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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름 '한'

雅嵐 2021. 9. 18. 17:47

우리나라 이름 '한'의 유래를 찾다가

이런 어마어마한 것들이 딸려 나왔다.

 

매봉산에서... 오를 예정에 없었는데... 구두신고... 여학생4명 모임

http://db.cyberseodang.or.kr/front/alphaList/BookMain.do?bnCode=jti_3n0302&titleId=C93

장자(2) 12篇 天地 第11

 

子貢南遊於楚하다가 反於晉할새 過漢陰하야 見一丈人方將爲圃畦러라

鑿隧而入井하야 抱甕而出灌호대 搰搰然用力甚多而見功寡하더니

子貢曰

有械於此하니 一日浸百畦호대

用力甚寡而見功多하니 夫子不欲乎

爲圃者卬而視之曰

奈何

鑿木爲機호대 後重前輕하면 挈水若抽하며 數如泆湯하니

其名爲橰

爲圃者 忿然作色而笑曰

聞之吾師호니 有機械者必有機事하고 有機事者必有機心하니

機心存於胸中하면 則純白不備하고 純白不備하면 則神生不定하나니

神生不定者道之所不載也라하니

吾 非不知언마는 羞而不爲也하노라

子貢瞞然慙하야 俯而不對러니 有閒이오 爲圃者曰

奚爲者邪

孔丘之徒也

爲圃者曰

非夫博學以擬聖하며 於于以蓋衆하야서 獨弦哀歌하야 以賣名聲於天下者乎

汝 方將忘汝神氣하며 墮汝形骸라야 而庶幾乎인저

而身之不能治어니 而何暇治天下乎리오

子 往矣

無乏吾事어다

子貢卑陬失色하야 頊頊然不自得하야 行三十里而後에야 한대

其弟子曰

向之人何爲者邪완대

夫子何故見之하고 變容失色하야 終日不自反邪잇고

吾 以爲天下一人耳不知復有夫人也호라

吾 聞之夫子호니 事求可하며 功求成하야 用力하고 見功多者聖人之道라하니 今徒不然하야

執道者 德全하고 德全者 形全하고 形全者 神全하나니 神全者聖人之道也니라

託生하야 與民으로 竝行而不知其所之

汒乎淳備哉功利機巧必忘夫人之心인저

若夫人者非其志不之하며 非其心이면 不爲하야 雖以天下譽之하야 得其所謂하야도 謷然不顧하며 以天下非之하야 失其所謂하야도 儻然不受하야

天下之非譽無益損焉하나니 是謂全德之人哉인저

我之謂風波之民이니라

反於魯하야 以告孔子한대 孔子曰彼

假修渾沌氏之術者也識其一이오 不知其二하며 治其內하고 而不治其外하나니라

夫明白入素하야 無爲復朴하야 體性抱神하야 以遊世俗之間者라면 汝將固驚邪

且渾沌氏之術予與汝 何足以識之哉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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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貢이 남쪽 초나라를 여행하고 나라로 돌아올 때 漢水의 남쪽을 지나다가 한 노인이 야채밭에서 막 밭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땅을 파서 길을 뚫고 우물에 들어가 항아리를 안고 나와 밭에 물을 대고 있었는데 끙끙대면서 힘은 많이 쓰지만 효과는 적었다.

자공이 노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기계가 있는데 하루에 백 이랑이나 물을 댈 수 있습니다.

힘은 아주 조금 들이고도 효과는 크게 얻을 수 있으니 어르신은 그걸 원하지 않으십니까?”

밭일하던 노인이 얼굴을 들어 자공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하는 건데?”

자공이 대답했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기계를 만들되 뒤쪽은 무겁고 앞쪽은 가볍게 하면 잡아당기듯 물을 끌어올리는데 콸콸 넘치듯이 빠릅니다.

그 이름은 두레박이라고 합니다.”

