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의 마지막 행에서
倚檻(*楹)欲嘆(*歎)息 괄호 안의 글자가 고전번역원과 다르다.
개인문집이 우선한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동문선 글만 올라와 있다.
양주동선생님이 번역하셨는데 '더위잡다'는 단어를 처음 만난다.
> 고전번역서 > 동문선 > 동문선 제4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잡흥(雜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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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청(崔惟淸)
봄풀이 어느 새 푸르르니 / 春草忽已綠
온 동산에 나비가 날아다니네 / 滿園胡蝶飛
잠든 틈에 동쪽 바람 가만히 와서 / 東風欺人睡
평상 위의 옷자락 펄럭이네 / 吹起床上衣
잠이 깨매 고요해 일이 없는데 / 覺來寂無事
숲 저쪽에 저녁 볕 쏘아 비치네 / 林外射落暉
난간에 기대어 탄식하려다 / 倚檻欲嘆息
고요히 어느 새 생각 잊었네 / 靜然已忘機
사람 살기 백 년 동안 / 人生百歲間
홀연히 바람 앞의 촛불 같아라 / 忽忽始風燭
잠깐 묻노니 부귀하려는 마음 / 且問富貴心
그 누가 죽기 전에 만족한가 / 誰肯死前足
신선 되기는 기약할 수 없거니 / 仙夫不可期
이 세상 길은 번복도 많아라 / 世道多飜覆
애오라지 북해의 술통 기울여 / 聊傾北海尊
큰 소리 노래하며 천정이나 쳐다보세 / 浩歌仰看屋
푸르고 푸른 산중의 계수나무 / 蒼蒼山中桂
험한 바위 틈바퀴에 뿌리 박았네 / 托根臨嶮巇
휘몰아치는 눈보라 두려우나 / 霰雪紛可畏
외롭고 곧은 절개 꺾기 어렵네 / 孤貞亮難移
밤 달은 차갑게 비춰 주고 / 夜月冷相照
봄 바람에 푸른 빛 날로 자라네 / 春風綠漸滋
가지를 더위잡고 한동안 서 있다가 / 攀枝久佇立
속절없이 소산사 읊조리노라 / 空詠小山辭
은거하는 사람 한밤내 잠 못 들어 / 幽人夜不寐
새벽 기다려 창문 열치니 / 待曉開窓扉
하늘 밖에서는 먼동 트는데 / 曙色天外至
빈 뜰은 아직도 희미하구나 / 空庭尙熹微
남쪽 가지에는 봄 뜻이 움직이는데 / 南枝動春意
돌아가는 기러기 북으로 나네 / 歸鴈正北飛
만물은 각각 제 성품 이루거니 / 萬物各遂性
천도의 유행을 우러러 감사하노라 / 仰賀璇與機
묵묵하리 또 묵묵하리 / 默默又默默
한 백 년도 마침내 끝이 있어라 / 百年會有極
머리 위의 다북쑥 머리털 이미 성긴데 / 頭上蓬已疏
눈에는 꽃(눈동자)이 어두워라 / 眼邊花正黑
봄은 와도 흥이 없어 / 春至苦無悰
꿈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 무슨 소용이랴 / 夢歸竟何益
머리를 들어 흰 해를 바라노니 / 擧頭看白日
장안 땅은 저 멀리 서북에 있네 / 長安在西北
지사는 사업을 아끼는데 / 志士惜事業
소인은 재물을 탐내어 생각하네 / 宵人戀珠金
두 가지 다 경영할 겨를 없거늘 / 經營兩不暇
일월은 빨라 달릴 뿐 쉴 줄 모르네 / 羲和走駸駸
잡초 우거진 속 쓸쓸한 무덤에 / 荒壠癈百草
어진 이 어리석은 이 다 같이 묻혀 있으리 / 賢愚同一沈
차라리 날마다 술이나 마셔 / 何如且日飮
배 채우고 마음을 비움만 못하리 / 實腹而虛心
아리따운 구름은 갠 날빛을 희롱하고 / 嬌雲弄晴暉
뜰의 풀은 물들인 듯 푸르러라 / 庭草綠如染
새는 흥겨워 우거지는데 / 鳥酣囀嚶嚶
나비는 기뻐 팔팔 날도다 / 蝶喜飛苒苒
꽃다운 철이 어느 새 이러하니 / 芳序忽如此
근심에 찬 눈썹 찡그려 무엇하리 / 愁眉不須斂
복숭아꽃 오얏꽃 필 때를 기다리자 / 擬待桃李開
술 항아리의 술이 한창 익어 넘치리라 / 瓮頭方瀲瀲
여섯 해를 양주 땅에 노닐었거니 / 六載遊楊州
다섯 번 양주 봄을 즐겼었노라 / 五賞楊州春
양주 봄은 옛날과 다름 없거늘 / 楊州春似舊
늙은 이 얼굴엔 주름살이 날로 지네 / 老面但日皴
장한 뜻은 이미 사라졌지만 / 壯志雖已鑠
풍정은 철과 함께 새로워지네 / 風情與時新
가장 얄미워라 길 가의 버들이여 / 最憐街頭柳
하늘하늘 사람을 못 살게 하려 하네 / 嫋嫋欲惱人
선이 무언가 내 일찍 몰랐거니 / 我未始知禪
한가로움으로 애오라지 시험했네 / 因閑聊試貫
도란 본래부터 닦을 것 없고 / 道本無可修
마음이 일찍 얽매임 벗어나야 하느니 / 心須早脫絆
한 근원(마음) 진실로 깊고 맑으면 / 一源苟淵澄
만상이 얼음처럼 풀어지리 / 萬象俱氷泮
꼼짝 않고 우뚝 앉아 있노니 / 兀兀復騰騰
우선 큰 어리석은 자 되련다 / 且作大憝漢
[주-D001] 북해(北海)의 술통 : 한(漢)나라 북해 태수(北海太守) 공융(孔融)이 늘 말하기를, “자리 위에 손[客]이 항상 차 있고, 술통 속에 술이 늘 비지 않았으면.” 하였다.
[주-D002] 소산사(小山辭) : 한(漢)나라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문하(門下)의 대산(大山)ㆍ소산(小山) 등의 무리들이 초은사(招隱辭)를 지었는데, 산중에 숨어 사는 선비더러 세상에 나오라고 부른 것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 *더위잡다
1. 높은 곳에 오르려고 무엇을 끌어 잡다.
2. 의지가 될 수 있는 든든하고 굳은 지반을 잡다.
역사정보; 더위잡다(15세기~현재)
현대 국어 ‘더위잡다’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진다. ‘더위잡-’은 “움키다”의 의미인 ‘더위-’와 ‘잡-’이 결합한 것이다. 17세기의 ‘더외잡다’는 ‘더위잡다’의 제2음절 모음 ‘ㅟ’가 ‘ㅚ’로 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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