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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석정역 (김정호)

雅嵐 2006. 11. 19. 17:47

 

            다시 석정역

 

                                    김   정   호

 

더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엇갈린 운명이라도

차마 네 곁을 떠날 수가 없구나

이런 우리 가난한 사랑도

가다 쉬어갈 수 있는

간이역이라도 있으니

그래도 행복하지 않느냐

사랑한다고 말 한마디 못했지만

이별과 만남이 머무는 곳에

더 아픈 사랑도 수없이 보지 않았느냐

 

언젠가는

녹슨 세월의 길목에 서서

뜨거운 눈물 흘리며

죽기 전 한 번은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사랑이라고

그때까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만

이렇게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 * --

 

 

*대전에 KTX를 타고 가다가 철도잡지에서 보고 부~욱 뜯으면

 내가 시읽는 사람이 아닐것 같아 철도영수증 뒤에 베껴 왔습니다

 기차가 좋아서인지 베낀 글씨가 별로 안흔들려서 알아볼 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