밭일하던 노인은 불끈 얼굴빛을 붉혔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내 스승에게 들으니 기계를 갖게 되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일이 생기고, 기계로 인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욕심[機心]이 생기고, 機心이 가슴속에 있으면 순수 결백함이 갖추어지지 못하고, 순수 결백함이 갖추어지지 못하면 신묘한 本性[神生]이 안정을 잃게 된다. 神生이 불안정하게 된 자에게는 가 깃들지 않는다.’라고 했다. 내가 두레박의 편리함을모르는 바는 아니나 부끄럽게 생각하여 쓰지 않을 뿐이다.”

子貢은 겸연히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 있다가 밭일하던 노인이 말했다.

당신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자공이 말했다.

孔丘의 문인입니다.”

밭일하던 노인은 말했다.

그대는 박학함으로 聖人 흉내를 내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고서 홀로 거문고를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하여 온 천하에 名聲을 팔려는 자가 아닌가. 그대는 지금이라도 그대의 神氣를 잊고 그대의 신체를 버려야만 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대는 그대의 몸조차도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릴 것인가. 그대는 이만 가보시게. 내 일 방해 말고.”

子貢이 부끄러워 얼굴이 창백해져서 자신을 잊은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삼십 리나 간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자공의 제자가 물었다.

아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선생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그를 만나 보고서는 얼굴빛을 바꾸고 창백해져 종일토록 평소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셨습니까?”

자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에 나는 천하에 우리 선생님 한 분뿐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그 위에 그런 분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선생님한테서 듣기로 일은 잘 되기를 구하고, 은 이루어지기를 구하여 힘은 적게 들이고 효과는 많이 얻는 것이 聖人이다.’라고 하셨는데 이제 비로소 그렇지 않음을 알았다. 를 확고하게 잡으면 이 완전하게 갖추어지고, 덕이 완전히 갖추어지면 육체가 완전히 갖추어지고, 육체가 완전히 갖추어지면 정신이 완전히 갖추어지니, 정신이 완전히 갖추어지는 것이야말로 聖人이다. 聖人자신의 삶을 세상에 맡겨서 백성들과 함께 나란히 걸어가지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멍한 모습으로 순박함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지라 일의 효과와 이익, 기계와 기교 따위는 반드시 그의 마음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 같은 사람은 자기의 뜻에 맞지 않으면 어디에도 가지 않고, 자기의 마음이 원치 않으면 어떤 일도 하지 않아서 비록 온 천하 사람들이 칭찬하면서 그가 하는 말이 옳다 해도 傲然히 돌아보지 아니하고, 온 천하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면서 그의 생각을 잘못이라 해도 태연히 들은 체하지 않는다. 온 천하가 비난하고 칭찬해도 그에게는 아무런 益損이 없으니 이런 사람을 일컬어 내면의 이 온전히 갖추어진 사람이라 할 것이다. 그에 비하면나 같은 사람은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처럼 남의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는 인간이다.”

子貢노나라에 돌아와 孔子에게 이야기했더니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 노인은 渾沌氏를 잘못 닦은 사람이니 하나만 알고 둘은 알지 못하며, 내면만 다스리고 외양은 다스리지 않은 사람이다.

대저 명백한 지혜로 소박한 곳으로 들어가고 무위로 순박함으로 돌아가서 본성을 체득하고 정신을 지키면서 현실의 세속 세계에서 특별히 표날 것도 없이 자유로이노니는 사람이었다면 네가 그런 사람을 보고 놀랄 것까지야 있었겠는가.

또 혼돈씨의 도술은 상식적인 사람인나나 네가 어찌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인가.”

 

역주

역주1 子貢 : 인명. 孔子의 제자. 나라 출신. 端木, 이름은 . 子貢. 子貢에 대한 기록은 史記》 〈仲尼弟子列傳에 자세하다. 大宗師편에 이미 나왔다.

역주2 漢陰 : 漢水의 남쪽. 은 산의 북쪽, 물의 남쪽을 가리킨다.

역주3 一丈人 : 한 명의 노인. 丈人은 연장자에 대한 존칭이다(方勇陸永品). 우리말 어르신에 해당한다.

