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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솟아라 어드움을 살라먹고 - 열치매 모임

雅嵐 2023. 11. 3. 08:21

 

어두움

발음[ 어두움 ]전체 4 전문가 1 경상 1 경기 1 서울 1 이용자가 참여한 발음으로

표준발음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어원 어드움어드월석>←-+-

명사 1.‘어둠의 본말.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비슷한말 거미1 어둠 어스름

어드(15세기)>어드움(15세기)>어두움(16세기~현재)

현대 국어 어두움의 옛말 어드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어드은 형용사 어듭-’‘-이 결합하여 형성된 명사이다. ‘어듭-’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문법 형태소와 결합할 때 으로 바뀌어 나타났다. 15세기에 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어드움이 나타났고, 16세기부터는 제3음절에 의해 제2음절이 동화된 어두움이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진다.

이형태/이표기 어드, 어드움, 어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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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독재님의

 "어드움을 살라먹고"에 희망이 솟아오른다.

대학가요제 수상곡이 입에 맴돌고 박두진의 시가 몇부분 외진다.

해의 이글이글한 입으로 어두움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번 여학생 모임 열치매의 주제로 삼은 책은

'위대한 유산(찰스 디킨스)'과 'BODY-우리몸안내서(빌 브라이슨)'이었다.

세계문학을 시작하기를 잘했다고 한다.

영화로도 보고 서로 다른 판본을 읽으니 해석하여 묘사한 부분도 다 다르다.

신기하게도 아침을 표현한 부분을 서로 읽었다.

 

제3장

서리가 덮인 아주 축축한 아침이었다. 내 침실 작은 유리창 밖에 서리가 내려앉는 것을 나는 어젯밤 보고 있었다. 마치 어떤 악귀가 밤새도록 손수건 대신 유리창을 사용하면서 울기나 한 것 같았다. 이제 이슬방울은 굵은 거미줄처럼, 잎이 없는 앙상한 나무 울타리 가지가지마다, 잔디의 한잎 한잎마다에 매달려 있었다. 철책마다, 대문마다 습기에 젖어 끈적끈적하였다. 우리 고장 늪지대의 안개는 유별나게 짙은 것이어서 우리 동네 쪽을 가리키는 방향표시 기둥의 나무손가락은 내가 아주 가까이 갈 때까지 보이지가 않았다.

 

제43장

......미스 해비샴에게 간다는 여행을 이렇게 해결해 높고, 나는 해 뜨기 전에 이른 첫마차로 여행을 떠났다. 해가 뜨기 시작했을 때, 나는 벌써 확 트인 시골길에 와 있었다. 해는 머뭇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고 떨면서, 마치 거지처럼, 구름 조각과 안개의 넝마 조각에 싸여서 나타났다......

 

주민센터에서 쓰던 캐비넷을

2016년 6월 28일 이후 처음 열었다.

비밀의 문이 열렸다.

나도 참 어지간 하다.

밀폐병에 넣어둔 커피알갱이는 검은빛을 모두 잃고 허얘서 늘 사용하던 내가 아니면

누구든 그것이 무언지 모를 것이다.

이제 치울 때도 되지 않았는가.

꼼꼼하게도 건조제를 넣어둔 설탕병은 건재하다. 써도 되겠다.

붓을 준비해오지 않은 신입회원들을 위한 붓도 한 보따리.

해오신 과제들을 주렁주렁 걸기 위한 압핀과 여러 종류의 집게와 문구류.

또 하나의 상처입은 체본 보따리가 저 아래에서 나왔다.

다행이다. 내 손으로 하나하나 정리할 수 있어서. 

낼모레 연일 비가 오고 날이 추워진다는데 추우면 일하기 싫어질 지 모른다. 오늘 열어서 다행이다.

 

이 어드움을 나와 그리고  '아래 아'가 살라먹을 것이다.

 

서예교실의 그릇 쟁반들은 밑바닥 굽이 모두 까맣다. 미소짓는다.

꼼꼼하게 차근차근 챙겨주시던

청석 총무님의 손길이 닿은 소품들이 하나하나 고이 상자에 담겨 있고

배움의 열 배 이상을 활용하셔서 

나를 정말 신나게 하셨던 호원님의 작품 컵도 먼지가 쌓여 있다.

그분들도 어드움을 살라먹고 빨갛게 해가 솟을 것이리라 믿는다.

 

싸게 파는 새송이는

아래 어두운 비닐색에 저런 부분이 감추어져 있다.

가공하는 농장에서 한 번에 처리하면 더 유익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인건비만큼 싸다.

 

열치매 모임이 있으면 반갑다.

거의 세 시간에 걸쳐 청소를 했다. 몇 번 밖에서 만나고 나니 내 청소에 지장이 있다.

