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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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정 서보 12 - 낙숫물

雅嵐 2024. 7. 7. 15:01

비오는 날 어른 친구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서로 바꾸어 찍는다.

 

손톱보다 작은 개구리도 있다.

 

아이를 돌보는 선생님들은 위대하다.

아가들이 우비를 입고 선생님 손을 잡고 발은 앞으로 걸어가고 고개를 뒤로 빼며 우리를 본다. 넘어질라.

 

강수량 15mm는 조심해야 하고 30mm는 외출을 삼가고

70mm는 차가 둥둥 떠내려간다.

이날은 신발에 물이 고였다. 다른 분은 하얀 반장화를 신었다. 9천원이래.

생머리도 우산속으로 가늘게 날리는 미스트 때문에 추욱 처졌다.

운현궁 툇마루에 앉았다.

낙숫물이 떨어져 방울지며 어디론가 실려간다.

처마밑에 쪼그려 앉아 퇴근하실 아버지를 기다리며 

방울져 흘러가는 큰 물방울은 아버지 고봉밥, 작은 것은 우리 밥....

안터지고 크게 만들어진 물방울을 따라간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점점 작아진다.

 

(5)雖 / 權以此辭, (6)安所鑒, 自稱勝父,(7) 不亦過乎.

 

원문

且立身揚名, 事資尊顯, 勝母(1)之里, 曾參不入. 以子敬之豪翰, 紹右軍之筆札, 雖復粗傳楷則, 實恐未克箕裘(2). 況乃假託神仙(3), (4)崇家範, 以斯成 / 學, 孰愈面牆(5).

 

해석

또한 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일은 부모를 높이고 알리는 것이다승모’라는 명칭의 마을에 증삼은 들어가지 않았다.

왕헌지의 서예로 왕희지의 필찰을 잇는다면 비록 거듭하여 법도의 대략은 전하겠지만, 실제로는 아마도 아직 가업을 계승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물며 신선을 핑계 삼는 거짓과 가문의 전범을 숭상하는 수치로써 이루는 학문이, 숙련한 면장보다 낫겠는가?

 

주석

(1) 勝母(승모) : 사기노중련추양열전에서 고을 이름이 승모여서 증자가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증자는 공자의 제자이고 효자로 유명하였다.

(2) 箕裘(기구) : 가업을 이어받는 일을 가리킨다. 예기학기에서 야금을 잘하는 아들은 반드시 가죽옷 짓는 것을 배우고, 활을 잘 만드는 아들은 키 만드는 것을 배운다.라고 하였다. 공영달 소에서 대대로 야금을 잘하는 집안의 자제는 그들의 아버지와 형들이 대대로 이어 온 사업인 쇠와 철을 녹여 연하고 부드럽게 하여서 깨진 기물을 다스리고 보수하며 모두 완전하게 함을 보았다. 그러므로 이들 자제는 가죽옷을 만드는데 짐승의 가죽을 잇대어 조각마다 서로 합해 완전함에 이르게 할 수 있다.……활을 잘 만드는 집안은 줄기와 뿔을 휘고 구부리며 조화시켜 활을 만든다. 그러므로 그들 자제도 그들의 아버지와 형들이 대대로 이어 온 사업을 보고 버드나무의 부드러운 것을 취해 이를 휘어 키를 만드는 것을 배웠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본문에서의 未克箕裘는 가업을 계승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3) 假託神仙(가탁신선) : 이에 대해 왕헌지는 <비조첩>에서 신의 나이 24세에 숲 아래에 숨어있었는데 나는 새가 왼손에 종이를 잡고 오른손에 붓을 잡으며 신에게 579자로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신은 일주년을 지나지 않아 형세가 비슷하였는데, 문장을 쓴 것이 연속되지 않아 궁구하여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음해 병사와 도둑들이 가득차고 도로는 막혀 양주의 시장에서 걸식을 하였습니다. 한 노모의 성은 심씨이고 자는 광강이 신에게 한 끼의 저녁밥을 베풀었는데, 보답할 것이 없었습니다. 신은 숟가락 위에 한 글자씩 써서 보답하고 저자에서 팔도록 하였습니다. 가까이 본 이는 3, 멀리서 본 이는 2냥으로 며칠이 지나지 않아 천금을 얻었습니다.”라고 하였다.

(4) 묵적본에는 ’, 사고본이현사호남본에는 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의 속자는 이다.

(5) 面牆(면장) : 묵적본사고본이현사에는 ’, 호남본에는 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의 간자는 이다.

면장(面牆)’은 배우지 않아 식견이 천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상서주관에서 배우지 않으면 얼굴을 담에 향하는 것 같고, 일에 임해서는 오직 번거로울 뿐이다.라고 하였다. 공영달 소에서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마치 얼굴은 담을 향해 본 것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것으로 일을 임하면 오직 번거롭고 어지러워 다스릴 수 없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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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많이 빠진 붓을 놓고

다른 붓을 꺼내 썼더니 잘 쓴 것 같긴 하지만.... 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