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求其姸妙, / 不亦謬哉.
然, 君子立身, 務脩(1)其本. 揚雄(2)謂, 詩賦小道, 壯夫不爲. 況復溺思豪氂(3), 淪精翰墨者也.
夫潛神對奕(1), 猶標坐隱(2)之名,
【해석】
그리고 아름답고 묘함을 구한다면, 또한 그릇되지 않은가?
그러나 군자의 입신은 수신을 근본으로 삼는다. 양웅은 “시와 부는 작은 도로 장부가 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하물며 생각은 정미한 필획에 빠지고, 정신은 서예에 잠긴 이는 어떠하겠는가?
온 정신을 기울여 바둑을 두는 것도 오히려 ‘좌은’의 미명을 표방할 수 있고,
【주석】
(1) 묵적본ㆍ사고본ㆍ이현사에는 ‘脩’, 호남본에는 ‘修’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2) 사고본ㆍ호남본에는 ‘揚’, 묵적본ㆍ이현사에는 ‘楊’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양웅(揚雄, 一作 楊雄, 기원전 53-기원전 18)은 자가 자운(子雲)이고, 서한시기 문학가ㆍ철학가ㆍ언어학자였으며, 촉군성도(蜀郡成都, 지금의 四川省 成都) 사람이다. 젊은 나이에 「장양부」ㆍ「감천부」를 지었고, 철학 저서로 『법언』ㆍ『태현』이 있으며, 언어문자학 저서로 『방언』ㆍ『훈찬편』 등이 있다. 청나라 엄가균이 『양자운집』을 다시 편집하였다. 양웅은 젊어서 한 일을 후회하며 『법언』에 “혹자가 ‘그대는 젊어서 부를 좋아하였는가?’라고 묻자 ‘그렇다. 어렸을 때 조충전을 새겼다.’라고 하였다. 갑자기 말하길 ‘장부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였다.”라고 기록하였다.
(3) 묵적본ㆍ이현사에는 ‘豪氂’, 사고본에는 ‘豪釐’, 호남본에는 ‘毫釐’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호리(豪氂)는 호리(毫釐)와 같으니, 수량을 세는 단위이다. 십사(十絲)가 일호(一毫, 0.0333333mm)이고, 십호(十毫)가 일리(一釐, 0.3333333mm)이다. 여기에서는 아주 정미한 점과 필획을 가리킨다.
(1) 對奕(대혁) : 묵적본ㆍ사고본에ㆍ이현사에는 ‘奕’, 호남본에는 ‘弈’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대혁(對奕)은 바둑을 대국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당나라 설용약은 『집이기ㆍ부계원』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려 개화방에 이르러 말을 찾아 병부 한시랑과 함께 바둑을 대국하였다.”라고 하였다. 송나라 주밀은 『운연과안록』에서 “옛날 그림 두 점이 있다. 하나는 <오정개산>이고, 다른 하나는 <제선대혁>이다.”라고 하였다.
(2) 坐隱(좌은) : 세상을 떠나 은거하며 바둑으로 자신의 흉중을 드러내었기 때문에 바둑의 별칭으로 사용하였다. 남조 송나라 유의경은 『세설신어ㆍ교예』에서 “왕탄지(王坦之, 330-375 從事中郎을 지냈음)는 바둑을 좌은으로 삼았고, 지둔(支遁, 314-366 세칭 支公)은 바둑을 수담으로 삼았다.”라고 하였다. 송나라 황정견은 「혁기」에서 “좌은은 암혈의 즐거움을 모르고, 수담은 속인과 함께 말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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