을 안드시는 분인데
갑자기 며칠 하루에 물을 두 통을 드셨었다.
생수를 사 나르기 힘들었었다.
갑자기 쇠약해지시면
병원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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掩 翻 臻 는 서체 자전에서 초서를 다시 확인하였다. 사진은 잃은 카메라에...
爽은 春의 초서와 유사해보이지만 첫획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드는 것이 다르다.
【원문】
躍(2)泉之態, 未覩(3)其妍, 窺井(4)之談, 已聞其醜.
縱欲搪(1)突羲獻, / 誣罔(2)鍾張, 安能掩當年之目, 杜將來之口. 慕習之輩, 尤宜慎 / 諸.
至有未悟淹留(1), 偏追勁疾, 不能迅速, 翻(2)效遲重. 夫 / 勁速者, 超逸之機, 遲留者, 賞會之致. 將反其速, 行臻會美 之方, 專溺於遲, 終爽(3)絕倫之妙.
能速不速, 所謂淹留, 因遲就遲, 詎名賞會. 非夫心閑手敏, 難以兼通者焉.
【해석】
설령 왕희지ㆍ왕헌지를 황당하게 하고 종요ㆍ장지를 비방하고자 할지라도 어찌 당시의 눈을 가리고 장래의 입을 막을 수 있겠는가! 앙모하여 배우는 무리는 더욱 삼갈지어다.
아직 머무름을 깨닫지 못하였는데 굳세고 빠름을 좇는데 치우치고, 신속하게 달리지 못하면서 오히려 더디고 무거움을 본받는 이가 있다. 굳세고 빠르다는 것은 초탈과 뛰어남의 기미이고, 더디고 머문다는 것은 감상과 이해의 극치이다. 빠름으로 되풀이 반복하면 아름다움에 능숙해지는 방편에 이르고, 더딤에 빠져 전념하면 끝내는 절륜의 뛰어난 묘미를 상실한다.
빠르게 할 수 있는데 빠르게 하지 않음을 ‘엄류’라 일컫는데, 더딤으로 인하여 더딤으로 나아가니 어찌 ‘상회’라 말하겠는가? 대부분 마음은 한가롭고 손은 민첩하지 않음은 겸하여 통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주석】
(1) 묵적본ㆍ이현사ㆍ호남본에는 ‘撞’, 사고본에는 ‘唐’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2) 誣罔(무망) : 허위를 사실인 양 꾸며서 남을 속이는 것으로 헐뜯고 비방한다는 뜻이다.
(1) 淹留(엄류) : 운필법의 하나로 삽필(澁筆)ㆍ돈좌(頓挫)의 필법을 ‘엄류(淹留)’라 일컬으니, 붓을 운용함은 느리지만 결코 막혀서 천천히 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것을 말한다. 청나라 송조의 『서법약언ㆍ답객문서법』에 “이르기를 ‘또한 엄류ㆍ경질의 법이 있는데, 들을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빠르게 할 수 있는데 빠르게 하지 않음은 엄류라 일컫고, 머무를 수 있는데 머무르지 않아야 비로소 굳세고 빠르게 할 수 있음을 일컫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답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2) 翻(번) : 오히려 또는 반대라는 뜻이다.
(3) 爽(상) : 여기에서는 상실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 慎 : 愼 글자를 '거창 신' 家 성씨로 쓸 때는 이렇게 쓴다. 역사에 큰 인물도 많고 그러다 보니 해를 끼치고 입기도 하였다. '비수 비 匕'를 '열 십 十'의 서체로 선택 결정함으로써 날카로운 마음을 삼가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옛 붓글씨 문헌은 이렇게 쓰인 글자가 많다. 연산군의 중전과 외가의 성씨 역사를 삼가 이 자체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 한자를 해석할 때 구태여 한 글자 한 글자를 모두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 한자가 든 합당한 단어를 모두 앞뒤로 붙여보면 뜻에 합당한 한자 단어가 나온다. 그것을 택하여 해석 단어로 사용하면 가장 절묘한 번역이 될 수 있다.
또한 해석이 한자단어 그대로를 쓰는 뜻을 해칠 수가 있으면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쓴다.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보다 학문에 쓰이는 한자는 전문적이어야 하며 통상적으로 낮추어 풀이하면 문장의 질이 떨어진다.
反을 '반대로, 되돌리다' 라는 해석 만으로 '반복'이라는 뜻을 맞출 수는 없다.
絶倫의 번역에 골몰하다 '뛰어나다' 보다 더 좋은 '끝내준다'는 말을 찾았다. 흔히 쓰니 속된 말로 치부했었는데 이렇게 절묘하게 맞는 우리말이 있다니....
글씨 사진은 다른, 잃어버린 것과 같은 동종 카메라에 적응하는 며칠 후....
아... 거기에 자방고전 납본사진과 글씨쓰며 찾아 찍은 서체자전 사진과 동학사 문 여초선생 글씨...
그리고 대전현충원 묘역 성묘 사진...
아직도 나오지 못하는 책 인쇄 사무실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