역주4 方將爲圃畦 : 바야흐로 막 밭일을 시작함. 는 모두 채마밭을 뜻하고 그중에서도 50면적의 밭(說文解字)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모두 밭일을 의미한다. 爲圃畦는 밭일을 한다는 뜻. 成玄英는 채소를 심은 것이고, 밭두둑 한가운데를 라 한다[種蔬曰圃 埒中曰畦].”라고 풀이했다.

역주5 鑿隧而入井 : 땅을 파서 굴을 뚫고 우물로 들어감. 隧道로 여기서는 우물로 통하는 굴을 뜻한다. 成玄英地道라고 풀이했다. 入井을 우물물을 끌어들인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方勇陸永品)가 있지만 바로 뒤에 항아리를 이용하는 내용이 있으므로 노인이 우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역주6 抱甕而出灌 : 항아리를 안고 나와 물을 댐. 항아리에 물을 담아 그것을 안고 나와 밭에 물을 준다는 뜻. 阮毓崧抱甕以取井水 出而灌畦라 함을 한 해석이다(池田知久).

역주7 搰搰然用力甚多而見功寡 : 끙끙대면서 힘은 많이 쓰지만 효과는 적음. 搰搰은 애쓰는 모양. 成玄英搰搰은 힘쓰는 모양이다[搰搰 用力貌].”라고 풀이했다. 見功寡는 효과를 봄이 적다는 뜻.

역주8 一日 浸百畦 : 하루에 백 이랑이나 물을 댈 수 있습니다. 하루에 백 이랑의 토지에 물을 댈 수 있다는 뜻. 說文解字에 의하면 50면적의 밭이다. 여기서는 번역의 편의상 이랑으로 통일했다. 은 물을 댄다는 뜻으로 앞의 과 같은 뜻이다(司馬彪).

역주9 爲圃者 : 밭일하던 사람. 곧 노인.

역주10 卬而視之 : 얼굴을 들어 子貢을 봄. 자가 으로 된 판본(道藏本, 趙諫議本, 覆宋本)이 있으며 의 뜻으로 읽는 것이 옳다.

역주11 挈水若抽 : 잡아당기듯 물을 끌어올림. 은 끌다[]는 뜻(王叔岷). 는 잡아당긴다는 뜻(李頤).

역주12 ()如泆湯 : 콸콸 넘치듯이 빠름. 빠르기가 뜨거운 물이 끓어 넘치듯 함. 은 빠르다[]는 뜻(成玄英). 李頤빠르기가 마치 뜨거운 물이 끓어 넘치는 것과 같다[疾速如湯沸溢也].”라고 풀이했다. 은 삭으로 읽고 은 일로 읽는다(陸德明). 司馬彪본에는 泆湯佚湯으로 되어 있다(陸德明).

역주13 其名爲橰 : 그 이름이 두레박임. 成玄英요즘 쓰는 桔橰이다[今之所用桔橰也].”라고 풀이했는데 는 모두 두레박이다.

역주14 忿然作色而笑 : 불끈 얼굴빛을 붉혔다가 웃음. 막 화를 내려다가 이내 웃어 버리는 모양. 忿然은 성난 모양.

역주15 聞之吾師 : 나의 스승에게서 들음. 陸德明나의 스승은 노자를 일컬음이다[吾師 謂老子也].”라고 풀이했는데, 池田知久는 스승을 老子라고 지목함은 부적당하다고 하고 있다.

역주16 有機械者 必有機事 : 기계를 갖게 되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일이 생김. 機事는 기계로 인한 일, 곧 기계가 없으면 하지도 않을 인위적인 일을 조장하게 된다는 뜻.

역주17 有機事者 必有機心 : 기계에 의한 교묘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욕심[機心]이 생김. 機心은 기계로 인한 마음으로 과도한 욕심을 뜻한다.

역주18 機心 存於胸中 則純白不備 : 機心이 가슴속에 있으면 순수 결백함이 갖추어지지 못함. 淮南子》 〈原道訓편에는 기계의 마음이 가슴속에 간직되면 순백이 유지되지 않는다[機械之心 藏于胸中 則純白不粹].”라고 되어 있는데 본래 莊子에서 비롯된 내용이다.

