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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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몰이 김진호 SG워너비

雅嵐 2022. 3. 25. 00:53

나를 터뜨려줄

힘 있는 사람만 기다렸네

하늘 위로 날아올라 반짝이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겠지

소리쳐주겠지

나 그 기분이 좋았고

딱 그 위치가 좋았어

그러다 보니 내 옆에

별이 닿을 것 같네

별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만 싶네

날 다시 하늘 위로 날려줄

사람만을 찾고

그들 손에 길들여져 버린

폭죽 하나로 남네

난 다시 하늘 위로 떠오르고

사람들은 날 보고 소리 지르고

난 다시 재가 되어 땅에 내리고

사람들은 나를 밟고 떠나가고

하늘에 잠시 떠올랐던

그 순간 별들에게 물어봤어

너희들은 좋겠다고

계속 빛나고 있으니

폭죽에게 별들이 말해줬어

사람들은 잊곤 한대

계속 빛을 내고 있으면

빛인 줄도 모른다고

외롭거나 누군가 그리운 날들이 오면

그제서야 가끔씩 별들을 바라본다고

환호 속에 반짝이는 커다란 폭죽보다

침묵으로 빚어진

외로운 빛일 뿐이야 별은

난 다시 하늘에서 내려오고

사람들은 날 보고 끝났다 하고

난 다시 재가 되어 땅에 내리고

사람들은 나를 밟고 떠나가고

별은 계속 하늘을 빛내겠지

폭죽은 흙이 돼 땅을 빛내겠지

하늘과 땅 그 사이에 머물던

우리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네---(폭죽과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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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는 게 옷 한 벌 사는 게

어색해진 사람

바삐 지내는 게 걱정을 하는 게

당연해진 사람

한 번이라도 마음 편히 떠나보는 게

어려운 일이 돼버린 사람

동네 담벼락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아직도 걸음 멈추는 사람

엄마의 사진엔 꽃밭이 있어

꽃밭 한가운데 엄마가 있어

그녀의 주변엔 꽃밭이 있어

아름답게 자란 꽃밭이 있어

티브이를 켜고

잠이 들어버리는 일이

어느새 익숙해진 한 사람

티브이 속에서

나오는 수많은 얘기에

혼자서 울고 웃는 한 사람

엄마의 사진엔 꽃밭이 있어

꽃밭 한가운데 엄마가 있어

그녀의 주변엔 꽃밭이 있어

아름답게 자란 꽃밭이 있어

초록빛 머금은 새싹이었지

붉은빛 머금은 꽃송이였지

나를 찾던 벌과 사랑을 했지

그 추억 그리워 꽃밭에 있지

나는 다시 피어날 수 없지만

나를 찾던 벌도 사라졌지만

나의 사랑 너의 얼굴에 남아

너를 안을 때 난 꽃밭에 있어---(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아무것도 난 몰라요

알기 위해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이름 모를 꽃이 좋아

세상은 변하고 있죠

내 모습도 변했어요

변하지 말란 사람들

철새를 이해 못 하죠

바람이 손끝을 지날 때

햇살이 내 등에 기댈 때

가끔씩 생각해 줘요

내게 머물러준 친구들

함께 걸어온 바람과

날 비춰온 햇살 들 모아

다시 살아나는 추억

그거 모으러 사나 봐요

가족이 모인 저녁식사

친구와 걷던 그 여름밤

널 품에 안던 그 겨울

모든 것이 기적 같아요

2호선에서 본 한강

버스정류장 앞 네 모습

장을 보던 엄마 아빠

추억 모으러 사나 봐요

그거 모으러 왔나 봐요---(그거 모으러 왔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