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서예/글씨와 그림

오세창 서화 - 초가을 국립중앙박물관 횡설수설

雅嵐 2023. 10. 24. 22:19

서예 초기에

석고문을 많이 쓴 중국의 오창석과

우리나라의 오세창을 종종 혼동하였었다.

 

새벽부터 이불을 빨아널고 나서니 점심없는 점심시간이다.

빨리 다녀와야 저녁을 준비할 수 있겠다.

이불빨래를 빨래방을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불림 없이 하는 빨래는 덜 깨끗하다.

윗깃과 얼룩을 살펴 물과 특수 세제를 미리 뿌려두고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처음과 달리 세제가 아주 적게 들어가는 것 같다.

물세제를 조금 더 할까?

요즘 세제는 담그는 것만으로도 때가 많이 분해된다고 한다.

20키로 세탁조 / 얇은이불 1 침대커버 1 깔개 1 여름한겹덮개 2

 

날이 아주 흐려서 마당에 널고 온 빨래가 걱정도 되었는데

서화실 조명은 유난히 더 어두워 사진마저 흐리다.

이렇게 가라앉은 가을이다.

 

어제는 살빼라는 말을 두 번이나 들었다.

살찌는 것은 틀린 것이고 살빼는 것이 맞는 것인가.

살아낸 내가 나는 대견할 뿐이다.

언문연구가 나를 살렸다. 훈민정음은 종교다.

10년간 컴앞에서 책 두 권과 논문 열 편을 투고하다 보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래도 둘레길 언니 덕분에 단 한 주도 둘레길을 거른 적은 없다. 

뒷산이 관악산이라서 답답하면 뛰어올라가 하늘 한 번 보면 된다.

 

코스모스 가득한 한글박물관을 지나 노란국화를 지나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로 직진한다.

거울못식당은 한정식을 없애고 이태리파스타와 피자가 들어섰다.

여러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는데 내 또래들 만이 가득하다. 가격도 접근이 만만치 않다.

스치다 보면 아마도 퇴직한 교사들이 많은 듯하다. 

 

왕의 어필

붓 먹 벼루 종이 채색분 전시와 해설이 있고

각각의 제조과정을 간락하게 영상으로 보여준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색.

 

미불이 벽에 글씨를 쓰는데

먹동이 이제는 벼루동이가 벼루를 들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전서 전'자로 검색해서 신청한 고서에서도 이 그림이 있었다.

 

그림을 몇 번을 거꾸로 보아 보았다.

저 늘어진 덩굴이 마치 새로 솟아나는 매화가지가 위로 벋어난 것은 아닐까 하여.

그러면 저 용트림을 하는 듯한 소나무 가지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오세창 전시관이다.

대부분의 사진은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흐려서 버렸다. 마땅하다.

동글동글 작품 유리관 위에 반사되는 조명도 피해가며 본다.

눈으로 자세히 보는 것만 못하다. 사람이 최고.

 

내가 다니는 곳에는 외국인들이 더 많다.

그리고 그들은 작품 앞에 오래 서 있고 아주 오래 영상을 모두 보고 또 그 앞에 나란히 오래오래 앉아 있다.

과시하듯 지식을 큰 소리로 떠들며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분들은 우리나라 사람이다.

안다는 것. 

그냥 오래 그 속에 있는 것.

 

외국인들이 아름다운 우리말 대신 비속어를 자랑삼아 쓴다.

간판은 정체불명 우리말이나 국적불명 글자가 혼재되어 있다.

그들이 그토록 부러워하고 아름다워하는 한글 대신 말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강제로 나라를 뺏기고 말과 글을 뺏겼는데

지금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문화 근간인 한자를 어렵다고 하며 버리고

또 한글은 유치한 듯 버려놓고 뺏겨가고 있다.

말로만 하는 일본에 대한 분노가 한심스럽다.

아이가 찍어다 준 일본거리 가득한 그들의 문자와 발전해가는 문자예술이

부럽다.

 

잔뜩 무겁게 흐린 날씨에

마당에 널어 둔 이불은 마르지 않았다.

간간이 구름을 보며 걱정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한글날 교체를 해야했었는데 집안에 들여와 여기저기 걸치려니 어수선하다.

내 방은 귀신이라도 나올듯하다.

 

어제 도림천을 걷는 길에 인쇄소를 또 한 곳 다녀왔다.

한 번 나갈 때 두 가지 일을 본다.

