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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14일 - 화담선생 자사

雅嵐 2022. 4. 24. 07:41

저자 성명 서경덕(徐敬德) 1489(성종 20)~1546(명종 1)

자 가구(可久), 호 복재(復齋), 화담(花潭), 본관 당성(唐城), 시호 문강(文康)

 

한국문집총간 > 花潭先生文集卷之二 / 雜著 /朴頤正字詞 幷序 a024_31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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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氏民獻初字元夫請改於余余曰元者天德之首而衆善之總也非初學所宜自居不若改之以頤正則有用力自勉之義況沿其所訓必充所期之數而後已則亦不失爲元夫矣余故撰字詞以示之而幷及改之之意云

天地之正稟全者人其正伊何曰義與仁仁義之源a024_316b至善至眞如水未波如鏡未塵情一用事或失其正其始也幾差其究也狂聖彼狂罔念蠢與物競惟聖克念德與天倂聖狂之分一蹴怠敬子旣知有事於博約盍顧於明命宜時遵養敦復初性閑邪存誠正斯內充充之之極浩然氣雄收天下善斂之厥躬道不遠人聖可學至洙泗心學濂洛其嗣擴前啓後莫盛乎子朱子紹述群聖搜極源委說不虛生擧經踐履明揭學的以示來裔是可以依歸日星仰止吾知子之遠器期與之擬儗務潛其學以求其志一動一靜惟朱是視子之業之德不日新日進則小人之儒a024_316c難乎免矣子其勉之母貽余恥嘉靖壬寅孟夏下澣

박민헌(1516-1586)은 처음 자()원부(元夫)’인데 나에게 고쳐달라고 하니, 내가 말하길 ()이란 천지의 원형이정(元亨利貞) 네 가지 사덕 가운데 으뜸이고 모든 선()을 종합한 것이므로 처음 공부하는 초학자가 바랄 것이 못됩니다. 차라리 사덕 가운데 바른 정덕(貞德)을 기른다는 뜻으로 이정(頤正)’이라고 고치고 힘써서 노력하려는 뜻을 강조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이정이라는 뜻에 따라 반드시 바라는 목표까지 채운다면 원부의 뜻도 잃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자()를 지어주는 글 자사(字詞)를 지어주고 자를 고쳐주려는 뜻도 함께 써줍니다.

천지의 올바른 정()을 완전하게 타고난 것은 사람인데 올바른 정()은 무엇인가? ()와 인()이다. 인의의 근원은 지선(至善)하고 지진(至眞)하여 마치 물결치지 않은 물과 같고 먼지 앉지 않은 거울과 같다. 그런데 정()이 조금이라도 작용하면 올바른 정()을 잃기도 하며, 정이 발동하는 순간의 기미(幾微)에는 차이가 작지만 끝에 가면 미치광이(狂人)이 되거나 성인(聖人)이 된다. 미치광이의 헛된 생각(妄念)이 일어나면 남들과 경쟁하듯이 어리석게 날뛴다. 오직 성인만이 이런 생각(妄念)을 누르고 인의예지 사덕을 천지가 내려준 대로 나타낸다. 성인과 미치광이의 구별은 완전하게 타고난 인의를 태만하게 하느냐 또는 헛된 생각들을 누르고 인의를 공경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자네(박민헌)는 박약(博約)하는 두 가지 공부가 있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았으면서도, 어찌하여 타고난 밝은 천명(明命)에 주목하여 때때로 기르지 않았습니까? 하늘에서 타고난 본래의 밝은 본성을 회복하면서 나쁜 불선(不善)을 막고 성()을 보존하고 길러서 올바른 정()을 마음에 가득 채우고,끝까지 채우면 하늘처럼 넓고 커다랗고 맑은 기운이 솟구치도록 하고, 천하의 모든 선()을 거두어 내 자신에게 모으지 않았습니까?

 

천지와 사람의 도()는 사람에서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성인도 배워서 될 수 있습니다. 공자와 맹자께서 성인되는 심학(心學)을 여셨고, 주돈이와 이정이 이어받아 연구하였는데, 앞 사람들보다 넓히고 뒷사람들에게 가르쳐준 것은 주자보다 더한 학자가 없습니다. 주자는 앞의 많은 성현들을 이어받아 학술의 근원과 연유를 끝까지 연구하였으며 학자들에게 인생을 헛되게 살지 말라고 설득하고, 도덕원칙에 맞게 실천하였으며 공부해야할 목적을 분명하게 들어서 뒷사람들에게 제시하였습니다. 주자학은 우리들이 배워야할 기준으로 삼아 해와 별처럼 우러러야합니다.

자네는 원대한 커다란 그릇과 같으니 나와 함께 연구하면서 이 학술에 깊이 들어가서 뜻을 이루겠다고 결심하고, 몸과 마음이 움직이고 쉬는 순간에도 오직 주자를 본받기를 바랍니다. 자네가 덕을 기르는 학업을 날마다 힘쓰지 않는다면 그냥 사욕에 빠진 작은 학자될 것입니다. 자네는 힘써서 이렇게 부탁하는 말을 해준 나를 부끄럽지 않도록 하길 바랍니다.

가정 임인년(1542, 서경덕 54, 박민헌 27) 초여름 하순.

 

원문은 한국고전번역원DB에서 가져오고

해석은 아래 하곡학교실 자료 복사가 가능하여 감사히 가져왔다.

화담선생의 잡저 전문과 참고문헌이 함께 제시되어 있어 큰 공부가 되었다.

https://cafe.naver.com/hagok/148

 

제5회 하곡학교실 강의자료 花潭 徐敬德 (復,其見天地之心說 ; 朴頤正字詞 2편)

제5회 하곡학교실 강의자료 (2015년 5월 11일)花潭 徐敬德(1489-1546) 선생 논문 2편1、復,其見天地之心說2、朴頤正字詞(幷序) 花潭先生文集,卷二,雜著復,其見天地之...

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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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 서경덕 선생이 박민헌의 자를 지어주며 써준 자사이다.

국서련 전국휘호대회 명제 중에 뜻도 잘 모르는 이 문장을 선택했다.

네 가지 명제 문장을 손으로 써서 배열해 보았을 때

이 문장의 장법은 아래쪽으로 복잡한 획이 몰려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중복자가 많은 산문으로 작품하는 것도 많이 해보아야 하고

전국휘호대회 명제이므로 제시하는 화선지 크기에 맞추어야 한다.

지금 다시 이 문장으로 작품을 한다면 장법을 조금 바꾸어보고 싶다.

글씨 분위기를 보면 한창 예기비를 임서할 때인데 문장 내용에 해서가 어울릴 듯하여

정희하비 배우고 남은 필의로 썼다.

나중에 나와 같은 호를 쓰는 어떤 선생님께서 

"글씨 한자한자에 표정이 없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흐르는 맥은 좋다"고 하셨다.

그럴것이... 검인 찍힌 딱 두 장의 화선지를 받아들고 바닥에 엎드려 전지를 틀림없이

채우는 일은 쓰는 일이 아니었던 듯하다.

초반에는 현장휘호가 집에서 연습한 것만 못했다.

지금은 현장휘호의 기세가 더 좋은 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