역주19 純白不備 則神生不定 : 순수 결백함이 없어지면 신묘한 본성[神生]이 안정을 잃게 됨. 吳汝綸神生으로 읽어야 한다고 했고 奚侗馬叙倫도 같은 견해인데 이들의 견해를 따랐다. 池田知久, 王先謙이 말하는 것처럼 의 뜻일 것이다(吳汝綸, 奚侗, 阮毓崧, 赤塚忠도 같다)라고 하고 있다.

역주20 神生不定者 道之所不載也 : 神生이 불안정하게 된 자에게는 가 깃들지 않음. 林希逸를 실을 수 없음을 말한 것[謂不能載道].”이라고 풀이했고, 陸西星神性이 불안한 자는 에 머물 수 없기 때문에 가 실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神不定者 不可以居道 故曰道之所不載也].”라고 풀이했다. 또한 으로 보아 가 그 위에 올라타지 않는다, 에 의해 버림받는다고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의에 큰 차이는 없다.

역주21 吾非不知 羞而不爲也 : 내가 모르는 바는 아니나 부끄럽게 생각하여 쓰지 않을 뿐임. 그런 기계가 있다는 걸 몰라서 쓰지 못하는게 아니라 알고 있지만 부끄럽게 여겨서 쓰지 않는다는 뜻. 로 된 引用이 있으며(王叔岷) 馬叙倫假借라고 한다(池田知久).

역주22 瞞然慙 : 겸연히 부끄러워함. 李頤부끄러워하는 모양[慙貌]’이라고 풀이했고 司馬彪본에는 로 되어 있고 崔譔본에는 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혹 論語》 〈微子편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라고 池田知久는 말하고 있다.

역주23 子 奚爲者邪 : 당신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2인칭. 는 의문사.

역주24 博學以擬聖 : 박학함으로 聖人 흉내를 냄. 는 비슷하게 흉내 내다는 뜻(成玄英).

역주25 於于以蓋衆 :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림. 於于는 허튼소리. 司馬彪於于를 자랑하고 과장하는 모양[夸誕貌]으로 풀이했고, 馬其昶華誣와 같다고 했다. 章太炎於于烏盱와 같다고 보고 큰소리치는 모양으로 풀이했다. 蓋衆는 덮는다는 뜻. 곧 민중을 위로부터 압도하여 혼란에 빠뜨린다는 뜻이다.

역주26 獨弦哀歌 : 홀로 거문고를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함.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여 스스로 자신의 학설을 암송한다는 뜻. 林希逸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스스로 자신의 말을 암송함을 말함이다[言人不己知 而自誦自說].”라고 풀이했다. 원문은 이 獨弦哀歌의 다음에 以賣名聲於天下者乎로 이어지는데 子非……이하로 天下者乎까지를 바로 子貢에게 그대는 …… 온 천하에 名聲을 팔려는 자가 아닌가.”라고 한 말로 번역된다. 그러나 여기 博學以擬聖에서 賣名聲於天下者까지를 바로 子貢을 지칭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자공의 스승 孔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그대는 저 박학함으로 聖人 흉내를 내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고서 홀로 거문고를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하여 온 천하에 명성을 팔려는 그대의 스승[孔子]과 한패가 아닌가.”로 번역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역주27 汝 方將忘汝神氣 墮汝形骸 而庶幾乎 : 그대는 지금이라도 그대의 神氣를 잊고 그대의 신체를 버려야만 에 가까워질 것이다. 神氣는 곧 욕심에 따라 움직이는 정신 작용의 分別知 機心을 뜻하며 墮汝形骸는 자신의 신체, 곧 육체를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庶幾에 가까워진다는 뜻.

역주28 而身之不能治 而何暇治天下乎 : 그대의 몸조차도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릴 것인가. 2인칭으로 와 같다(成玄英).

역주29 子往矣 無乏吾事 : 그대는 이만 가 보시게. 내 일 방해 말고. 의 뜻(陸德明)으로 방해한다는 뜻. ‘無乏吾事는 앞의 제7장에 나오는 無落吾事와 거의 같다(林希逸). 는 금지사로 와 같다.

