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서예/법첩임서

서보 18

雅嵐 2024. 9. 10. 05:43

 

원문

况云積其點畫, 乃成其字, 曾不傍窺尺櫝(1), /  俯習寸陰, 引班超(2)以爲辭, 援項籍(3)而自滿, 任筆爲體, 聚墨成形, 心昏擬效之方, 手迷揮運之理, 求其姸妙, /  不亦謬哉.

 

해석

하물며 점과 필획을 쌓아 글자를 이루는데, 곁에서 척독을 엿보거나 촌음으로 고개숙여 연습하지 않고, 반초를 인용하여 말하거나 항적을 취하여 자만한다. 붓에 맡겨 서체를 만들고 먹을 모아 형세를 이루며, 마음은 본받는 방법에 어둡고 손은 붓을 휘둘러 운용하는 이치에 미혹된다. 이렇게 아름답고 묘함을 구한다면, 또한 그릇되지 않은가?

 

주석

(1) 목적본이현사에는 ’, 사고본호남본에는 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과 같다.

(2) 班超(반초) : 반초(32-102)는 자가 중승(仲丞)이고 부풍안릉(扶風安陵) 사람이다. 반표의 아들이고 반고의 동생이며, 한 명제 때 난대명사를 지낸 뒤에 일에 연루되어 파면되었다. 영평 16(73)에 두고를 따라 흉노를 공격하였고, 영원 3(91)에 서역도호를 맡은 뒤에 정원후에 봉해졌다. 그는 영평 5(62)에 모친과 함께 형을 따라 낙양에 이르렀을 때 집이 가난하여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글씨를 써서 모친을 공양하였다. 오래되자 염증이 나아서 붓을 던지고 군대에 들어갔다. 후한서반초전에서 대장부는 다른 지략은 없고, 오히려 부개자장건이 서역에서 공을 세워 봉후를 취하는 것을 본받아야지 어찌 오랫동안 붓과 벼루 사이에서 일삼겠는가.라고 하였다. 본문에서 引班超以爲辭라고 한 것은 오로지 서예를 배우는 것에 정통할 수 없어 반초의 말을 인용하여 책임을 회피하였음을 뜻한다.

(3) 項籍(항적) : 항적(기원전 232-기원전 202)은 자가 우()이고 하상(下相) 사람이다. 사기항우본기항적은 어렸을 때 서예를 배움을 이루지 못하자 버리고 검을 배웠는데, 또한 이루지 못하였다. 항량이 성을 내자 항적은 서예는 성명만 기록하면 족할 따름이고, 검은 한 사람을 대적하니 배우기에 부족하니 만 사람을 대적하는 것을 배우겠다.’라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본문에서 援項籍而自滿이란 것은 즐겨 서예를 배우지 않거나 혹은 서예가 좋지 않음을 말한 것으로 항적이 즐겨 서예를 배우지 않았던 고사를 인용하여 스스로 안위하거나 만족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