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같은 길을 간다.
오른팔만 까맣게 탔어. 그랬다.
몇 번이나 다닌다고...
버스 오른쪽 창가에 1시간씩 기대어 온 탓이다.
5월은 부모님들의 계절
친구들도 모두 충실히 자신의 길을 잘 해내고 있다.
대견하다.
어렴풋이 내가 갈 날이 지나
엄마를 불안하게 해드렸다.
아주 가까운 기억부터 놓치시는 빈도가 잦아진다.
둘레길 끝이, 엄마랑 멀다고 하루를 거른 탓이다.
내 두 손을 끔찍이도 귀히 여겨
당신 몸을 절대 만지지 못하게 하셨지만
그날은 내 고집으로 이틀동안 꽁꽁 굳어 차가와진 두 발을
허벅지 오금 종아리 정갱이 발목 뒤꿈치...
꼼꼼하게 주무르고 문지르고...
아는 것은 없지만
대퇴부에서 피가 생성되는 것 같고
오금 쯤에서 굵은 혈관이 발끝 모세혈관까지 전달할 힘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저녁에는 들통에 따뜻한 물을 데워
족욕을 권해드렸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고 받아들이고 행하여야 보배인데
내가 드린 말씀을 무심히 듣지 않고 보배를 만드셨다.
발이 시리지 않아 잘 주무셨단다.
(효과를 톡톡이 보셨는지 아침저녁으로
따끈한 들통에 발을 담근 채 TV를 보고 계신다)
날마다
다른 곳을 가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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