역주30 卑陬失色 : 부끄러워 얼굴이 창백해짐. 李頤卑陬부끄럽고 두려워하는 모양[愧懼貌].”이라고 풀이했다. 陸德明안색을 차리지 못함[顔色不自得也].”이라는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한편 章太炎卑陬顰蹙으로 풀이했는데 글자의 모양이나 음으로 볼 때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역주31 頊頊然不自得 : 자신을 잊은 채 정신을 못 차림. 頊頊은 제정신을 못 차린다는 뜻. 李頤스스로를 잃어버린 모양[自失貌].”이라고 풀이했다.

역주32 行三十里而後 愈 : 삼십 리나 간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림. 30리는 一舍는 군대가 하루 동안 행군하는 거리이다. 子貢이 하루 종일 걸어간 뒤에 증세가 겨우 나았다[]는 뜻이다.

역주33 向之人 何爲者邪 : 아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은 아까. 과거의 어느 시점을 지칭한다.

역주34 變容失色 : 얼굴빛을 바꾸고 창백해짐. 變容은 얼굴을 바꿈. 失色은 본래의 얼굴색, 곧 화기를 잃어버렸다는 뜻.

역주35 終日不自反邪 : 종일토록 평소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함. 은 회복한다는 뜻.

역주36 以爲天下一人耳 : 천하에 우리 선생님 한 분뿐이라고 생각함. ‘아래에 夫子두 글자가 있는 引用이 있다고 王叔岷은 말하고 있는데, 이 경우 夫子는 말할 것도 없이 子貢의 스승인 공자를 지칭한다. 郭象공자를 일컬음이다[謂孔子也].”라고 풀이했다. 天下一人天下之第一人으로 천하에서 첫 번째 가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

역주37 不知復有夫人也 : 다시 그런 분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음. 夫人은 밭일하던 노인을 지칭한다.

역주38 事求可 功求成 : 일은 잘 되기를 구하고, 은 이루어지기를 구함. 여기서는 자공으로 대변되는 유가의 주장을 비판하는 맥락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宋學의 집대성자인 朱熹는 자신의 孟子集註》 〈梁惠王 下의 주석에서 楊時의 글을 인용하면서 무릇 일은 반드시 되기를 기약하고 공은 반드시 이룰 것을 기약하여 지모의 끄트머리에 기필하여 올바른 천리를 따르지 않는 것은 성현의 도가 아니다[凡事求可 功求成 取必於智謀之末而不循天理之正者 非聖賢之道也].”라고 하여 도리어 莊子의 이 구절에 유가의 이념을 담았다.

역주39 今徒不然 : 이제 비로소 그렇지 않음을 알았음. 王引之로 풀이했는데 이 견해를 따라 비로소로 번역했다. 陳壽昌이나 王先謙 등은 모두 를 사람이라는 뜻으로 보고 이 사람또는 이 무리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는데 옳지 않다(池田知久).

역주40 執道者 德全 : 를 확고하게 잡으면 이 완전하게 갖추어짐. 도를 터득한 사람은 순백의 덕성을 완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뜻(方勇陸永品).

역주41 形全者 神全 : 육체가 완전히 갖추어지면 정신이 완전히 갖추어짐. 神全은 정신이 왕성해진다는 뜻(方勇陸永品).

역주42 託生 : 자신의 삶을 세상에 맡김. 宣穎託生寄生으로 풀이했다.

역주43 與民竝行而不知其所之 : 백성들과 함께 나란히 걸어가지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함. 도를 터득한 사람은 인간 세상에 자신을 의탁하여 보통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지만 어디로 갈지 목적지를 따로 정한 것이 없어서 (즉 어디로 갈지를 알지 못해서), 사람들이 볼 때도 그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는 뜻.

역주44 汒乎淳備哉 : 멍한 모습으로 순박함을 온전히 갖춤. 은 어리석은 모습으로 과 통한다. 王叔岷광대한 모습[廣大貌]’으로 풀이했지만 노인의 행동을 광대함으로 묘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다. 또한 주석가에 따라서는 얽매임 없는 자유로운 모습으로 번역하기도 한다(金谷治, 安東林).

