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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 서현

雅嵐 2018. 11. 10. 19:53

눈물바다, 서현 글 그림, 사계절, 2018



시험도 못봤다

점심 급식 반찬은 맘에 안든다


극성스런 짝..

선생님의 생각은 그 애를 우리애로 순화시키고자 했다고 한다.

10만원은 누구나 주는 돈이어서 20만원을 주었다는 그 아이의 엄마.

'나, 다'가 섞인 우리 생활기록. 그 아이 집에 뒹굴고 있는 all '가' 뿐인 생활기록.
바른 우리 아이 짝은 늘 극성스런 아이를 짝지어서

책을 아끼고 소중히하는 아이의 공책을 찢고 감추곤 한다.
책이 상하는 것 만은 절대 못참는 아이...

울며불며 싸움이 나면..

행동이 끝나버린 그애 대신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는 우리애가
늘 매를 맞고 벌을 서고

1학년밖에 안되는 아이가 한반이 먹을 주전자에 두 손으로 끙끙대며 물을 길어나르고

늦게까지 남아 성실하게 청소까지 한다.

나는 청소하는 아이 옆에서

아무 말 없이 1년 내내 그 반 아이들 굴러다니는 연필을 모아

날마다 새로 깎아서 교실에 꼽아두었다.

심이 부러지거나 닳아지면 그냥 버려지는 연필이 볼펜깍지를 끼고 몽당이 될 때까지.


일기예보와 다르게 비가 쏟아지는 날은

우산도 없고 마중나올 엄마가 바쁜 날.

교실 살림을 갑자기 치우라는 날은

화분까지 들고오다가 종이봉투가 찢어지면서 언덕인 도로 한복판에

사물들이 산산이 구른다. 신주머니와 그간 모아진 교과서들과...


웬만하면 

학교에서 들어서는 아이에게는

꾸중도 큰소리도 말아야 한다.



10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단 한 가지도 남김없이 내맘과 다른 길로 질주해대는 사건들...

내 온 정성을 다한 존재들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그렇게 떠나고

그리고 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아직도 남아있다고 생각한 존재들...


밤이 되고

저렇게 베개를 베고 누우면

왜 소리없이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바다를 만들어가는지.


이제

그 바다에 빠진 것들을

하나하나 건져 올려

빨랫줄에도 널고 드라이기로 말려주기로 한다.


그날 혼자만 우산을 썼던 호박도 빠져서 허우적댄다.

호박이 그물에 가장 먼저 건져졌다.

줄에 널어 물을 빼고 드라이기로 말려준다.

젖은 호박의 얼굴이 짜증스럽게 일그러져 있다.


도서관 마다 오래 기다렸다.

대기중이고

어쩌다 비치되었다고 떠서 달려가면 그새 누가 또 빌려갔다.

다섯개의 도서관카드가 무용지물이 되어


샀다.


주변에서 왜 샀냐고 한다.

남들 보는 데서 한 번 휘익 보면 될 것을....

그림이 어떻고..

글자가 몇 안되는 동화책이라고 휙 휘익 넘기고 탁...덮는다.


조카는.
이모. 얘 왕따예요?
모두들 왜 혼자서 우산을 쓰고 있으면서 같이 우산 안써요?

응~ 모두들 다른 방향이었나봐~

그래도... 사실은... 나라면...

내가 좀 돌아가더라도 근처까지 바래다주곤 했었다.


난 노안이 시작된 분들께

동화책들을 권하고 싶다.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 아이들 동화책을 읽으시라고 하고 싶다.

각각 그들의 어떤 나이를 기점으로 나이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생각 기억 사회성이 점점 아가가 되고

이제 행동마저 아가가 되면 하늘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책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는 생각을 했다.

본질

마음 읽으려 하지 않는다.

이메일처럼 조금 길게 쓸 수 있고 사진도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더 편리하다고 하는,

그래서 어렵게 여러단계를 거쳐 만든 컴카톡에... 후회를 하고 있다.

카톡을 겉읽는 것 같다. 아니 휙 휘익 읽지 않고 넘기는 것 같다.

카톡은

읽.지.않.는.다....

결국 카톡에 썼던 중요한 일은

다시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해야 한다. 역시 모르고 있다.

통화를 해야 한다? 그럼 카톡은 뭘까? 통할 통.....

어떤 사람의 글에는 댓글이 없고 그날의 수다는 거기에서 딱! 끝이 난다.

이모? 왕따예요?

모두들 모르는 일을 몇명만은 모두 아는 듯이 이야기 한다.

그렇게 모두를 알게 할 것을 몇몇만 먼저 알고 알려주는 일을 한다.

소통... 트일(성글다, 성기다, 거칠다, 바뀌다, 멀다, 멀리하다, 나누다) 소 통할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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