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일기

고등어 필렛

雅嵐 2023. 5. 12. 04:49

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락 반찬도 하고 엄마도 가져다드려야겠다. 또 냉동실로 가면 안되지 않겠는가.

 

지난번 거래했던 곳이 업종을 바꾸었다.

사장과 종업원이 뿔뿔이 흩어졌으니 거래처도 알 수 없고 종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발로 뛸 수 밖에.

 

며칠전에는 신당동 인쇄소를 소개받아 일찍 나섰건만 길에서 반나절을 보냈다.

법원 검찰청 앞에는 항상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들이받은 승용차가 흙을 덮어쓰고 반파된 채 한 켠에 서 있다. 내 분노도 흙을 뒤집어쓴 느낌이다. 그래서 한 시간을 버스를 기다리고 따끈한 날 버스 안에서 30분을 보냈다. 30분 내내 대기시간 3분안내 화면이 더는 노선을 바꾸지 못하게 했다.

인쇄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계단의 레일 뿐이다. 40년을 이 업종에 계신 분을 만났다.

학술서적과 종이책의 미래에 대하여 조언을 해주신다.

 

오늘은 또 이리로 발길을 돌렸는데

저 많은 업체 중 서적인쇄를 내 발로 찾기란 정말 암담하다.

기웃기웃 정밀기계도 있고 쇼핑백 인쇄도 있고 스티커 인쇄, 각종 광고지...

직거래 찾기가 어려우니 대행해주는 곳으로 다시 발길을 돌린다. 역시 가격이 높아진다.

그러나 내 책에 쓴 종이를 아주 잘 찾는다.

견적에 오랜 시간 할애해서 성실하고 적절한 설명을 해주니 신뢰감이 간다.

 

아름다운 공업.

 

머릿속에 세 곳의 지도를 외워 공간 감각으로만 발로 다닌다.

용케도 마을버스 정류장을 찾고 시간을 단축한다.

 

요즘 음식점에는 사람이 확 줄었다.

줄서서 기다리던 곳에도 거의 반의 반토막이 난 듯 점심시간에도 한가하다.

이유는 있다. 초심을 잃었고 그 악순환이 재고를 만드니 재생을 한다.

주부는 그 미세한 재생을 잘 눈치챈다.

나도 고등어 필렛을 고민하는데 임대료와 인건비에 치이는 음식점에서랴.

나가면 장아찌만 남은 집밥이 그립다. 예민한 나는 또 탈이 난다.

콩나물과 미나리는 따로 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했을때 눈치채고 돌아서는 용기가 필요했었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이라 사가지고 가서 함께 먹으려고 했으나... 독박이다.

 

이번엔 새언니가 또 오가피 가시오가피 나무두릅을 한보따리 줬다.

요즘은 준다는 것도 떠넘기는 것 같다. 선물인지 떠넘기는 건지 고등어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산더미같은 장아찌를 또 해서 저장해야 한다. 화수분이다.

내게 오는 것은 고심끝에 주는 것이라서 더 며칠 방치할 수도 없는 것들이다.

 

후기 고등어 필렛 활용 반찬 새로운 발견!!!

묵지 않은 고등어필렛이 생겨 앞뒤로 구워 양념장을 얹었다. 촉촉해서 가능한 반찬 고등어 양념구이.

 

또 발견!!!

언 것을 세로로 잘라 양 옆으로 당기니 고등어 껍질이 쉽게 분리된다.

 

'우리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  (0) 2023.09.13
물방울이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3) 2023.08.28
대문 아래  (2) 2022.12.04
포도 괴담- 태풍이 온다기에  (0) 2022.09.06
크~ 염려하던 일 - 다음 메일  (0)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