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이 열흘 남짓 남았으니
고구마를 캐드려야겠다.
심지 말라니깐....
아마도 이웃 두 줄, 어머니 두 줄, 소일거리였는데
옆집 엄마가 조금 다쳐서 캘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새 달력을 받았을 때
상강 2주 전과 1주 전 도로가 조금 한가해 보이는 날로
고구마 표시를 해두었었다.
저 그냥
포크레인으로 땅 뒤집어서 줍기만 하는
또 삐링이랑 너무 큰 거 말고 딱 같은 시간에 같이 익는 크기로
그런거 사먹을래요.
어머니!!! 한 고랑만 하시라니까 또 네 고랑!!! 으아악!!!
고구마줄기를 걷다가 쫑알대고 두 고랑 남았을 때, 또 한 고랑 남았을 때...
불만을 소리쳐본다.
안썩히고 겨울을 잘 나면서 먹는 일이 또 일거리다.
작은 것부터 모아 마당에서 1/3을 씻어 들여왔다.
찌고 껍질을 벗겨 한 통 마련 오늘 먹다가 냉장고에 두고 다시 구워 먹으면 오래 먹는다. 고소한 맛이 난다.
고구마를 나누어주지 말고
맛탕을 해서 나누어 먹어야겠다. 조청을 사야지.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어딘가 무지 아픈 곳이 있다.
건강음료도 먹고 병원가서 약도 타먹고
냉동실 냉장실 분류를 거진 끝내고
우리 엄마 신김치콩나물국을 한 그릇 들고 간다.
끓여놓고 맛을 보니 너무 맛있어서 엄마생각이 났다.
멸치 다시마 콩나물 넣고 팍 끓여두고
신김치 줄기부분만 썰어 둔 것과 두툼한 오징어 썰어 냉동시켜둔 것과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넣고 냉동해둔 조선대파를 상에 내갈 무렵 넣고 팍 끓여서 퍼간다.
너무 시원하다. 대파색깔이 예쁘다.
가는 길에 채원님을 만났다. ................................
아끼던 분들의 안부를 오래 서서 나누며 걱정했다.
두 줄을 써보니
붓을 놓고싶어진다.
작품을 너무 오래 안했나보다.
올해는 안낸다 해볼까....
배고픔을 참고 딱 들어가 드러눕고 싶은 거 참고 한고랑 마저 고구마를 캐놓고 밥먹은 것처럼
실망을 했다가 다시 붓을 잡고 대여섯고랑을 이어가본다.
뭘 하다가 쉬거나 밥을 먹으면 더 힘들어진다.
아--- 살았다.
조금 더 연습하면 될 것 같다.
칸을 그으면 다 쓴 것 같이 수월하다.
연필로 먼저 그어보고 나서 유성펜으로 확정 짓는다.
110자와 관서 20-24자 정도, 50X90, 여백 사방 3Cm 남기면 가로 몇 줄 세로 몇 자에 몇 글자 남기고 관서를 시작하는지, 아님 약간 줄을 좁혀 한 줄로 관서를 해야 하는지.... 수식이 있을 것 같은데 암산으로 계산하고 남기고 다시 한 줄 넘겨 계산하고 남기고... 를 거듭하자니 종이 한 면이 꽉 찼다. 빈 칸 두 칸을 남기고 한 줄 관서. 낙관할 자리도 고려해야 한다.
디카 이제 보내야 하고, 공부방 형광등도 나가고, 거실 등도 하나가 나갔다.
먹가는 기계는 타이머가 나갔다. 가동하는 일에 요령껏 적응해보기로 한다.
고전번역원 계간지 고전사계에 멋진 글씨와 그림에 관한 것이 올라왔다. 내용이 궁금해서 문의한 의뢰품 중에 몇 가지를 올려 또 발간물을 보내주니 참 고마운 일이다.
옛 디카의 마지막 사진이 될 것 같다.
많이 찍었는데 이제 지맘대로 안나와 있다.
짐을 잔뜩 들고
한 단어를 고치기 위해 두 책이 다 있는 한글도서관을 찾았다. 이번 주 아니면 안되었다.
이제 1년간 휴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글날 아가들을 위한 행사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아가가 되어
아가 앞에서 아양을 떨고 있다. 날은 조금씩 저물어가는데....
요즘에는 젊은 친구들이 늘 힘겨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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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원 우인섭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고
오늘 연락이 왔다.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
발인 13일 오전 9시. 장지는 가평 선영.
우리 동기 43명 중 20명씩 세배를 가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배들이 떡국을 먹고 있었고 우리에게도 모두 떡국을 주시던 사모님이 기억이 난다. 우리가 사모님 고생을 많이 시켜드린 것 같다.
우린 참 좋은 국어학 국어정서법 교육을 받았다.
국어로 영원히 가슴에 담고싶은 선생님.
고맙습니다.
https://inkbook-1.tistory.com/12861525
https://blog.naver.com/baldchoi/601538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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