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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멍~ 助長 단도리

雅嵐 2021. 2. 13. 10:53

한국고전종합DB 경서성독 > 맹자 > 공손추상 > 공손추문왈부자가제지경상 16

 

必有事焉而勿正필유사언이물정하여心勿忘심물망하며勿助長也물조장야하여

無若宋人然무약송인연이어다宋人송인이

有閔其苗之不長而揠之者유민기묘지불장이알지자러니芒芒然歸망망연귀하여

謂其人曰위기인왈今日금일에病矣병의와라予助苗長矣여조묘장의와라하여늘

其子趨而往視之기자추이왕시지하니苗則槁矣묘즉고의러라

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천하지불조묘장자과의니以爲無益而舍之者이위무익이사지자는

不耘苗者也불운묘자야오助之長者조지장자는揠苗者也알묘자야니

非徒無益비도무익이라而又害之이우해지

 

호연지기를 기르는 사람은,

반드시 의(선행)를 쌓는 일을 행하되 미리 그 결과를 기대하지 말 것이며,

마음 속에 항상 그것을 잊어 버리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서

저 어리석은 나라 사람처럼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송 나라 사람 중에,

벼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뽑아 올린 자가 있었다.

그리고는 멍청하게 돌아와서

집안 사람들에게 오늘 나는 몹시 피곤하다. 벼싹이 자라는걸 도와주고 왔다.’ 하였다.

그 아들이 달려가서 보았더니, 벼싹이 다 말라 있었다.

이처럼 천하에는 벼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조장하지 않는 자가 적지 않다.

호연지기를 무익하다 여겨 내버려두고 기르지 않는 자는 이를테면 벼싹을 김매지 않는 자이고,

호연지기를 억지로 기르려고 하는 자는 이를테면 벼싹을 뽑아 올리는 자이다.

조장하게 되면 무익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근본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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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지나며 파를 조장해본다.

적은 힘으로 뽑아올려봐서 뽑히면 뿌리가 썩는 중이고,

단단히 박혀 있으면 꽃대가 나는 중이다.

둘 다 단도리 대상이다.

용케 대파 트럭을 만나 한 다발에 오천원을 주고 심어둔 덕에

한 뿌리에 2천원하는 그 터널을 잘 지나고 있다.

이제 차례로 뿌리채 뽑아 갈무리를 해야 한다.

 

助長.

뿌리 내린 것들은 건드릴 필요가 없다.

조금 당겨도 곧 뿌리를 더 단단히 박고 커나갈 것이다.

내 힘에도 뽑히는 것들은 스스로도 썩어 무너질 것들이다.

 

내가 마늘을 안썩히고 제대로 먹기 시작한 것은 아마 살림을 시작하고 5년 후 쯤일 것이다.

어느날 반찬에 쓰려고 몇 알 따러 가면,

매달아 놓은 다발 모두 버석~ 텅빈 허깨비가 되어있기 일쑤였다.

또 시기를 놓치고 또 놓치고... 어른들이 주시는 마늘을 고이 먹기까지 5년이 걸렸다.

 

그리고 조상들의 지혜를 깨달았다.

정월 대보름에 묵은 나물을 몽땅 꺼내다 삶아서 아홉집에 나누어 먹는 이유를 알겠다.

설이 지나면서 고추부각, 시래기, 고구마순, 고사리...

하나 둘 잘 보이지도 않는 벌레들이 생기고 날기 시작한다.

 

고춧가루 남은 것은 밀폐하고, 대추는 가위로 채썰고, 마늘은 모두 까서 다져서 냉동실에 넣고,

통마늘 몇 개는 한 켜씩 종이를 두고 밀폐통에 두어 냉장시킨다. 배달에 딸려온 마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