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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지 않는 여성 - 설치는?

雅嵐 2023. 11. 24. 14:15

3

표준국어대사전

명사

1.동물 갯과의 포유류. 가축으로 사람을 잘 따르고 영리하다. 일반적으로 늑대 따위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냄새를 잘 맡으며 귀가 밝아 사냥이나 군용, 맹인 선도와 마약 및 폭약 탐지에 쓰인다. 전 세계에 걸쳐 모양, 크기, 색깔이 다양한 300여 품종이 있다.

(학명)Canis familiaris

2.행실이 형편없는 사람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

그는 술만 먹으면 개가 된다.

3.다른 사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그는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개다.

 

-12

표준국어대사전

접사

1.((일부 명사 앞에 붙어)) ‘야생 상태의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개금.

2.((일부 명사 앞에 붙어)) ‘헛된’, ‘쓸데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개꿈.

3.((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개망나니.

 

접두사 개-12를 붙여 

보기좋게 '개혁의 딸들'의 약자라고 강변하며 만들어놓고 마음놓고 불러대는

그 지도층들이 

처음 이 약자를 놓고 얼마나 키들댔을까를 생각하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처음 언론에 이 단어를 등장시킬 때

그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으로 발하여 공중파 방송하는 그들이 더 이상해보였다.

그 약자를 검색하면 뒤에 접미사가 자동으로 하나 더 붙는다.

그 칭호를 좋다고 하며 활동하고 있는 그 모습이 그 언어와 묘하게 겹친다.

내가 정말 이 존재들을 아낀다면 '참딸'이라고 했을 것이다.

 

최근에 '암컷'이라 지칭하는 대상자를 생각하며

이 문제는 심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앞의 수식어 '설치는'은 더욱 끔찍한 그들의 사고방식을 나타내고 있다.

'암컷'보다 행동하는 여성을 '설치는'이라 표현하는 것에 더 분노를 느낀다.

19세기부터 나타났다는 이 단어는 마치 여성 전용인듯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와 용례조차 불쾌하다.

'설-'도 그렇고 '-치'도 덜되고 모자라다는 뜻 아닌가.

 

직장 다닐때 여직원이 직급하나 올라가려면 동기 남직원들이 두 계단 올라갈 때야 겨우 가능했는데, 그것은 애초 인사고과를 여직원 점수 최하로 깎아서 남직원에게 몰아준 세월이 누적되었기 때문에 진급시험 수석을 하고도 발령대기를 아주아주 오래 받았다.

여직원이 남직원과 동급이 되기 위해서는 전직고시라는 것을 통과해야 했다. 그래서 출근부가 남직원 앞에라도 있게 되면 거의 매일 출근부가 사라지곤 했다. 앞에 있는 여직원 출근부가 못마땅한 것이다.

결국 출근부를 새로 만들어 신입 남직원 뒤에 두고서야 잠잠해졌는데, 그들은 또 전산으로 찍혀

줄줄이 나오는 월급명세표가 그들앞에 있는 것을 못참아 본부에 항의하곤 했었다.

컴퓨터마저도 조작하고싶었던 것이다.

그들 세대가 지금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에 있나보다. 선거를 인기투표인줄?

자신들의 일이 무엇을 하는 일인지 목적도 잃은 듯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역대의 거의 모든 영부인이나 여성 대통령이 얼마나 모욕을 당했었는지

또 선거기간 중에 여성후보는 여성이라서 얼마나 모욕을 당하는지 새삼 되짚어 본다.

그분들과 직접 만난적도 이야기한적도 없으면서, 그분들을 잘 모르면서 마구한다.

김정숙여사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질 이외의 것으로 흠집내고 할퀸다.

그분들의 지위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관례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난 그분들과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영부인을 떠올리는듯이 하는 그 용어를 빙자해

우리나라 어떤 지위를 갖고 있는 모든 여성을 지칭하는 것 같아 모욕스럽다.

그 모욕은 종종 국내에 그치지 않고 세계로도 나간다.

 

이 용어에 분노하지 않는 국어학자나 지도층이 한스럽다.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오랫동안 여성으로서 받아온 이런 대접이 이미 익어서인가. 소용이 없어서인가.

 

박근혜대통령이 탄핵을 받을무렵 청와대누리집을 들어가본 적이 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여성에 관한 욕으로만 도배되어 있는 청와대 게시판을 보며

그들의 분노는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를 넘겨도 넘겨도 끝나지 않는 그 욕들을

잊지 않기 위해 모두 복사해 저장해 두고 다시 또 읽어봐도

그들 분노의 원인은 분명 다른데 있는 듯하다.

상대적 박탈감? 부러움? 자존감 상실? 열등감?

아님 어떤 벽에 부딪쳐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화나는 것을 남을 이용해 발산하는 것일게다.

 

미국이나 

그렇게 적대시하는 북한에서도

당당하게 인정받고 활동하는 많은 수의 여성 지도자들을 보면서

부러움 조차 느낀다. 

그들한테는 한 번도 '설치는'이라 하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나라였으면 외모비하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결국 끌어내리고 말았을 것이다.

 

여성을 대표할만한 지위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들은

개딸 용어에도 암컷 용어에도 말이 없다.

설치지 않으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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