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鼓(4)之 / 以枯勁, 和(5)之以閑雅. 故可達其情性, 形其哀樂. 驗燥濕(6)之殊節, 千古依然, 體老壯之異時, 百齡俄頃(7). 嗟乎, 不入其門, 詎窺其奧者也.
又一時而書, 有乖有合.(1) 合則流媚(2), 乖則彫疎(3). 略言其由, 各有 / 其五.
【해석】
마르고 굳센 것으로 북돋우고, 한가하고 우아함으로 조화시킨다. 그러므로 성정을 전달하고, 슬프거나 즐거움을 나타낼 수 있다. 필묵의 마르거나 축축한 고상한 절조를 증험하는 것은 천고에 여전하고, 노년과 장년의 다른 때를 체험하면 백 살이 일순간이다. 아, 그 문에 들지 않고 어찌 오묘함을 엿볼 수 있으랴!
또한 어떤 한 때의 글씨가 괴리되거나 부합하기도 하는데, 부합되면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동떨어지면 조잔하고 변변찮다. 대략 그 연유를 말하면 각각 다섯 가지가 있다.
【주석】
(4) 鼓(고) : 북돋는다는 뜻이다. 『주역ㆍ계사상』에서 “우레와 천둥으로 북돋았고, 바람과 비로 윤택하게 한다.”라고 하였다.
(5) 和(화) : 조화라는 뜻이다. 『국어ㆍ정어』에서 “그러므로 단맛ㆍ짠맛ㆍ신맛ㆍ쓴맛ㆍ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을 조화하여 입을 적합하게 하였다.……황종ㆍ태주ㆍ고선ㆍ유빈ㆍ이칙ㆍ무역의 여섯 가락을 조화하여 귀를 밝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6) 燥濕(조습) : 서예에서 용묵의 농담ㆍ고습을 가리킨다.
(7) 俄頃(아경) : 잠시 또는 일순간이라는 뜻이다.
(1) 有乖有合(유괴유합) : ‘괴(乖)’는 위배 또는 어그러지는 것이고, ‘합(合)’은 부합ㆍ적합ㆍ합한다는 뜻이다. 손과정은 이것으로 서예의 창작 과정에서 주관적ㆍ객관적 조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였다.
(2) 流媚(유미) : 유미(柔媚)와 같으니 부드럽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명나라 이동양은 「난주시송구소주남귀」에서 “그윽한 난초 산 못에서 나와 가을바람 불 때 옮겨 심네. 맑은 향기 부드럽고 아름다움 적으니, 아끼는 이 누구냐고 물어보네.”라고 하였다.
(3) 묵적본ㆍ이현사에는 ‘彫疎’, 사고본에는 ‘凋踈’, 호남본에는 ‘雕疏’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彫’ㆍ‘凋’ㆍ‘雕’는 서로 통하고, ‘踈’는 ‘疎’의 ‘위자(僞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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