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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 그리고 현실- 나 밥하러 갈래

雅嵐 2022. 10. 28. 01:27

블로그를 그만둘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는

검색어 유입을 다시 찾아가며 공부하는 일이다.

그야말로 옛 '파도타기'

 

카카오스토리에서 꼼꼼하게 적어가는 글을 읽다 저서를 읽어보기로 했다.

또 그분이 추천하는 책까지...

어찌보면

인생을 이렇게 살라고 하는 가르침은 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상담심리학 류의 책은 종종 잔소리듣기 싫어 잘 선택하지도 않지만

읽다가도 덮기 일쑤다.

학생도 아니고 읽기 싫은 책은, 아니 잘 읽히지 않는 책은 그냥 도루 내놓는다.

 

지침이 다르고 깊이가 다르다.

가끔은 콕! 찌르기도 한다.

 

단락이 나뉜 책은 읽기 좋다.

밥하다 여름옷 정리하다 포도나무 자르다 쓰레기 묶다... 한 편씩 읽긴 하는데...

사실 그렇게 읽으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시 책앞에 앉으면 앞단락을 다시 읽고 시작해야 한다.

어떤 분위기였지?

다시 잡아 앞단락 끝만봐도 생각이 나는 책은

잘 읽었다는 것이다.

 

'내면치유그리고다시만나는세상', 백보남, 이담북스,  2020.
'인생의태도',  웨인다이어, 더퀘스트,  2020.

 

----이후 백보남님의 카카오스토리에서

백보남  11월 2일 오전 01:26상실을 당한 이웃을 대하는 태도 
 
요즘 페북에서 지혜롭지 못한 내용들이 나온다 
 
상실을 당한 이웃과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인데 위로가 아니라 화가 나게 하는 경우가 있다. 
 
1.죽은사람의 행동에 대해 쉽게 판단하고 훈계하는듯한 언어이다
특히 종교적 색채가 들어가면 남은 가족을 더 미치게 만든다 
 
2. 그 고통의 현장에서 신의 뜻을 찾으라는 언어이다. 신의 뜻을 찾는것은 상실을 당한 사람의 몫이고 어느정도 상실처리가 되었을때 할수 있는 일이다. 남들이 의미를 찾으라 말할수 없다.  
 
나는 내 동생을 잃었을때
나를 더 훌륭한 상담사로 만들기위해 그런 경험을 허락했다고 그 어떤사람이 말했다. 그때 나는 상담사를 때려치고 싶었고 만약 그런이유로 신이 허락했다면 그런 신은 찾고 싶지 않았다 
 
3. 상실한 사람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조언하는 태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멘붕에 빠진 가족은 어떤 태도도 취할수가 없다. 놀람과 슬픔 때문에 어떤 이성적인 행동을 할수도 없다. 
 
4. 함께 있어주는 것이 최고의 도움이다. 때로 혼자 있기를 원할때 적당한 거리에서 함께 있어야 한다 . 다른 방에 있거나 도움을 청하면 달려갈 공간. 
 
5. 아무것도 먹을수 없는 가족들에게 작은 정성으로 간단한 간식을 옆에 놓아두면 도움이 된다. 끼니를 챙기는 것도 도움된다. 나는 며칠을 먹지 못했는데 그래도 나의 자동적 생존 욕구는 초코렛이라도 먹을것을 찾게 되었다. 친한 친구가 쵸코렛 사탕, 간식을 한박스 소포로 보내주었는데 위로가 되었다.  
 
6.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가족은 죽은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고 싶어한다. 그럴때 죽은사람과 친분이 있다면 자신의 추억을 공유해도 도움이 된다  
 
7. 무엇이든 부탁하라는 얘기를 남겨 놓으면 상실을 당한 사람은 간절히 필요로 하는것을 요청할수 있다 
 
위로는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것을 조심스럽게 해주는것이다. 
 
제발 종교적 잣대나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번 죽이는것이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  가키야 미우, 김난주,  왼쪽주머니,  2018,  원제 : 七十歲死亡法案、可決.

'나, 밥 안 할래!  ', 김희숙 아미북스,  2021.

 

76세

요즘 그 나이에 생각이 멈춰 있었다.

인간이 한 인격체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때 그 서예교실을 이겨내셨더라도 이 2년간의 코로나사태를 견디어내실 수 있었을지...

