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락 반찬도 하고 엄마도 가져다드려야겠다. 또 냉동실로 가면 안되지 않겠는가.
지난번 거래했던 곳이 업종을 바꾸었다.
사장과 종업원이 뿔뿔이 흩어졌으니 거래처도 알 수 없고 종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발로 뛸 수 밖에.
며칠전에는 신당동 인쇄소를 소개받아 일찍 나섰건만 길에서 반나절을 보냈다.
법원 검찰청 앞에는 항상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들이받은 승용차가 흙을 덮어쓰고 반파된 채 한 켠에 서 있다. 내 분노도 흙을 뒤집어쓴 느낌이다. 그래서 한 시간을 버스를 기다리고 따끈한 날 버스 안에서 30분을 보냈다. 30분 내내 대기시간 3분안내 화면이 더는 노선을 바꾸지 못하게 했다.
인쇄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계단의 레일 뿐이다. 40년을 이 업종에 계신 분을 만났다.
학술서적과 종이책의 미래에 대하여 조언을 해주신다.
오늘은 또 이리로 발길을 돌렸는데
저 많은 업체 중 서적인쇄를 내 발로 찾기란 정말 암담하다.
기웃기웃 정밀기계도 있고 쇼핑백 인쇄도 있고 스티커 인쇄, 각종 광고지...
직거래 찾기가 어려우니 대행해주는 곳으로 다시 발길을 돌린다. 역시 가격이 높아진다.
그러나 내 책에 쓴 종이를 아주 잘 찾는다.
견적에 오랜 시간 할애해서 성실하고 적절한 설명을 해주니 신뢰감이 간다.
아름다운 공업.
머릿속에 세 곳의 지도를 외워 공간 감각으로만 발로 다닌다.
용케도 마을버스 정류장을 찾고 시간을 단축한다.
요즘 음식점에는 사람이 확 줄었다.
줄서서 기다리던 곳에도 거의 반의 반토막이 난 듯 점심시간에도 한가하다.
이유는 있다. 초심을 잃었고 그 악순환이 재고를 만드니 재생을 한다.
주부는 그 미세한 재생을 잘 눈치챈다.
나도 고등어 필렛을 고민하는데 임대료와 인건비에 치이는 음식점에서랴.
나가면 장아찌만 남은 집밥이 그립다. 예민한 나는 또 탈이 난다.
콩나물과 미나리는 따로 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했을때 눈치채고 돌아서는 용기가 필요했었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이라 사가지고 가서 함께 먹으려고 했으나... 독박이다.
이번엔 새언니가 또 오가피 가시오가피 나무두릅을 한보따리 줬다.
요즘은 준다는 것도 떠넘기는 것 같다. 선물인지 떠넘기는 건지 고등어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산더미같은 장아찌를 또 해서 저장해야 한다. 화수분이다.
내게 오는 것은 고심끝에 주는 것이라서 더 며칠 방치할 수도 없는 것들이다.
후기 고등어 필렛 활용 반찬 새로운 발견!!!
묵지 않은 고등어필렛이 생겨 앞뒤로 구워 양념장을 얹었다. 촉촉해서 가능한 반찬 고등어 양념구이.
또 발견!!!
언 것을 세로로 잘라 양 옆으로 당기니 고등어 껍질이 쉽게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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