역주45 功利機巧 必忘夫人之心 : 일의 효과와 이익, 기계와 기교 따위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임. 으로 와 통한다(林希逸). 이런 사람의 마음속에는 공리나 기교를 추구하려는 생각이 없을 것이라는 뜻.

역주46 若夫人者 非其志 不之 : 그 같은 사람은 자기의 뜻에 맞지 않으면 어디에도 가지 않음. 는 간다는 뜻.

역주47 雖以天下譽之 得其所謂 謷然不顧 : 온 천하 사람들이 칭찬하면서 그가 하는 말이 옳다 해도 傲然히 돌아보지 아니함. 이라 함, 즉 옳다고 한다는 뜻이며 謷然은 거만하게 굴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으로 傲然와 같다. 郭象의 지적처럼 逍遙遊편에 나온 宋榮子와 같은 부류이다. 逍遙遊편에는 宋榮子를 두고 宋榮子는 이런 자기 만족의 인물들을 빙그레 비웃는다. 그리하여 그는 온 세상이 모두 그를 칭찬하더라도 더 힘쓰지 아니하며 온 세상이 모두 그를 비난하더라도 더 가 꺾이지 아니한다[宋榮子 猶然笑之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 擧世而非之而不加沮].”라고 했다.

역주48 以天下非之 失其所謂 儻然不受 : 온 천하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면서 그의 생각을 잘못이라 해도 태연히 들은 체하지 않음. 이라 함, 즉 잘못이라 한다는 뜻이며 儻然은 무심한 모양(方勇陸永品). 成玄英은 무심한 모양이다[儻是無心之貌].”라고 풀이했다.

역주49 天下之非譽 無益損焉 : 온 천하가 비난하고 칭찬해도 그에게는 아무런 益損이 없음. 칭찬하건 비난하건 그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뜻. 맥락은 다소 다르지만 齊物論편에는 그 실상을 알든 알지 못하든 간에 그것이 참다운 존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如求得其情與不得 無益損乎其眞].”라고 하여 이와 유사한 표현이 나왔다.

역주50 是謂全德之人哉 : 이런 사람을 일컬어 내면의 이 온전히 갖추어진 사람이라 함. 郭象이런 사람은 宋榮子와 같은 무리로 덕이 완전한 사람으로 여기기는 부족한데 자공이 이 사람에게 잘못 빠졌으니 바로 열자가 계함에게 심취한 것과 같다[此宋榮子之徒 未足以爲全德 子貢之迷沒於此人 卽若列子之醉心於季咸也].”라고 하였는데, 이런 사람이 宋榮子와 같은 무리라고 한 것은 정확하지만 뒤에 孔子의 평가에서는 분명히 다르지만 적어도 子貢의 이 극찬의 말을 노인을 폄하하는 쪽으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주51 我之謂風波之民 : 나 같은 사람은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처럼 남의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는 인간임. 宣穎풍파는 쉽사리 시비에 동요됨을 말한 것이다[風波 言易爲是非所動].”라고 풀이했다. 人間世편에 바람이 일으킨 물결은 쉽게 움직인다(風波易以動).”라고 하여 이와 유사한 표현이 나왔다.

