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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해서 용문 20품(상) 위령장설법소조상기 - 붓고르기 다듬기

雅嵐 2020. 4. 5. 07:07

북위시대의 해서는

아직 예서의 필의가 다 가시지 않았다.

전체 형태는 정사각형에 가깝고 예서처럼 납작하기도 하다.

처음 붓을 대는 면의 각도가 모두 다르며

특히 가로획의 마지막 거두는 획은 각도가 다를 뿐아니라 

정확한 마무리 필법을 써야 나오는 획이거나 예서의 필법도 가끔 활용해야 한다.


용문 20품 중 최고로 치는 것은 드물게 양각으로 된 시평공이 있다.

주민센터에서는 기필과 행필의 다양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우궐조상기를

교재로 삼았다.


우리가 공부하는 법첩 탁본은

붓으로 쓴 사람 - 돌에 새기는 사람 - 탁을 떠내는 사람의 능력이 그 질을 좌우한다.

보정하고 인쇄해서 우리가 보는 단계까지 감안한다면

법첩의 선택은 공부 단계에 따라 본인 수준보다 어렵게 볼수록 좋은 것이다.


저 날카롭고 세모난 획이 붓으로 가능해요?

분명 가능하다. 단, 붓이 유연한 붓이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문화센터 교육용으로 붓을 구매하다 보면 어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 대중화되어 있는 인조모 붓은 탄력이 너무 세서

내가 붓을 눕히려 해도 눕지 않고 눌러도 안눌러지고

붓털을 활짝 펼치려 해도 안펼쳐지고 꺾여 미끄러진다.

아직 붓을 들 때가 아닌데 조금 힘을 조정하는 틈을 타 발딱 일어선다.

그렇게 되어야 좋다고도 한다.

내가 써보면... 그러려면 서명펜으로 쓰나 다를 바 없는 것을...


눕히고 누르고 펼치고 모으고 들고... 이 모든 필법을 정확히 해내야 하기 때문에

모두들 붓글씨의 기본이자 완성인 북위 해서의 중요성을 안다.




북위 해서를 쓰기 위해 유연한 붓을 찾는다.

큰 붓은 2002년도라 쓰인 붓이 아마도 가장 최근 구매한 것일게다.

다른 새 붓이나 그 후의 붓들은

재고붓을 받은 것들이다.

그 중에는 붓대속에 좀까지 같이 받아 대롱이 타도록 구웠지만

수강생용으로 구매해둔 붓과 붓발이 모두 피해를 입어 버리는 지경에 이른 것도 있다.

붓대는 그다지 무심했었는데 붓대를 숙성가공하는 것도 고르는 목록에 두게 되었다.



운림당의 16mm 완당필은

기억에.... 40년 쯤 전에 쓰던 붓으로 안다.

그 뒤 18mm 한호당 붓으로 시작하다가 바로 쉬게 되었었다.


시험삼아 이붓저붓 써보니 운림당의 완당필이 가장 합당하다.

주민센터 수업 중에 그 재고를 모두 받아와

회원들 연습용으로 저렴하게 공급해서 손을 내저으시는 사장님께 갖다드렸다.



1980년 초 마포 한강변에 붓공장을 하던

원봉선생이 기념으로 준 국모로 된 붓은 아직 먹물을 적시지도 않았다.

위에 얹은 하얀 것이 중국산인데

아래 노르스름한 원봉의 붓과는 색이 크게 다르다.



그나마 물로 써보고

유연한 붓이 남아있는 전주지업사의 장봉을 예약해두었다가 주민센터의 파행을 맞았다.

3년만에 가보니 나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저거 하나 남고

모두 팔았는데 내가 예약한 가격은 깎고깍아 35,000원, 최근에 10만원에 나간다 했다.

유연한 붓을 찾고 다루며 가르칠 줄 아는 선생조차 나와 성북의 어떤 선생님 뿐이라고 했다.



가진 붓을 모두 써보았지만

운림당의 완당필이 북위 해서 필의가 가장 잘 나왔다.

화선지 두 면을 썼을 뿐인데 붓이 몇가닥으로 갈라진다.


내 눈에는 뽀얗게 걸어두었지만 속에서 먹이 엉긴 모양이다.


*갈라지는 붓*

붓맨 것을 의심하는 사용자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용자의 잘못이다.

1. 마른 붓은 반드시 먼저 물에 충분히 적셔둔 뒤 다른 재료준비를 하고 먹물을 묻힌다.

2. 붓 모필 전체를 먹물에 적신 뒤 고루 먹물을 빼내어 그 먹물이 없어져 갈필이 될 때까지 쓴다.

3. 한두 자 쓰다가 자꾸 먹물을 묻히면 윗부분 아교성분이 굳어져 뭉치게 된다.

4. 다 쓰면 맑은 물을 담은 통에 흔들어 찌꺼기까지 빼내고 물에 한 번 더 눌러가며 흔들어

    자연스럽게 통 턱에 물을 빼낸 뒤 걸어둔다.

5. 적당히 건조되면 붓털을 살살 풀어 펼쳐 말린다.


* 걸어둔 지 오래된 붓은 손바닥에 비비듯 털면 먹가루가 많이 빠져나온다.

 - 물에 적셔 불을 정도 되었을 때 넓은 그릇에 담가 붓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새끼꼴때 처럼 비벼낸다.

 - 불을수록 비빌수록 검은 물이 나오고 또 나온다. 두 세 번 물을 갈아 반복하고 걸어 건조한다.




학생 때 처음 효천 김인석선생님께 배울 때는

붓은 운림필방 종이는 전주지업사로 설명을 들었었다.

붓을 고를 때 끝을 비벼보고 침을 발라 적셨을 때 끝부분에 유분이 모여야 좋은 것이라고 하셨었다.

그렇게도 비벼 빨았는데 그렇게도 오래된 붓인데

완당필의 끝부분은 거지반에 이르기까지 유분이 있다.



문인화붓이 닳아 다시 몇개를 구입했는데 탄력으로 인해 미끄러지고 갈필이 많아져,

물이 흥건하고 무른 연잎을 펼쳐낼 수가 없다.



세필은 거의 스승님께 받은 것들이다.

학생때 졸업장과 상장을 모두 붓으로 쓰시던 효천선생님께서 물려주신 것과

전각할 때 인영하던 붓.

서령필방 김우곤선생님 수강할 때 참고 비교하라며 주신 쪽제비털, 너구리털....



보통 붓은 한 번 맬 때 200개 정도 만든다 하셨다.

운림필방의 훈민정음 제품과

전주지업사에 학생때 부터 뵈던 분이 운영하시는 우리한지에서 많이 샀다.

서예재료학 강의시 서령필방 김우곤 선생님은

보통 붓은 한 번 맬 때 200개 정도 만들어져 좋은 붓을 구했으면

바로 가서 몇 개 더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같은 상표라도 다시 묶여나오는 것은 털과 질이 앞의 것과 같다할 수 없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