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서예/늦깎이 공부

집구시

雅嵐 2021. 5. 22. 10:25

내가 볼 수 있는 책이 많아졌나보다.

중고로 올려둔 책 중에 눈물나게 아까운 책이 또 나간다.

그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올려두었는데

이제 한 자 한 자 귀한 글이 오래 두고 볼 책이었음에 후회된다.

약속이니 보내야 하고, 언젠가는 내 손을 떠날 책이란 생각에 약속을 지키기로 한다.

처음 후회 막심한 책은 예술의 전당 '서예 이천년 특강 논문집'이었다.

두 책 모두... 내가 다시는 살 수 없는 가격에 내놓았다.

다른 분께 가서 나보다 더 잘 쓰임새있기를...

 

오래전 성호사설에서 

요즘의 '표절'에 해당하는 '동시도습'을 인용해두었었는데

이 책에서는 별도 장르의 '집구시'라 하여 

한구절만 슬그머니 갖다쓰는 '녹로시'와 구별하였다.

시를 편집하여 지은 시인도 어울려 놀다 장난삼아 지은 시라며 가치없다고도 하였지만

옛 경전과 수많은 시들 중에 운이 맞으며 때에 맞는 구절들을 머릿속에서 찾아

하나의 시로 어우러질 수 있게 한다는 것 또한 굉장한 능력이라 생각된다.

 

물의 특성과 문학과의 관계를 심도있게 펼친 부분이나... 아..깝...다....

 

https://blog.daum.net/inkbook/12860387 동시도습

 

동시도습(한국고전번역원에서)

 성호사설 제28권  시문문(詩文門) 동시도습(東詩蹈襲)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에는 매양 옛말을 도습(蹈襲)한 것이 많은데, 그것을 절창(絶唱)이라고 그릇 전한다. 이를테면, 정지상(鄭知常)의 부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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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한문학의 조명, 김상홍, 이회, 2004, p19.

 

명나라 徐師曾文體明辯에서 시문체를 101류로 분류하였다, 그는 시체를 분류하면서 집구시를 독립 장르로 설정하고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집구시는 옛 글을 섞어 모아 시를 이룬 것이다. 나라 이래로 있었는데 에 이르러 王安石이 집구시를 잘하였다. 대개 반드시 박학강식하고 융회관통하여 한 솜씨에서 나온 것과 같이 된 연후에야 잘된 것이니 억지로 끌어다 붙이면 뜻이 서로 관통하지 않아 집구시라고 말할 수 없다.

 

비교>

 

1. 轆轤詩 : 전인의 시에서 1구만을 취하여 자신의 시에 넣고 나머지 구는 시인이 짓는 시체이다.

2. 百家衣體 : 집구시를 백가의라고 하는 것은 여러 집에서 헝겊 조각을 얻어 옷을 지어서 어린아이에게 입히면 장수한다는 옛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다. 혜홍은 육유가 문장에서 가장 꺼리는 것은 백가의라고 한 말을 인용하여 집구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집구시를 황산곡이 백가의체라 하였는데 백가의는 어린아이의 수놓은 저고리이다. 육유의 시에 문장에서 가장 꺼리는 것은 백가의이다가 있다. (釋惠洪, 冷齋夜話, ‘集句詩, 山谷謂之, 百家衣體. 百家衣, 小兒文褓也. 陸游詩, 文章最忌百家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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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로써 임금을 섬기면

아름다운 이름이 떠나지 않네

 

조정에 나가서는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불의한 것은 다투어야 하네

 

임금의 악을 바로 잡아주고 구하면

재해가 생기지 않네

 

효도와 우애가 지극하면

신명에게 통하는 것을

 

以孝事君 不離令名

進思盡忠 不義則爭

匡救其惡 災害不生

孝悌之至 通於神明(徐師曾, 文體明辯 二, 孝經詩 二首, 54: 나라 부함의 集經詩)

 

듣기도 어여쁘다 밤새도록 내리는 소리

얇다란 조각이 바람에 쫒겨 하늘하늘

 

그윽한 골짝에선 솔 소리와 섞갈리고

빈 뜰에서는 달빛과 혼동되네

 

담을 둘러 전부 분을 칠했고

나무에 붙으면 모두 꽃이 되는구나

 

시인에게 말씀 존 전해주게

앞마을에 가 술 먹을 만 하다고

 

聽憐終夜落(齊己) 片薄逐風斜(辛寅遜)

幽澗迷松響(盧肇) 虛庭混月華(僧止勤)

繞墻全剝粉(李商隱) 着樹摠成花(趙膝)

爲報詩人噵(錢起) 前村酒可賖(和放) (東文選一 卷9, 林惟正詠雪,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