출판도 겸하는 그곳은 한 번 출판에 열 권이 채 안나간다고 한다.

500명 수강생 대학교재가 30권 나갔다고 했다.

주식 관련 책은 5천권을 찍었다고 한다. 젊은 위험한 투자가 극에 달했다.

그들이 겨울을 지혜롭게 잘 넘기고 봄에 피어 나기를... 절실하다.

 

먼저 간 인쇄소의 밀폐된 지하가 걱정스러웠는데 다음날 휴대폰이 꺼져있다.

만일 선금주고 몇달 후 인쇄된 책이 오지 않아 전화하니 꺼져있고, 철문에 비번만 반짝이면....

밀폐는 무섭다.

도림천은 곧 관악산 서울대와 이어질 것 같다. 공사가 바닥을 보여간다.

 

切實절실 끊을 절 열매 실

1.(어떤 일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뼈저리게 강렬(強烈)한 상태(狀態)에 있음.

2.(어떤 일에 대()한 해결(解決)이나 요구(要求) ())매우 시급(時急)하고도 중요(重要)한 상태(狀態)에 있음.

3.(어떤 일이)실제(實際)에 꼭 들어맞아 알맞음.

 

정리한다는 내 방은 그 두 배 만큼 더 복잡해져가고 있다.

글씨쓰다 밥하다 컴으로 메일과 주문을 확인하다 유영도 하고, 마당 포도가지 정리하다 이불정리하다 환절기 옷정리하다 빨래하다... 옷장문을 연다. 서예교실 정장도 그날로 멈춰있다. 곧 옷장이 터질 것 같다. 도루 닫는다.

 

1인 출판 주문 포장 회계 정리 사무... 그리고 편집 수정.

 

물샐 틈틈이 미역국을 끓여 엄마를 뵌다.

좋아하시는 호박잎순이 쇠가고 있다.

작은 호박은 전을 부치고 호박잎은 밥을 한 솥에 쪄두고 왔다.

남은 달걀물에 넣을 채소를 찾다가 치즈가 있어 그것을 넣고 부쳐 돌돌 말아 끝내고 설겆이.

묵은 반찬 국 야채들도 모두 쓸어왔다. 상한 것들을 마당에 묻었다. 빈 통 설겆이.

병원에 가셨더니 상추를 드셨냐고 의사가 묻더란다. 요즘 상추드시고 토사곽란으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엄마나 나는 환절기에는 식당에서 상추를 잘 안먹는다. 많은 사람들이 들었다놓은 것을 다시 씻었을지...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혹시 묵은 밥 아래가 살짝 삭은 것 드시지 않았냐고. 맞으시단다.

먹다 보니 밥그릇 바닥에 물기가 있더란다.

고기나 생선 다른 단백질 식품에 비해 밥은 해가 없을 것 같아도

환절기에는 하루 지난 밥의 문제가 종종 생긴다. 아직 묵은쌀을 먹으니 더 그렇다.

 

그리고 난

어머니와 엄마의 감정노동자가 된 것 같다.

 

토사-곽란 吐瀉癨亂 명사 발음 [ ː사광난 ]

토할 토 쏟을 사 곽란 곽 어지러울 란()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泄瀉)하면서 배가 질리고 아픈 급성(急性) 위장병(胃腸病).

말벵 명사 방언 토사곽란의 방언 (강원)

 

어제는 인근 다가구에 불이 났다. 

검은 연기가 뒤덮이고 불길이 솟는데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데

창문 바로 앞에 주차한 차주가 차를 이동하지 않고 여경과 말싸움을 하고 있다.

"차를 빼주세요." "언제 제게 차 빼달라고 하셨나요?" 

"보이시나요 빨리 차를 빼주세요 진화해야 합니다." "전화했을 때 언제 제게 차 빼달라고 말씀하셨나요?" "보이시나요 위급합니다 차를 빼주세요" "언제 차빼달라고 하셨나요".....

같은 말을 열 번도 더 반복하고 있는 사이 검은 연기는 하늘을 뒤덮어가고 있다.

결국 차는 빼지 않았다.

소방차와 구급차에 둘러싸여 이젠 차를 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서

내 앞에 화살을 맞고 쓰러져 피흘리는 사람이 있는데

사람들은 화살이 어디서 왔는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 왜 맞았는지... 떠들다 싸우고...

세계에 굶어 죽어가는 어린이가 있어도 산업의 80%는 여성을 어떻게 아름답게 꾸밀까 산업이라고 써있다.

본질을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