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서예/창작

2000년 1월 26일 - 손곡선생 산사

雅嵐 2022. 4. 3. 15:15

흰 구름 속에 절이 있네 / 寺在白雲中

스님은 흰구름을 쓸지 않네 / 白雲僧不掃

손이 오자 그제사 문을 여니 / 客來門始開

골짜기엔 온통 송화만 흐드러졌구나 / 萬壑松花老

 

                               - 이달, 산사 -

 

정시는 삼국 시대 위(魏)의 소릉 여공(邵陵厲公)의 연호. 당시에 죽림칠현(竹林七賢)으로 불리는 혜강(嵇康)ㆍ완적(阮籍)ㆍ산도(山濤)ㆍ상수(向秀)ㆍ유령(劉伶)ㆍ완함(阮咸)ㆍ왕융(王戎) 등이 노ㆍ장(老莊)의 사상에 심취하여, 표일(飄逸)하고 청원(淸遠)한 시풍(詩風)을 일으켰는데, 이를 정시체(正始體)라고 한다.

 

----------------

이 시와 관련된 두 언어를 다시 검색했다.

검색어 : 정시체, 쓴다 빗자루

손곡선생 시 일부분을 고전번역원에 검색했을 때 '정시체'라 하였고,'쓴다 빗자루'는 무척 오래 전 깊이 빠져 읽던 어떤 책 마지막 부분에서 반복되었던 글이다.그 의미가 잘 깨달아지지 않아 아직도 마음속에 있는 문장이다. 검색 후에도 그 책의 제목과 상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 알 수가 없다.

아래 내용은 구글에서 검색한 내용이다.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아나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 이성선, '백담사'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쓴다든지 산내 암자 길을 쓴다든지 하는 일은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이었네. 누구는 마음의 때를 쓴다고 하더라만, 그건 우스운 말이네. 마음은 쓰는 게 아니라 살펴보는 일이 전부 아니던가 말일세. 자꾸 마음에 쌓이는 번뇌를 빗자루 들고 살펴보는 게 마당 쓰는 재미 아니겠는가. 이 재미있는 놀이를 머리를 깎고서야 알게 되었으니 참 야속한 일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네. 서산의 해도 살펴보고서야 비로소 눈물겹게 지는 줄 알았으니 말이네.

                      - 도정스님의 사랑하는 벗에게...

 

원래는 ''으로 썼다. 이 합쳐진 글자였는데, 자형이 줄어 지금처럼 되었다. 액체 속에 담그다가 원래 뜻이며, 물에 잠기다, 액체나 기체 등이 스며들다의 뜻으로 설명한다. 직역하면 물을 찍어서 묻힌 다음에 빗자루로 땅바닥을 쓴다라는 뜻이다.

고대 사람의 청소 비결을 물었더니 "물을 뿌린 다음 쓸면 먼지가 날릴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禮記에는 물을 뿌려 실내와 정원을 깨끗이 다 닦는다(洒掃室堂及庭)라는 문장도 실려있다.

또한 이 침()이란 글자는 술을 부어 적시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침묘(寢廟: 종묘, 사당)를 침()이라고도 한다. 때문에 빗자루로 제단을 청소하는 것은 술기운으로 깨끗이 하고, 신이 오르내리는 성스러운 곳(제단)의 부정한 것을 없애는 신성한 작업이다.

하영삼, 한자어원사전, 도서출판3, 2014

廖文豪, 汉字树 3, 吉西平, 2015,p124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의세계”, 솔출판사, 2008, 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