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의 법첩의 가치를 중요시하다 보면, 우리가 마시는 공기처럼 한글의 아름다움을 채 알아볼 기회도 잃어버리고, 모두들 알아보는 붓글씨로서의 한글은 두려움까지 갖게 된다.
2) 석고문의 뼈대에, 3분필까지 활용하는 을영비의 활기를 넣고, 조형의 아름다움이 있는 판본체 교재나, 한글 영인본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훈몽자회’ 등을 구하여 한문서예에 싫증난 틈틈이 연습하다보면, 디자인이 아름다운 나만의 판본체를 쉽게 작품화할 수 있다.
3) 내가 처음 판본체를 익힐 때는 예광 장성연(이화문화출판사)선생의 교재를 기초로 하였고, 다음으로는 김응현(보한재신숙주선생 한글창제사적비, 정문출판사)선생의 교재를 구하였는데, 이 교재는 고령신씨 대종약회관에서 구입하였고, 한자를 오래 쓰신 분의 강건한 궁체와 서간체의 기본을 삼을 수 있는 세 가지가 함께 편집되어 매우 유익하였다.
4) 이후로는 일중 김충현 선생의 시청각교육사 교재와 회갑기념으로 몇 부만 편찬되었다는 훈민정음 해제와 한글판본체의 세밀하고도 다양하게 편찬하신 교재 사본(원본을 못 구함)으로 익히어 붓끝을 들 줄 알게 되었으며, 이후 모암 윤양희 선생의 개인전 작품집으로 또 한 번 눈이 뜨였다. 특히 모암 선생님은 훈민정음을 현대 언어로 아름답게 활용하시어, 내게 공부할 과제를 또 하나 던져주셨다.
5) 한글 궁체를 혼자서 익히려면 행서를 배운 이후로 권하고 싶다. 근래에는 궁체보다는 서간체에서 다양한 변화를 이루는 훌륭한 서체가 많이 나와 있다. 행서운필을 숙지한 이후에는 봉서 등 고전필사본 교재를 구하여, 반복적인 연습을 해낸 후에 내 분위기에 맞는 서간체를 개발하여 보자.
6) 우송헌 김영삼 선생의 문인화 속에는 아름다운 글과 함께 예술적인 한글이 명제로 들어있다. 서간체의 기초를 충분히 익힌 후에는 좋은 한글서체에 계속적인 관심을 갖고 여러 서체를 창작해보도록 한다.
7) 우리나라 작가의 시집을 틈틈이 읽어, 아름다운 시 한 편씩을 판본체나 서간체 작품으로 해내보기도 하고, 수필이나 소설을 읽다가도 좋은 글귀를 작품화하여 부채 등에 써서 지인들에게 널리 알려보기도 하며, 성경말씀이나 불경에서 자녀들에게 좋은 글귀를 찾아 새살림에 선물하기도 한다면 서예를 배우는 훌륭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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