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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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까 잇지 못할까 소중한 반찬 - 열치매

雅嵐 2023. 9. 15. 08:05

1. 고구마 줄기 볶음

꺾어가며 위아래로 당겨 까서 까는대로 물에 담근다.

팔팔끓는 물에 굵은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담근다.

식으면 그 물과 데친 줄기 그대로 냉장 보관한다. 오래간다.

조리

미리 담근 쌀이나 찹쌀 반숟갈과 들깨 세숟갈을 물 반컵 정도 부어 곱게 갈아 들깨물을 준비해둔다.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센 불에 삶아둔 고구마줄기 수북 두대접 정도의 양을 건져 넣고 볶다가 굵은 소금을 넣고 마늘을 듬뿍 넣어 볶는다.

불을 약하게 줄이고 준비해둔 들깨물을 부어 찌듯이 살짝 풀처럼 엉길때까지 둔다.

불을 끄고 들기름을 둘러 섞어 낸다.

냉장고에서 하루가 지나면 서로 어우러졌던 양념이 다시 물이 되므로 그때그때 볶아 먹는다.

 

2. 깻잎찜

절여둔 묵힌 깻잎을 납작 두대접 정도 대략 양념을 털고 한 덩어리를 손에 넣고 흐르는 물에 표면을 대략 씻어 꾸욱 짠다. 묵어서 흰곰팡이가 살짝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짠 깻잎 하나를 맛을 보아 간을 가늠한다.

오목한 냄비에 5~10잎 정도의 뭉치를 세 방향으로 깔고 들기름을 휘 두르고 어슷으로 또 세 방향으로 깔고 들기름을 휘 두르고... 물을 자작하게 붓고 *주의!! 중불!!에 찌는 듯이 지켜서서 오래 국물이 반쯤 잦아들 때까지 찐다.

*주의!! 설탕이나 물엿을 절대 넣으면 안된다. 깻잎이 쪼그라들고 타고 질겨지고 결국 망친다.

 

3. 오이지무침

오이지 다섯 개를 썰어 조금 깊은 통에 담는다.

두개 썰을 때마다 또 맨 위에 설탕을 살짝 뿌려둔다. 

물이 자박할 정도로 부어 반나절 놓아두면 짠기와 수분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양념간에 또 물이 생기므로 자루에 짜고 또 꼭 짜서 담아 저장할 그릇에 놓는다.

맹물에 오래 담그거나 헹구면 오이지 본연의 맛이 없어지므로 그대로 쓴다.

색을 내는 용도로 파는 고추장 약간 고춧가루 마늘을 넣고 먼저 버무린다.

1차로 버무린 오이지반찬에 다시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린다. 

수분을 용출시킬 용도로 뿌려둔 설탕맛과 파는고추장의 단맛이 있으므로 설탕은 더 넣지 않는다.

 

4. 꽈리고추 찜 무침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다.

너무 매운 것으로는 제맛을 낼 수 없으므로 매운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한다.

긴 것이나 두꺼운 부분은 잘라서 씻어 건져두고

양념그릇에 다진파 집간장 고춧가루 양념을 버무려둔다. 마늘은 넣지 않는 맛을 나는 좋아한다.

다른 그릇에(신문지보다 그릇을 쓴다. 밀가루가 남으면 거두어 부침개 한 개 만든다.) 밀가루를 깔고 꽈리고추 씻은것을 1/3 놓고 흔들고 다시 그 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놓고 버무리고 또 놓고 골고루 묻힌다.

냄비에 물을 다른 찜보다 적게 붓고 구멍있는 찜그릇을 올리는데 공간이 충분해야 밑물이 끓을 때 위에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밀가루가 약간 아래로 떨어지면서 거품을 만들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그럼 곤죽이 된다.

찜그릇에 고루 올리고 그 위에 손가락으로 물을 풍겨 약간 적신다.

김이 오르며 꽈리고추색이 선명해지고 밀가루 물풍긴 부분이 투명해지면 다른 부분이 조금 허옇더라도 불을 끈다.

양념해둔 그릇에 찐 꽈리고추를 넣고 1차로 버무려 간을 보고 조절을 한 다음에 깨소금을 뿌리고 참기름을 두르고 다시 버무린다.

 

5. 오이무침

오이를 약간 두껍게 써는 것이 중요하다.

양파는 얇게 썰고 오징어를 데쳐 위아래 반(두 단이 됨)을 썰어 결의 반대방향으로 잔잔하게 썬다.

초고추장 약간 고춧가루 마늘  설탕 싱거우면 소금 약간 추가.

남으면 비빔국수.

 

6. 여름내 말린우엉 몇 개와 보리를 넣어 세 번씩 끓여 냉장고에 채워둔다.

여름동안 생수는 낱개로 세 통을 산 것 같다. 너무 더울때 매실청을 희석해 먹는 용도로만 샀다.

 

7. 가지나물

반을 가르고 살짝 쪄서 찬물을 부어 내어야 무르지 않는다.

잘게 갈라 집간장 마늘 고춧가루 약간으로 무치고 깨소금과 들기름으로 다시 무친다. 

파를 넣었으면 색이 살아났을텐데 파가 없었다.

 

저녁에 오이무침을 하며 낮에 모인 열치매모임을 생각했다.

이런 반찬을 함께 먹을것을...

더운데 내가 힘들다고 모두들 배려해서 밖에서 두 번째 모임을 했는데 

난 집에서 내가  밥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책은 이반데니소비치의하루, 황농문 저자의 슬로씽킹 몰입 등 어느책이든.

나는 더이상 몰입하면 안된다는 모임의 진단을 받았다. 핫하... 우리가 읽기에는 젊은 책

 

장경린의 같은 제목 시가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갔다. 시간을 초단위에서도 더 조각내었다. 

아무 할 일이 없던날(없진 않았다. 너무 많은 일이 쌓여 있지만 내가 그날 해야할 일같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은 날.)

나도 이반처럼 초를 쪼개어 내가 무슨생각을 하며 종일 무엇을 하는지 써보았다.

1분 동안의 일에 백가지 생각도 넘게 하는 그것을 글로 써보았다.

하------

환산한 원고지 매수는 자그마치 55매였다. 난 그날 아무일도 없는 날이었는데 말이다.

난 내 머릿속이 너무 시끄러웠고 말이 너무 많았다.

 

예전 오래 봉사를 함께했던 마을문고 회장님께서 

우리가 모일 커피집에 카드를 맡겨두시며 응원을 해주셨다.

씨리어스 커피. 

모두들 커피가 좋다고 한다. 더 좋은 것은 여덟 명이 책을 늘어놓고 커피를 놓고 가방도 놓고 오래 편안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이다.

멀리서 오는 분을 위해 크로아상까지 시켰는데 카드는 얼마를 지불하셨는지 모르겠다.

 

이 카페 지하공간에서는 석달에 한 번 음악감상회를 한다.

중학교때부터 용돈으로 광화문가서 클래식음반을 사던 사장님이 좋아라 만드는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