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포도 많이 열었나요?
그 소리를 들으면
순을 치러 올라가야 한다.
포도 잎에 가려 꽃알갱이 송이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순을 따자 마자
"올해도 많이 열었네" 하며 지나간다.
2주 전 쯤 포도순을 딸 때는 조금 적었는데
이번엔 순도 두 개 중 하나를 따주고
길게 뻗어가는 줄기를 열린 포도꽃 다음 마디 잎 하나를 더 남기고
잘라준다.
지나간 잎이라도
혹시 햇빛 영양을 공급하게 될까여서 이다.
노동집약산업이다.
순 칠 시간을 내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인지를 하면 바로 순을 친다.
알량한 상추와 부추
거기에
작년에 받아둔 고추씨를 세 개씩 여러 화분에 심었건만
한 화분에 고추싹 같은 것이 그 화분만 세 주가 올라온다.
상추잎이 비리비리 얇아서 비가 오면 녹을 것 같다.
10년도 더 전 쯤에 받아 묵혀둔 조카의 오줌을 100배쯤 희석해서 조금씩 주었더니
아주 약간 쌩쌩해지고 있다.
커서 무엇이 되려나 보려고
작은 싹들을 알 때까지 기다려본다.
못먹는 아는 것들이 되면 뽑고....
좋아하는 깻잎 모종을 몇 개 얻어 원추리 옆에 심었다.
이것저것 뜯어 비벼먹는 속도가
걔들 자라는 속도보다 빠른 것 같다.
지나가는 오래 들리는 앰블런스소리에 두 귀를 막고 주저앉았다.
심장이 막힐 것 같다.
내가 계단을 업고 못내려와 몇 번 불렀었던 아버지 기억.
햇빛이 투명하고 강하게 종일 내리쬔다.
아침 동창 가득 그 햇빛을 받으며
중학교 때 배운 찬송가 '햇빛되게 하소서'가 불리워진다.
"아침해가 돋을 때
만물 풍성하여라
나도 세상 살 동안
햇빛되게 하소서
주여 나를 도우사
세월 허송 않고서
어둔 세상 지날 때
햇빛되게 하소서...."
'우리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립대전현충원 (0) | 2025.05.22 |
---|---|
서보 결 - 달걀의 모든 것 (2) | 2025.05.07 |
서보 결 - 산과 들 스텔렌보스 (0) | 2025.04.30 |
여행삼아 연산 들길 - 평화 (0) | 2025.04.24 |
to - 글자판 변경 후. 새 (0)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