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 한 박스를 새벽까지 까서
파김치를 담가 반찬통에 나누어 드렸는데 다 드셨는지 김치냉장고에 저장하고 못꺼내드셨는지
언제? 그러시며 싸서 사셨다며 밤새 다듬어놓은 파 석단을 날더러 해결해달라신다.
아마도 큰 통째로 엄마 앞에 턱!!! 여섯 통을 보여드리지 못한 내 탓이다.
엄마도 나도 파김치를 무척 좋아한다. 두 통 정도만 버무린다.
막내이모가 엄마를 부르면 무척 좋아하시며 모든것을 팽개치고 한달음에 달려나가신다.
1/3을 생으로 남겨 신문을 펴고 쪽파를 펼쳐 말아 냉장고에 두었다.
밀려난 홍합과 굴과 냉동실 오징어를 잘게 썰어 얹고 출고날짜가 오래되어 가는 엄마의 달걀을 두 개씩 풀어 얹어 해물파전을 해다드리고 나도 원없이 파전을 해먹게 되었다.
막내이모와의 만남에는 양구사과 과수원도 있고 청주행 둘째이모 무궁화 기차도 있고 강화도 섬쌀과 한바퀴도 있고.... 내가 함께 못해드리는 일을 이모는 하신다. 그리고 먼 지하철역까지 움직이게 하신다.
이모는 80이 훨씬 넘으신 나이에 요양보호사 자격증 강의를 듣고 자격증을 따고 실습까지 마치시느라 만남이 잠시 뜸해졌었던 터라 더 만나셔야 했다.
외식때문에 내가 구워드린 조기와 홍합탕이 밀려났다.
굳은 조기를 가져다가 다시 시래기와 고사리 넣고 쪄서 갖다드렸어도 식사는 많이 못하시니 외식하시면 며칠 반찬과 밥이 줄지 않는다. 쌀도 씻어 불려 냉장고에 두었는데 그대로다. 모두 도루 가져왔다.
포도나무 잎이 날기 시작해서 가지를 잘라주었다. 수사해당화 삐죽 솟아오르는 가지도 가지런히 잘라주고 그 무수한 낙엽도 쓸어 담았다.
칸나 구근을 캐서 스치로폼 박스에 담고 줄기를 정리하니 봉투에 내놓기 많이 무겁다. 50리터 하나, 75리터 하나.
다음엔 50리터짜리만 사야겠다. 잠시 착각해서 큰 봉투를 잘못산 것 같다. 운반이 무거우실 것 같다. 다음엔 칸나 줄기도 몇달 말려서 내놓아야겠다. 수분이 너무 많다.
고양이에 눌려 누운 풀밭을 그대로 두었다가 폭설 뒤에 뽑아 무더기를 해 두었는데 그곳에 검은 아기고양이가 다시 둥지를 틀었다. 그 풀더미는 봄까지도 못치울 것 같다.
그리고
틈새 시간에
서보를 쓰고 공부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진도를 나가는 일은 매우 중요한 성장이다.
쓰고 보니....
'잇기 야'의 단 세 획 뿐인 글자가 모양이며 각도며 다 똑같이 썼다.
변화를 고심해야겠다. 예술은 변화!!!
청자연적의 연꽃잎 하나를 꼬부라지게 하는 것.
처음 서예에 마음을 들였을 때
어떤 책을 읽다가 발견하여 수첩에 적어두고 오래 기억하던
글씨쓰기 좋은 다섯 가지가 이번에 나온다.
그리고
심사 답변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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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各有 / 其五. 神怡務閑(4), 一合也. 感惠徇知, 二合也. 時和氣潤, 三合也. 紙墨相發, 四合也. 偶然欲書, 五合也.
心遽體留, 一乖也. 意違勢屈, 二乖也. 風燥日炎, 三乖也. 紙墨不稱, 四乖也. 情怠手闌,(1) / 五乖也.
【해석】
각각 다섯 가지가 있다. 정신이 기쁘고 일이 한가로운 것이 첫 번째 합함이요. 은혜를 느끼고 아는 것을 따르는 것(은혜가 있는 지인의 부탁을 따르는 것)이 두 번째 합함이요. 시기가 온화하고 기운이 가득히 차오르는 것이 세 번째 합함이요. 종이와 먹이 서로 발양하는 것이 네 번째 합함이요. 문득 글씨가 쓰고 싶어지는 것이 다섯 번째 합함이다.
마음은 급하나 몸이 머무는 것이 첫 번째 어그러짐이요. 뜻을 어기고 세력에 굴복하는 것이 두 번째 어그러짐이요. 바람은 건조하고 날은 더운 것이 세 번째 어그러짐이요. 종이와 먹이 알맞지 않은 것이 네 번째 어그러짐이요. 마음은 나태하고 손이 가로막혀 잘 나가지 않는 것이 다섯 번째 어그러짐이다.
【주석】
(4) 묵적본ㆍ이현사ㆍ호남본에는 ‘閑’, 사고본에는 ‘閒’이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1) 情怠手闌(정태수란) : ‘태(怠)’는 나타하거나 피곤한 것이고, ‘란(闌)’은 쇠퇴하거나 의기소침하며 가로막다는 뜻이다. 전국시기 초나라 송옥은 「고당부」에서 “옛날 선왕께서 고당에 놀러가 피곤하여 낮잠을 주무셨다.”라고 하였다. 남조 송나라 사령운은 「장가행」에서 “시간이 갈수록 쇠한 기약이 닥치고, 느릿느릿 장한 뜻이 가로막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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