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서예/법첩임서

손과정 서보 13 - 광화문 한글 현판

雅嵐 2024. 7. 11. 03:55

한글운동이 도를 넘는다.

 

과천 서울대공원을 가면,

관광을 온 외국인들은

멀리 동물원건물을 배경으로 무슨무슨PARK 라고 써 있는 포토존 긴 의자 앞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고

반대방향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호들갑이다. 까르륵까르륵....

저기 지하철 출구에 찍을 게 뭐가 있지?

한글로 된 '풍선을 들고 타지 마세요~' 뭐 그런 뜻의 아주 오래고 낡고 색이 바랜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한글 '풍'이 너무 예쁜가보다. 한글이 예쁘다며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한국에 왔다는 표시.

 

아주 오랜만에 한양대역을 다시 간 적이 있다.

출구를 나와 출발할 때 축대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붙어있던 한글 자모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그 앞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시 갔을 때는 잘못나왔는지 유심히 둘러보아도 어디인지 모르겠었다.

 

예술인마을 버스정류장이름이

엔지니어링회관으로 바뀝니다. 참~나!!! 

 

역사를 지우려하지 말고

현대의 새 역사를 잘 썼으면 좋겠다.

모르면 그냥 그대로나 두라.

 

서보를 읽다가

왕헌지의 이 대목을 보면 항상 웃음이 난다.

아버지 왕희지가 벽에 글씨를 쓰고 멀리 며칠 외출하셨다.

아들 왕헌지는 이 글씨를 보고 저거만큼 쓰겠지. 잘 모르겠지. 비슷하겠지. 내가 더 낫겠지...

쓰자마자 바로 며칠 외출하셨으니 기억을 못하시겠지...

쓱 지워버리고 제 글씨로 대체했다. 음... 나쁘지 않군...내심 저홀로 흐믓하다.

돌아온 왕희지가 그 글씨를 보고 한탄하기를...

"지난번 떠날 때 내가 엄청 취했었구나."

 

아버지는 관악산을 열심히 다니셨다.

"관악산을 가다가 북한산을 가다가 개화산을 가다가 안보이게 되는겨!"

관악산입구에서 돌 위에 걸터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척

관악문화원입구쪽을 몇번씩 보셨을 아버지의 눈길이 자꾸 걸린다.

생각해보면 몇 번이나 뵐 날이 있었을까... 그런 날들이었다.

또 논문을 쓴다.

오늘도 관악산 가셨어요? 그렇지!!! 굳세어라 금순아!지.

나도 굳세어라 금순아!다.

 

원문

(學, 孰愈面牆) 後羲之往都, 臨行題壁, 子敬密拭除之, 輒書易其處, 私爲不惡. 羲之還見, 乃歎曰, 吾去時, 眞大醉也, 敬乃內慙(1). 是~

 

해석

이후 왕희지는 경성에 가면서 앞서 벽에 글씨를 썼다.

왕헌지는 몰래 그것을 닦아 버리고 제멋대로 그곳의 글씨를 바꾸어 썼다.

개인적으로는 "흠! 나쁘지 않군!" 그렇게 여겼다.

왕희지가 돌아와 보고는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떠날 때 정말 대취하였구나!”라고 하였다.

왕헌지는 내심 부끄러워졌다.

이를 보면, ~

 

주석

(1) 묵적본이현사에는 ’, 사고본호남본에는 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은 같은 글자이다.

 



'서예 > 법첩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과정 서보 15 - 여묵을 버리다  (0) 2024.08.02
손과정 서보 14  (0) 2024.07.18
손과정 서보 12 - 낙숫물  (0) 2024.07.07
손과정 서보11 - 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0) 2024.06.23
손과정 서보 10  (0)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