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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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雅嵐 2023. 9. 13. 12:56

대형폐기물

나무 묶음 높이 1.5m 이내 / 묶음 지름 30cm 이내 2,000원, 30~50cm미만 5천원.

50리터 쓰레기봉투 1,250원.

 

이렇게 예쁜 나무들과 풀들을 잘라냈다.

한창인 나팔꽃을 거둔 것이 가장 미안하다. 나무꼭대기까지 엉켜서 꽃이 활짝 핀 아침에는 차마 거두지 못하고 어슴프레한 저녁에 눈을 질끈 감고 내렸다.

바랭이풀 강아지풀 비름나물 질경이 제비꽃 먹다남은씨에서난감나무순들 포도나무순 원추리 까마중 자리공 담쟁이 나리 방아 너무했나싶은명자나무 맨드라미 달개비 망초 아마도 가죽나무까지... 모르고 모르는 풀들...

 

필력이 좋은 나는 나무도 잘 자르고 잘 버린다.

도구는 전지가위와 일회용 우산을 비닐과 우산살을 분리배출하고 남은 손자루이다.

높은 가지도 저 우산 손잡이로 잡아내려 자르고 흩어진 나무가지 모아 쌓는 데도 유용하게 썼다.

 

산더미같은 나무가지를 10cm씩 잘라서 50리터 봉투에 담고 옆구리를 눌러 더 담는다. 작게 자르면 가지가 봉투를 찢지 않는다.

풀을 먼저 담고 잘린 가지를 담고 다시 잎을 담고 가지를 담고 담쟁이를 담고 가지를 담고... 그렇게 안찢기게 잘 담았다.

 

얼굴도 그새 그을리고

팔뚝도 새빨갛게 타고 긁히고 손바닥은 물집이 잡혔다 터졌다 또 잡히어 밀린다.

가지를 작게 자르며 필력을 좌우하는 내 손아귀의 힘에 감사하고 우산대의 감각으로만 나무모양을 잡은 눈썰미에 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라며 스스로 만족하며

작은 비닐쪼가리도 들어가지 않게 봉투를 묶는다. 복합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이것이 소각장으로 가면 어떤 검수를 통과할 것이다.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게 소각되었으면 좋겠다.

벌레집이 자리잡은 이 가지들을 소각할 수 있게 소각장을 내어준 지역 주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분리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쓰레기 배출을 한다. 주말쓰레기가 모이는 월요일 배출은 피하기로 한다.

 

개미들이 모래구멍을 판다. 줄지어 부지런히 어디론가 가고 있다.

온몸이 아프고 손은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다. 며칠 글씨는 못쓸것이다.

굵은 가지는 더이상 손에 힘이 가지 않아 잘리지 않는다.

 

비가 곧 오려나보다.

젖기 전에 나뭇가지를 배출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과거의 아픈 역사를 현재와 미래의 발목잡기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백선엽 장군이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이든 그 삶을 함부로 규정지어선 안 된다, 일제 강점기라는 아픔의 시대를 살았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같은 기준, 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도대체 무엇이 친일이고, 누가 친일파인지 보다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는 계기가 된다면 망외의 소득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왜곡된 친일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