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는다고
다시 맺혀 덩어리가 되긴 싫었다.
그 덩어리 어디선가 서서히 풀어져 꾸질하고 갈라져 해진 채로
또다시 더 빨리 끊긴다는 것을 바느질하며 느꼈다.
이은 실로는 바느질을 할 수도 없다.
끊어진 실이라 생각하길 잘했다.
덕분에 나는 전국구 서예선생이 된 기분이다.
그래도
오늘 아침은
또 하나의 택배 포장을 엮으며 울컥해진다.
새로이 진도나가는 회원들
법첩이 어려울까 싶어
도서관이며 헌책방이며 서울대복사집을 드나들며
자료를 만들어
혹시 열심히 공부하다 해질까 하나하나 맞두어 비닐에도 쌌다.
몇 가지는 바닥나서 동봉하지 못한다.
수강료 만원짜리 애송이 강사를 소중히 대접해서
회원들 자료복사를 마음껏 하게 해주었던 초기 주민센터.
수강료는 10년이 넘어도 여전히 만원인데
복사지를 사서 쓰란다. 이제 복사하지 말란다. 전기료.
그까짓거
서울대 앞에 가서 넉넉히 복사해둔 덕에
지금까지 남아 동봉할 수 있었다.
이제 막바지다 싶을
소중한 서예교재들이 멀리 또 발송을 준비한다.
이걸 신나게 준비하러 다니던 내 모습이 그려진다.
강명관 선생님의 '독서한담'에서
고문헌실의 뒤적이는 모습, 헌책방에 오래 서성이는 모습,
일없이 이책저책 물어보다 내려놓는 모습...
밤새 너절하게 늘어놓고 컴퓨터에 정리하고 파일에 모으고...
내게도 그 모습이 있다.
이제 서예 파일도 홀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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