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즐기기/택견

택견 2 - 이쁜 엄마

雅嵐 2015. 3. 25. 18:44

어떻게 해야 하나...

 

시작하면

적어도 내 손으로 끝내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 엄마를 뵈며

우리 엄마는 왜 논산어머니처럼 연약해하지 않는지...

가끔은 억척스러운 듯 감정이 메마른 듯

이쁘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제는

날 먼저 강제로 차에 보내는 모습 혼자 서계신 모습

다시 내려

볼을 부비고 엄마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이쁘다고 하고 싶었다.

그저 손만 꼬옥 잡다 놓았다.

 

너무.. 너무.. 이쁘게 살고 계신데

아무도 이쁘다고 말해줄 사람이 없다. 

꿋꿋하다거나 씩씩하다거나.. 그렇게 말한다.

80을 한참 넘겼는데

새벽에 줄서서 요가 접수하시고 5년 넘게 유지하고 계시다.

물론 수영 20년, 단전호흡 15년 검은띠 30품 후에 들어선 길이시다.

 

우리들 사는 근처를 지나가셔도 들어오셔서 앉거나

편안히 차 한 잔을 하시거나 하는 법이 없다.

밥 한 끼도 우리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피하시고

잠도 안주무시고 간다.

 

저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남대문시장을 갈까 하신다.

나랑 같이 다른 곳에 가시자 해도

너같이 바쁘고 할일 많고 귀한 손이 왜 늙은 나랑.... 그러신다.

 

아침마당에서

어떤 엄마를 보았다.

돌도 안된 아이랑 홀로 남겨진 막내아들을 1년 동안 모른 체하며

몇 달 굶고 찾아온 아들과 손주에게 분유값 정도 한 번 외에는 매몰차게

홀로 서는 방법을 익힐 때를 기다리신...

지금은 손주를 돌봐주고 막내아들도 일을 나간다.

독하다 하고 대단하다 한다고 했다.

이쁘다고 해드려야 하는데......

 

엄마 사는 모습을

끊임 없이 보여주시는 데서

내 살 방법을 깨달아간다.

 

일찍 돌아가신 큰엄마큰아버지를 대신해

오빠 언니들을 우리 형제와 같이

공부하고 자립하고 결혼하고 잘 살게 될 때까지

오빠 환갑이 지나도록 그 손주들 키가 190이 넘어가는 장정이 되도록...

가슴 깊은 곳에

아들들이 북적대는 오빠들을 보는 엄마의 눈길이 애리다.

부지런히 걷다가도 문득 멈추고 잠시 먼곳을 보며 생각에 잠시 빠지는

엄마의 옆모습이.

우리엄마는 참으로 이쁘시기도 하다.

 

엄마 얼굴에 볼을 부비고

두 손으로 감싸 쓰다듬어드리며

엄마 차~암 이쁘다고 말하고 싶다.

근데 손만 꼬옥 잡다가 놓고 왔다.

 

엄마의 모습대로

살아가고 싶다.

 

엄마 나이 될 때까지

택견을 할 수 있었으면좋겠다.

내가 배울 택견을 하는 사람들이

엄마의

정신력을 따라갈 만한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