70대는

너무 젊은 나이라 생각되는데

직장다닐 때 내가 바라보던 까마득한 어른들은 50대였었다.

후반부에 가니

언젠가 원룸으로 독립한 주부 주말드라마가 생각난다.

 깜짝 놀랄 제목에 오히려 이 책이 뻔한 이야기가 되었다.

 

정리를 하면 할수록 숨이 더 막힌다

어른들께서는 내 비운 자리의 두 배를 또 얹으신다.

소금 된장 고추장 간장 액젓  매실액 깨 도토리외녹말 고춧가루 묵은김치 미숫가루 잡곡 맷돌호박 냉동떡들 시든생대추 도토리묵...

모두 소모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들이다.

모두 요즘에는 금새 사용해서 줄어들 음식들이 아니다.

난 김치냉장고 한 공간을 통째로 비워둔 뒤였는데 그 희열도 잠시...당장 못먹는 것들로 김치냉장고가 꽉 차고 넘쳐서 못들어간다.

어른들께서 이미 묵히다 주신 것이라 나눔에 오래 망설여진다.

싹난감자 삐리한고구마 싹나려는양파...묵은지가아닌신김치...맛이 살짝 달라진 장과 가루들...소모를 못하신 작년 고춧가루... 나도 쌔거랑 맛난것만 뽑아먹고싶다.

저 책에서 만든 내 수명대로 나누기를 해본다. 그럼 한 달에 얼마를 줄여야 할까.

소중한 책만 모두 나가고 버릴 책들만 남았다. 소중한 책만 가질걸 그랬다.

어른들은 나 주신것을 잊고 또 마련을 하신다. 내년에 두 분이 또 주실 것이다.

나는 그래도 시장에 나가 살 것이 생기는데 들어갈 자리가 없다.

몇달 공들여 정리해드린 집은

다시 울긋불긋 벽과 바닥 주방 식탁 위 공간이 없이 무엇인가가 들어차있다.

 

단편소설집은

자꾸 현실로 끌어다 놓는다.

아직도 소설이라면 옛 소재들로 내 머릿속이 꽉차있나보다.

책들이 빨리 읽힌다.

훈민정음과 한문에서 잠시 빠져나왔더니...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창비, 2019.

 

요즘 같은 제목 때문에 종종 갖고 있던 가치마저 추락한다.

제목을 고심할 창의성마저 내던졌나?

영화도 같은 제목인 줄 모르고 선택했다가 실망하곤 하는데 노래도 그렇더니

책도 그렇다.

같은 제목의 책이 있었다.

위 소설집은 제목과 그다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에 관한..도 아니고 기쁨..도 아니며 슬픔..도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가 나타났다.

그 세대에 발 한 짝을 살며시 얹은 유쾌한 느낌이다.

 

같은 제목 다른 책

*일의 기쁨과 슬픔알랭 드 보통,정영목, 은행나무, 2012. 원제 :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2009년)

 

경애의 마음, 김금희, 창비, 2018

장편소설을 정말 탄탄하게 이어갔다. 

세심한 묘사에서 깊이있는 심리를 찾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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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반찬을 한다고 하는데

파도타기로 구경다니다보니 내 평생 하지 않는 반찬들이 있다.

 

음식을 만든다는 것.

단순하지 않은 반찬을 한 가지씩 한다는 것은

한 인격체를 유지하기 위한 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미세 손운동과 미각, 창의적인 두뇌, 뒷마무리의 능력.

 

밀키트, 만들어진 양념, 각종 새로운 소스나 향신료 없이

소금 설탕 집간장 식초 마늘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만으로 맛을 찾아가보자.

분리배출조차 창의를 요한다.

 

호박 한 덩이를 놓고 고민한다.

잡으려면 목록을 만들어 그날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누구는 저걸 넣고 생선조림 하면 맛나다고도 하고 1/10 소모

곱게 썰어 부침개 1/10 소모

말려서 다음 용도를 기약... 찌개에 가끔... 소모 0.000~

카레용으로 깍둑썰기 냉동... 냉동실 으악!!!

호박죽은 우리식구들 취향이 아니다. 

창의성을 모두 끌어낼때까지 고민중이다.

 

가지 감자 피망 - 지삼선에 양파까지

가지나물과 볶음  냉국을 벗어난 메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서 반복되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