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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많이 열었나요?

雅嵐 2025. 6. 1. 04:16

올해도 포도 많이 열었나요?

 

그 소리를 들으면

순을 치러 올라가야 한다.

포도 잎에 가려 꽃알갱이 송이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순을 따자 마자

"올해도 많이 열었네" 하며 지나간다.

2주 전 쯤 포도순을 딸 때는 조금 적었는데

이번엔 순도 두 개 중 하나를 따주고 

길게 뻗어가는 줄기를 열린 포도꽃 다음 마디 잎 하나를 더 남기고

잘라준다.

지나간 잎이라도

혹시 햇빛 영양을 공급하게 될까여서 이다.

노동집약산업이다.

순 칠 시간을 내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인지를 하면 바로 순을 친다.

 

알량한 상추와 부추

거기에

작년에 받아둔 고추씨를 세 개씩 여러 화분에 심었건만

한 화분에 고추싹 같은 것이 그 화분만 세 주가 올라온다.

상추잎이 비리비리 얇아서 비가 오면 녹을 것 같다.

10년도 더 전 쯤에 받아 묵혀둔 조카의 오줌을 100배쯤 희석해서 조금씩 주었더니

아주 약간 쌩쌩해지고 있다.

 

커서 무엇이 되려나 보려고

작은 싹들을 알 때까지 기다려본다.

못먹는 아는 것들이 되면 뽑고....

좋아하는 깻잎 모종을 몇 개 얻어 원추리 옆에 심었다.

이것저것 뜯어 비벼먹는 속도가

걔들 자라는 속도보다 빠른 것 같다.

 

지나가는 오래 들리는 앰블런스소리에 두 귀를 막고 주저앉았다.

심장이 막힐 것 같다.

내가 계단을 업고 못내려와 몇 번 불렀었던 아버지 기억.

 

햇빛이 투명하고 강하게 종일 내리쬔다.

아침 동창 가득 그 햇빛을 받으며

중학교 때 배운 찬송가 '햇빛되게 하소서'가 불리워진다.

"아침해가 돋을 때

만물 풍성하여라

나도 세상 살 동안

햇빛되게 하소서

주여 나를 도우사

세월 허송 않고서

어둔 세상 지날 때

햇빛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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