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건강을 해치지 않을 만큼 어지르고
가족의 행복을 깨지 않을 만큼만 유난떨며 치워라.
작품 창작을 미루고
청소기를 돌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춥기 전에 이끼로 얼룩진 지붕과 벽들도 칠해야 하고
나무도 치우고 잡초도 드디어는 뽑아야 한다.
고양이들이 다사로운 양지의 잡초를 깔고 누워 딩구는 바람에 너무 오래 두었다.
벽 색깔을 긁어오면 더 잘 맞춰주시겠다고 했다.
보는 것보다 바르면 더 진해진다고 했나 흐려진다고 했나.
저 색에다가 색도표와 비교해가며 검은 색을 섞어주셨다.
비오기 전에 칠해야죠? 비오면 며칠 뒤에 칠해야죠?
아니요 약간 촉촉해야 흡착이 더 잘됩니다. 일부러 살짝 물을 뿌리고도 칠합니다. 장마만 아니면.
개봉하면 물을 종이컵 한 컵 섞어 쓰란다. 뚜껑을 밀폐한 후 거꾸로 섞어야 잘 섞인단다. 아마추어라면 다 쏟아버릴 위험이 있겠지?
무겁다. 팔이 떨어질 것 같다.
【원문】
存 / 精寓賞, 豈徒然與. 而東晉士人, 互相陶淬(1), 至於王謝(2)之族, 郗庾(3)之倫, 縱不盡其神奇, 咸亦挹其風味. 去之滋永, 斯道逾(4)微.
方復聞疑稱疑, 得末行末. 古今阻絶, 無所質問. 設有所會, 緘秘已深. 遂令學者茫然, 莫知領要(1). 徒見成功之美, 不悟所致之由.
或乃就分布(1)於累年, 向規矩而猶遠, 圖眞不悟, 習草將迷. 假令薄解(2)草 / 書,
【해석】
동진시기의 사대부들은 서로 영향받고 감화되어 물들었다. 왕씨ㆍ사씨의 족속과 치씨ㆍ유씨의 무리에 이르러 설령 혼신을 다하지 않았더라도 모두 또한 풍격을 중요시하는 것이 갈수록 불어나고 지속되어 법도는 더욱 쇠미해졌다.
바야흐로 듣기에 의심스러운 것을 다시 의심스럽게 이르고, 말단을 잡고도 말단을 행하였다. 옛날과 지금을 멀리 끊어지고, 질문할 바가 없었다. 설령 깨우친 바가 있더라도 비밀로 때우는 것이 이미 깊었다. 마침내 배우는 이들은 막연하여 요점을 알지 못하였다. 단지 성공한 아름다움만 볼 뿐, 그렇게 이르게 한 연유를 깨닫지 못하였다.
혹 여러 해 되도록 분배와 포치를 얻으며 법도를 향하였음에도 오히려 멀어졌다. 진서를 도모하고자 하나 깨닫지 못하고, 초서를 익히고자 하나 헷갈려 헤맨다. 설령 초서를 얄팍하게 이해하고 ...
【주석】
(1) 묵적본ㆍ사고본ㆍ이현사에는 ‘淬’, 호남본에는 ‘染’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초서의 서사법에서 ‘淬’와 ‘染’은 유사하고 뜻도 서로 통한다.
도쉬(陶淬)는 도염(陶染)ㆍ도야(陶冶)와 같은 뜻으로 감화를 받아 점차 물들거나 영향을 주어 모범이 됨을 뜻하는 말이다. 남조 양나라 유협은 『문심조룡ㆍ체성』에서 “그러나 재능에는 평범하거나 뛰어남이 있고, 기질에는 강건하거나 유약함이 있으며, 학식에는 비천하거나 심오함이 있고, 습속에는 바르거나 음란한 음악이 있다. 모두 성정이 녹인 것이고, 감화와 영향이 모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신당서ㆍ열녀전서』에서 “당나라가 일어나 풍속과 교화의 물들음이 또한 수백 년이었다. 령씨 성의 요조숙녀는 큰 어려움에 임하더라도 예절을 지켰고, 서슬이 시퍼런 칼날에도 옮기지 않았으며, 철인ㆍ열사와 함께 다투어도 이름을 썩어 없어지지 않도록 하였고, 차갑기는 서리와 눈과 같아 또한 귀히 여길 만하다고 소문이 났다.”라고 하였다.
(2) 王謝(왕사) : 육조시기에 명성과 덕망이 있었던 집안인 왕씨ㆍ사씨의 병칭이다. 『남사ㆍ후경전』에 “후경이 왕씨ㆍ사씨에 장가들고자 하였는데, 황제는 ‘왕씨ㆍ사씨 가문은 높아 짝이 아니니 주씨ㆍ장씨 이하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당나라 유우석은 「오의항」에서 “옛날 왕씨ㆍ사씨의 집 앞에 들던 제비가 날아서 대수롭지 않은 백성의 집에 들었다.”라고 하였다.
(3) 郗庾(치유) : 육조시기에 명성과 덕망이 있었던 집안인 유씨ㆍ치씨의 병칭이다.
(4) 묵적본ㆍ사고본ㆍ이현사에는 ‘逾’, 호남본에는 ‘愈’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1) 領要(령요) : 요령과 같으니, 말이나 문장 등에서 요점을 가리킨다. 『자치통감ㆍ당고조무덕이년』에서 “폐하의 말은 너무 많으나 요점이 없다.”라고 하였다.
(1) 分布(분포) : 분간포백(分間布白)의 준말로 점과 필획의 포치 및 글자와 글자, 행과 행 사이의 관계를 안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이는 서예의 결자와 전체 포국이라 할 수 있다.
(2) 묵적본ㆍ이현사ㆍ호남본에는 ‘解’, 사고본에는 ‘能’이라 하고 아래에 ‘改作解’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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