역주52 假修渾沌氏之術者也 : 渾沌氏를 잘못 닦은 사람이다. 여기 郭象 注成玄英 疏呂惠卿이나 朱得之 등의 에 따라 眞假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渾沌은 내편 應帝王편에 보이는 우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거기서는 일체의 감각기관이 없는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혼돈은 未分化의 종합체로서 자연 그 자체를 비유한 것이며 의 존재 양식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 보이는 假字에 대해서는 異說이 자못 많고, 자못 심각하게 대립되는 학설이 그에 뒤따르고 있다. 林希逸로 풀이한 것과 羅勉道으로 이해한 것과 楊樹達假借로 본 것 등의 異說은 그냥 놔두고라도, 李勉假借 즉 빌린다는 뜻으로 보는 看過할 수 없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주석이다. 李勉는 빌림이니 저 사람은 渾沌氏道術을 빌려 자기 몸을 닦은 사람임을 말한 것이다. 혼돈씨의 도술은 바로 위 문장에서 말한 神氣를 잊고 신체를 버리고 機心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이 글은 본래 공자와 자공의 말을 빌려 丈人을 찬양하고 자공과 공자를 나무란 것인데, 郭象眞假로 잘못 이해하여 마침내 공자가 장인을 비웃는 말로 여겼다[假 借 言彼借渾沌氏之術以修身者 渾沌氏之術 卽上文忘神氣 墮形骸 不用機心者 此原借孔子子貢之言以讚揚丈人 而譏子貢與孔子 郭象之注 誤假爲眞假之假 遂以爲孔子嗤丈人之詞].”라고 하였는데 뒤에 나오는 識其一 不知其二’ ‘治其內 而不治其外가 걸려서 여기서는 이 李勉의 주목할 만한 卓說을 버리고 郭象 注成玄英 疏通說을 따랐지만 두고두고 吟味해 볼 만한 이다.

역주53 識其一 不知其二 : 하나만 알고 둘은 알지 못함. 王叔岷不知의 위에 가 있어야 한다고 하나 그대로 둔다(池田知久). 으로 한 引用도 있다(王叔岷).

역주54 治其內 而不治其外 : 내면만 다스리고 외양은 다스리지 않음. 에 대하여는 達生편에 보이는 內面(정신)만 기르고 外面(육체)을 소홀히 하다가 호랑이에게 그 육체[]가 잡혀 먹힌 單豹(선표)의 이야기와 그 外面(사회생활)에만 신경을 쓰고 內面을 소홀히 하다가 병에 걸려 죽은 張毅의 이야기를 참고할 것.

역주55 明白入素 : 명백한 지혜로 소박한 곳으로 들어감. 밝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소박한 경지로 돌아간다는 뜻. 楊樹達자를 자로 보았지만 王叔岷의 지적처럼 여기의 入素는 바로 이어지는 無爲復朴復朴과 대구가 되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옳다(池田知久).

역주56 無爲復朴 : 무위로 순박함으로 돌아감. 무위를 지켜 순박함을 회복한다는 뜻. 자연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역주57 體性抱神 : 본성을 체득하고 정신을 지킴. 참된 본성을 체득하고 정신을 지킨다는 뜻. 淮南子에는 體本抱神으로 되어 있는데 같은 뜻이다(王叔岷).

역주58 汝將固驚邪 : 네가 그런 사람을 보고 놀랄 것까지야 있었겠는가. 莊子 哲學亞流 같은 爲圃老人(밭일하던 노인). 그 노인처럼 渾沌氏를 잘못 닦은 사람을 보면 놀랄지 몰라도 대저 명백한 지혜로 소박한 곳으로 들어가고 무위로 순박함으로 돌아가서 본성을 체득하고 정신을 지키면서 현실의 세속 세계에 특별히 표날 것도 없이 자유로이노니는 사람을 만나 보았더라면 어찌 놀랄 것까지야 있었겠는가.”라는 뜻임. 우리가 가까이 대해 볼 주석서들 가운데 赤塚忠, 金谷治, 池田知久, 安東林 같은 주석가들의 번역이 대체로 이와 같은 해석을 취하고 있다. 이때 는 물론 이고 be going to가 아니라 여기서는 强調助字이고 는 반드시[]의 뜻(郭象, 成玄英)이다. 꼭 맞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兪樾(어찌)假借로까지 보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하여는 爲圃老人 같은 亞流를 보고서도 놀란 너는 明白入素하야 無爲復朴하야 體性抱神하야 以遊世俗之間한 사람을 만났다면 반드시 크게 놀라 기절초풍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번역하는 학자도 있다(福永光司).

역주59 予與汝 何足以識之哉 : 나나 네가 어찌 충분히 알 수 있겠는가. 나나 너 같은 속인이 어찌 그런 渾沌氏을 알 수 있겠는가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