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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보다 어려운 광개토대왕비

雅嵐 2007. 12. 16. 11:31

    1) 한글 판본체와 잘 어우러져 쓰기 좋은 한자 비문이 바로 우리의 광개토대왕비이다.

    2) 많은 분들이 광개토대왕비 필의로 창작을 하고 있지만, 그 깊은 맛을 표현해 내기란 참으로 어렵다. 교재의 잘못인지 비문 자체의 얼그러짐인지 판단하기 힘든, 어리숙하면서도 이지러지고 부조화인 듯 하면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오묘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3) 대부분의 한자가 부수의 크기가 작은데 비해, 광개토대왕비의 부수는 많은 글자들이 커져 있다. 많은 한자들이, 떠오르는 느낌으로 윗부분이 촘 촘하고 아랫부분이 성근데 비해, 주저앉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분수이면서 그 무게에 오른쪽이 처진 듯한, 그렇지만 균형을 잃지 않은 글자들이 많다.

    4) 광개토대왕비는 절대로 형임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 단계에서는 마치 컴퓨터 고딕체를 보는 듯한 막대기 글씨가 되기 쉽다. 교재는 이화문화출판사에서 나온 석곡실 고구려광개토대왕비(현재 절판, 드물게 필방 재고가 있음)를 추천하고 싶고, 동방연서회에서 나온 동방서범 김응현 선생님의 광개토대왕비를 보조교재로 권하고 싶다. 교재의 중요성이 큰 글씨이다.

    5) 광개토대왕비를 임서할 때는, 신세대들이 쓰는 글씨의 비뚤배뚤하면서 어우러진 조형미와, 한 획마다 태세(굵고 가늚, 힘의 강약..)에 신중을 기하여 그 필의를 느껴보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