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운동이 도를 넘는다.
과천 서울대공원을 가면,
관광을 온 외국인들은
멀리 동물원건물을 배경으로 무슨무슨PARK 라고 써 있는 포토존 긴 의자 앞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고
반대방향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호들갑이다. 까르륵까르륵....
저기 지하철 출구에 찍을 게 뭐가 있지?
한글로 된 '풍선을 들고 타지 마세요~' 뭐 그런 뜻의 아주 오래고 낡고 색이 바랜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한글 '풍'이 너무 예쁜가보다. 한글이 예쁘다며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한국에 왔다는 표시.
아주 오랜만에 한양대역을 다시 간 적이 있다.
출구를 나와 출발할 때 축대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붙어있던 한글 자모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그 앞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시 갔을 때는 잘못나왔는지 유심히 둘러보아도 어디인지 모르겠었다.
예술인마을 버스정류장이름이
엔지니어링회관으로 바뀝니다. 참~나!!!
역사를 지우려하지 말고
현대의 새 역사를 잘 썼으면 좋겠다.
모르면 그냥 그대로나 두라.
서보를 읽다가
왕헌지의 이 대목을 보면 항상 웃음이 난다.
아버지 왕희지가 벽에 글씨를 쓰고 멀리 며칠 외출하셨다.
아들 왕헌지는 이 글씨를 보고 저거만큼 쓰겠지. 잘 모르겠지. 비슷하겠지. 내가 더 낫겠지...
쓰자마자 바로 며칠 외출하셨으니 기억을 못하시겠지...
쓱 지워버리고 제 글씨로 대체했다. 음... 나쁘지 않군...내심 저홀로 흐믓하다.
돌아온 왕희지가 그 글씨를 보고 한탄하기를...
"지난번 떠날 때 내가 엄청 취했었구나."
아버지는 관악산을 열심히 다니셨다.
"관악산을 가다가 북한산을 가다가 개화산을 가다가 안보이게 되는겨!"
관악산입구에서 돌 위에 걸터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척
관악문화원입구쪽을 몇번씩 보셨을 아버지의 눈길이 자꾸 걸린다.
생각해보면 몇 번이나 뵐 날이 있었을까... 그런 날들이었다.
또 논문을 쓴다.
오늘도 관악산 가셨어요? 그렇지!!! 굳세어라 금순아!지.
나도 굳세어라 금순아!다.
【원문】
(學, 孰愈面牆) 後羲之往都, 臨行題壁, 子敬密拭除之, 輒書易其處, 私爲不惡. 羲之還見, 乃歎曰, 吾去時, 眞大醉也, 敬乃內慙(1). 是~
【해석】
이후 왕희지는 경성에 가면서 앞서 벽에 글씨를 썼다.
왕헌지는 몰래 그것을 닦아 버리고 제멋대로 그곳의 글씨를 바꾸어 썼다.
개인적으로는 "흠! 나쁘지 않군!" 그렇게 여겼다.
왕희지가 돌아와 보고는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떠날 때 정말 대취하였구나!”라고 하였다.
왕헌지는 내심 부끄러워졌다.
이를 보면, ~
【주석】
(1) 묵적본ㆍ이현사에는 ‘慙’, 사고본ㆍ호남본에는 ‘慚’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慙’과 ‘慚’은 같은 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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