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무엇을 덮어쓰고 있는가.
집중하기 위해 전화를 내려놓은 줄 알았는데
전화를 엉겁결에 받았다.
분노를 경계하라 했는데
내가 내 높아진 목소리가 늦게까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그날은 그만하기로 하고
TV로 머리를 식히고자 했으나 그것도 그냥
차라리 눈감고 계획을 선별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새벽부터 파일을 불러내
많은 중복된 말을 없애고 아름다운 말을 채웠다.
복잡한 면 표시도 새파일로 재정비했다.
밤늦게까지 마무리하고 머릿속을 조합하기로 했다.
저장.
날짜를 바꾸어 분명 처음 저장인데
덮어쓰겠단다. 판단보다 손이 더 빠르다.
다음 새벽
인쇄하다가 깨달았다.
3월 파일로 덮어써버렸다.
두번째다.
첫번째는 잘되었다는 오만함에 덮어써서 찾을 수 없고
그 복잡한 별도 작성 목록 면 파일을 불러와보니
모두 어긋나 있다.
그것으로 대체한 목록 면도 없어져버렸다.
문서이력도 안찾아준다.
지금
난
무엇을 덮어썼는가.
아니다
무언가 한글 프로그램이 과로해서인지
문제가 생긴 듯하다.
자꾸 저장이 되지 않은 채 저장된다.
【원문】
本乎 / 天地之心. 既失其情, 理乖其實, 原夫所致, 安有體哉.
夫運用之方, 雖由已出, 規模所設, 信屬目前, 差之一豪(1), 失之千里,
【해석】
천지의 마음에서 근본한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이미 정감을 잃고 이치는 실상에 어그러짐에 이르게 된 근원이 어찌 서체에 있겠는가?
운용의 방법은 비록 자신으로 말미암아 나오지만 규모를 베푸는 것은 진실로 눈앞에 속한다. 한 터럭의 차이가 천리를 잃으니,
【주석】
(1) 묵적본ㆍ이현사에는 ‘豪’, 사고본ㆍ호남본에는 ‘毫’라 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전자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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