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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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함께걷기

운길산역에서 정약용 생가까지

雅嵐 2024. 1. 15. 06:18

경의중앙선 운길산역 2번 출구→북한강 폐철교→진중 삼거리→조안리 고랭이 마을→능내역→마재(馬峴 마현) 聖地→정약용생가(與猶堂)→실학박물관→황토마당 ---->54번 버스로 운길산역

 

한 친구가 못나왔다. 잘 나았으면 좋겠다.

긴긴 인생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거울앞에선 국화같이 한 친구는 새로이 나왔다. 참 수고 많았다.

 

긴 경의선 길에, 옆자리분이 핸드크림을 사양해도 건네며 수종사를 가보았냐고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옆자리가 빈 것을 신경쓰면서도 건너가지 못했다. 옛 눈쌓인 산을 다니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빠졌다.

중간에 말을 끊고 일어서지 못해서 선생님께 죄송했다.

처음 본 사람과 한 시간을 이야기하며 앉아 갔는데 정작 함께 가는 어떤 분과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지난 주 둘레길언니 만나러 가는 길에

눈에 폭 싸인 관악산이 옛 산악회의 그리움을 불러냈다. 무릎까지 눈이 쌓인 설악산을 청바지와 흰운동화로 오색약수터에서 대청봉까지 새벽 5시에 올랐고, 내려올 때는 오후 2시 진흙탕이 된 그 길에 미끄러지며 청바지가 굳은 진흙으로 뻣뻣해졌던 기억.

비만 오면 경춘선 무궁화호 열린 문으로 스치는 나뭇잎들이 흩뿌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다녔었다.

그렇지, 누군가는 짐칸에도 누워갔고 마주앉은 비로드의자에 쿵짝짝 무릎을 쳐가며 손바닥을 쳐가며 놀이를 하고 갔었다.

 

폐철교는 옛 모습이 거의 사라져 조금 실망했다.

저 앞 오른쪽 가운데 섬이, 독백탄에 자리잡은 족자에 그려넣을 만한 그림같은 섬이라고 하였다.

정약용이 유배된 지 10년째 즈음

부인은 혼례때 입던 붉은 치마가 노을처럼 색이 바래 여섯 조각을 말라서 정약용에게 보냈다. 네 조각은 좋은 글과 아들에게 쓰는 편지 하피첩을 만들었고, 한 조각은 유배 당시 여덟살이었던, 시집간 딸에게 매화병제도를 그려 시를 써주었다.

뜬세상의 아름다움(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 태학사, 2002)

아버지의 편지(정약용 지음, 한문희 엮음, 원유미 그림, 현암주니어, 2023)

책을 읽다가

合巹酒(합근주, 합환주:혼례때 마시는 술)의 한자를 오래 찾았던 기억이 난다. 혼례 60주년 기념주.

 

양반이 일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보고 기계를 직접 제작할 생각을 한다.

 

걸어오다가

한옥에 잘 만들어진 화장실을 갖춘 조안의 카페와 베이커리를 겸한 곳을 보았는데

20년 전 쯤 서예교실 회원 하연 유담 혜운과 넷이 문득 나섰던 길에 들른 두부집의 모습이 달라진 듯한다. 능소화가 피었었다.

고랭이 마을의 의미를 향토학자와 여러 의견을 포함한 유래를 들었는데

내가 문득 저 앞을 바라보니

다른 곳의 산들이 보이는 능선과 달리 등성이마다 고랑 고랑 고랑지며 많은 고랑을 지니고 있다. 

 

날더러 날짜를 잘 택해주었다 한다.

제갈공명?

5, 10, 15, 20... 5일장이 서는 용문역의 용문장날이면 어른들은 물론 젊은 친구들까지 열정의 곳곳이 된 까닭을 알고, 더구나 토요일인 것을 감안 복잡을 비켜가자 했을 뿐이다. 20일은 안된다고 했다.

기온도 좋았고 기후도 마땅했다. 겨울의 따스함이란...

 

한 친구가

이 모임을 나올 때 그냥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한단다.

혹시나 모임의 구체적인 엮임 제목이

집에 있는 사람에게 아주 작은 열등감이라도 느껴지게 할까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