방석도 털고, 밀대로만 하던 청소였는데 오늘은 청소기를 돌린다.

내 청소기는 2000년도 엘지 동글이인데 주둥이가 망가져서 곤란을 겪다가 길에서 고 부분만 주워다가 연결해 보았다.

매우 부드럽고 편리하다. 나사를 동원해서 완전 분해한 후 세제에 담그고 닦아 접속해서 잘 쓰고 있다.

개수대 배수구도 모두 꺼내 닦고 담그고 음식물쓰레기도 버리고 닦고 

주방 개수대 연결부 삭은 곳은 은박테이프를 새로 붙였다. 새것처럼 반짝인다.

화장실은 일이 더 많다. 서둘러야 한다. 아주 많은 버릴 것을 밖으로 내놓는다.

열치매 모임을 집에서 하는 날은 온 집안의 기운이 새것으로 바뀌는 것 같다.

 

 

반찬이라고 할만한 것은 시래기나물 뿐이다.

꽁치를 인원수대로 구웠는데 아주 맛있어서 참석못한 분들 것을 다시 나누었다.

나머지는 재료를 그냥 익혀서 올려 놓았다. 개인접시로 나누고 남은 재료들은 나누는 집게를 올려두었다.

요즘의 식물은 반드시 익혀야 할 것 같다.

 

밖의 음식은 지나치게 맵고 달다. 매운 것과 단 것을 열 단계로 정해주었으면 선택할 수 있겠다.

청양고추는 베트남고추에 청송과 영양의 고추를 접붙여 두 고장의 이름 한 자씩 따서 만든 것이라는 톡을 보내왔다. 

그냥 원래의 매운 정도였으면 좋겠다. 고유의 청송과 영양 고추 그대로가 맞을 듯하다.

지난번 금요장터에서 구매한 꽈리고추는 몇 개 먹다 음식 통째로 흙에 묻어버렸어도 결국 내 식도와 위를 상하게 해서 보름치 약을 먹어야 했다. 명치가 내내 고통스러웠다. 내 공과 갖은 양념에 들인 각각의 공이 너무 아깝다. 품질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처음 내손으로 선택해서 쌀을 샀다. 품종을 '삼광'으로 선택했다.

음식들도 그렇지만 쌀도 너무 찰지고 식으면 힘없이 녹으면서 상해버린다.

삼광쌀이 씹을수록 밥에 힘이 있는 것 같다. 참 좋다.

우엉차를 끓여두고 오래 묵혀둔 커피기계는 커피를 바로 내릴 수 있도록 맹물로 한 번 내려두었다.

원두커피도 나와 잘 맞지 않아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빈손엄수,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고 했어도

들어오는 길에 이 쏘세지빵은 반드시 사와야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손주에게 할머니 이만큼 달라고 끝 동그라미 세 개 부분을 금을 그었단다. 한 줄과 끄트머리에 해당한다.

손주가 자기가 나누어줄거라고 해서 얼만큼? 그랬더니 맨 끝 동그라미 하나만 자른다고 했단다.

안된다고 동그라미 세 개 부분을 잘랐더니 손주는 울음이 폭발하고

할머니는 큰 소리로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겠다는 일념으로 소리쳤지만...

결국은 쏘세지빵을 두고 손주와 할머니가 싸운격이 되었단다.

 

이곳으로 사온 저 빵은 모두 밀가루를 삼가고 겸손해하는 사이 내가 거지반을 해치웠다. 

나라면 저 맛난 것을 아주 정확하게 모서리 빼고 다섯 줄을 두줄 반으로 나눌 것이고

아마도 그러면 손주는 빵가게 앞 보도블럭에 뒤집어 드러누워 울겠지?

슈퍼 계산대에 유혹하고 있는 막대 소세지와 막대사탕 안사준다고 드러누웠던 아이가 생각난다.

두고 나와 살짝 엿보니 계산대 바로 앞에 누워 울음은 그치고 말똥말똥 계산하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다.

얼른 나와! 벌떡 일어나 따라 나온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무 오래 울거나 누워 있으면 울지마! 일어나!...를 서로 해주었으면 좋겠다.

 

바디 책은 

중학교 생물시간과 강대선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전체 칼라판을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저렇게 편리한 하얀 새 책 판본이 나와 있다.

 

브로콜리를 데쳐놓고

그릴에 넣어둔 꽁치가 익는동안 압력솥에서 밥이 되고 있다.

새송이를 먼저 쪼그라들 때까지 소금만 넣고 굽듯이 하여 내놓고

가지 파프리카 토마토를 구웠다. 거의 간을 하지 않았다.

꽁치 옆에 다진 토마토를 곁들여먹는 유럽음식을 흉내내 보았다.

한 분이 우엉을 곱게 다듬어 졸여오셨고 다른 분과 고구마도 구워오셔서 커피와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