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석고문으로 1분필의 활용을 충분히 해보았다면, 1~3분필의 활용을 해보도록 하자. 예서는 대부분의 획들이 전서의 기운이 이어지면서도 그 획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어서 두 번째로 택하여 권하기에 좋은 단계이다.
2) 기초과정으로는 ‘장천비’를 먼저 택하여야 하겠지만, 비문의 탁본이 훼손이 심하여. 어르신이 많은 주민자치센터에서 교재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붓 잡은지 4~5개월 만에 예서를 접하면서 ‘장천비’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느끼기에는 아직은 무리로 생각된다. 또한 글자의 자형이 대부분의 예서 자형에 비하여 생략되고 특이한 것이 많아 오류를 범하기 쉽다. 후비부분으로 가서는 중복되는 글자가 많아서 처음 시작하면서 완임의 긴장감을 주장하기에 느슨해지기 쉬운 점이 있어서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3) 을영비는 법첩의 분량이 적고, 1분필과 2분필, 3분필의 변화와 수필로 가면서 ‘捺(날)’의 파임을 빼는 매력을 잘 익힐 수 있어서 학습 초기에 예서의 특징과 분위기를 접하는 데 좋은 교재라 생각된다.
4) 을영비 법첩의 초반에는 미처 손이 풀리지 않는 무게와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후반으로 갈수록 리듬을 타는 듯 유연한 운필이 다양한 획의 운용을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5) 두 번째 예서를 만날 때는 깨진 법첩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반드시 장천비를 써보도록 하자. 1/4축소해서도 써보고 나면, 법첩 본래 크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해보도록 한다.
6) 창작과정에 들어서 예서를 만날 때는 서협송, 예기비, 석문송, 광개토대호태왕비, 봉룡산송 등을 권하고 싶다. 서협송은 마치 예서의 된장뚝배기를 만난 듯 했다. 그러나 결코 무뚝뚝하지만은 않은 매력이 있다. 예기비의 8등신 미녀를 만난 듯한 아름다움은 꼭 한번 써보아야 하겠지만, 창작에 들어서는 다른 예서체에 비하여 자칫 허약해보일 수가 있으므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으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석문송은 물렁살이 전혀 없는 까랑까랑한 뼈대와 탄탄한 근육이 숨겨져 있는 글씨이다. 초반에 섣불리 써서는 안 되는 글씨이고, 광개토대호태왕비 역시 획이 무르익고 활용을 잘 할 수 있는 다음에 써야하는 글씨이다. 우리나라 한글판본체와 우리의 광개토대호태왕비의 어울림은 기가 막힐 정도이다. 서악화산묘비는 글씨의 긴축함이 부족할 때 많이 권하는 법첩이고, 그 외 사신비나 한인명, 봉룡산송 등을 써보지만 푹 빠질 매력을 아직 발견 못했다.
'서예 > 서예 걸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보다 어려운 광개토대왕비 (0) | 2007.12.16 |
---|---|
을영비까지 쓰면 가능한 한글판본체 (0) | 2007.12.16 |
교재의 첫걸음 전서 석고문 (0) | 2007.09.08 |
서예교재 고르기 (0) | 2007.09.07 |
화선지와 붓글씨 쓰기 (0) | 2007.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