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석정역
김 정 호
더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엇갈린 운명이라도
차마 네 곁을 떠날 수가 없구나
이런 우리 가난한 사랑도
가다 쉬어갈 수 있는
간이역이라도 있으니
그래도 행복하지 않느냐
사랑한다고 말 한마디 못했지만
이별과 만남이 머무는 곳에
더 아픈 사랑도 수없이 보지 않았느냐
언젠가는
녹슨 세월의 길목에 서서
뜨거운 눈물 흘리며
죽기 전 한 번은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사랑이라고
그때까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만
이렇게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 * --
*대전에 KTX를 타고 가다가 철도잡지에서 보고 부~욱 뜯으면
내가 시읽는 사람이 아닐것 같아 철도영수증 뒤에 베껴 왔습니다
기차가 좋아서인지 베낀 글씨가 별로 안흔들려서 알아볼 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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