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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 박은 선생 차이택지운 제2수

雅嵐 2022. 3. 26. 17:35

고전번역서 > 읍취헌유고 제2/ 오언절구(五言絶句)

 

읍취헌(挹翠軒)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며 학자인 박은(朴誾, 1479~1504)의 호이다. 박은은 본관이 고령(高靈), ()는 중열(仲說), 호는 읍취헌이다. 15세 때 이미 문장에 능하였으며, 1495(연산군1)에 진사가 되고, 이듬해 18세로 문과에 급제하였다. 승문원에 발탁되었다가 홍문관의 정자(正字)와 수찬(修撰)을 역임하고, 경연관으로 5년간 있으면서 유자광(柳子光)과 성준(成俊) 등의 죄상을 연산군에게 고했다가 그들의 모함으로 투옥된 후 파직당했다. 이때부터 산수를 주유하면서 시와 술로써 소일하고 독서에 열중하여 많은 책을 읽었다. 1504년에 다시 지제교(知製敎)에 임명되었으나 같은 해 갑자사화(甲子士禍)로 동래(東萊)에 유배되었다가 다시 의금부에 투옥되어 사형을 당했는데, 당시 나이가 26세였다. 조선 500년의 으뜸가는 시인(詩人)으로 일컫기도 한다. 1506(중종1)에 신원되고, 도승지로 추증(追贈)되었다.

 

용재(容齋) 이 상국(李相國) : 이행(李荇, 1478~1534)으로, 용재는 그의 호이다.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택지(擇之), 또 다른 호는 창택어수(滄澤漁水)청학도인(靑鶴道人)이다. 중종조에 우의정을 지냈으며, 예문관과 홍문관의 양관 대제학을 지냈다. 저서로는 용재집이 있다.

 

挹翠軒遺稿卷二 / 五言絶句

昨日余從寓庵飮。夜深乃還。擇之已先待于翠軒。余醉甚。不能對話。擇之獨徘徊於黃花靑竹之間。留詩掛花枝。曉鼓乃去。明宵余酒醒。菊間得詩。寂寂發孤笑。因次韻投擇之。謝余之慢。

어제 내가 우암(寓庵)과 함께 술을 마시고 밤이 깊어서야 집에 돌아오니 택지(擇之)가 먼저 취헌(翠軒)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너무 술이 취해 대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택지가 홀로 누런 국화와 푸른 대나무 사이를 배회하다가 시를 지어 꽃가지에 걸어 놓고 새벽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린 뒤에야 떠났다. 이튿날 밤 내가 술이 깨어 국화꽃에서 시를 발견하고 적적하던 터에 홀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 시에 차운하여 택지에게 보내어 나의 태만을 사과한다.

[-D001] 우암(寓庵) : 홍언충(洪彦忠 : 1473 ~ 1508)의 호이다. 자는 직경(直卿)이고 본관은 부계(缶溪)이다. 예서(隷書)를 잘 썼으며, 문장이 뛰어나 정희량(鄭希良), 이행(李荇), 박은(朴誾)과 함께 사걸(四傑)로 일컬어졌다.

 

오늘 밤엔 애오라지 술이 깼는데 / 今宵聊得醒

맑은 달빛이 빈 헌함에 가득하여라 / 淸月滿空軒

어떻게 하면 그대를 다시 만나서 / 何以逢之子

가슴속 회포를 다시 얘기할 수 있을꼬 / 胸懷更細論

 

국화는 온통 달빛에 휩싸였나니 / 菊花渾被月

청절한 모습 절로 사특함이 없어라 / 淸絶自無邪

밤새도록 그대 잠을 못 이루고서 / 終夜不能寐

시 지을 일 많게 할 줄은 알았구려 / 解添詩課多

 

마음이 술 깬 뒤에 밝아졌나니 / 心從醒後皎

시름겹게 차군을 대하지나 않으신지 / 愁對此君無

오늘 밤에는 맑은 맛을 알 것이니 / 今夜知淸味

도리어 술 끊은 사람이 와야 하리라 / 還須戒酒徒

 

[-D001] 마음이 …… 않으신지 : 차군(此君)은 대나무의 별칭으로, ()나라 왕휘지(王徽之)가 늘 집에 대나무를 심어 놓고 하룬들 차군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하며 친근히 부른 데서 유래하였다. 소식(蘇軾)의 시 녹균헌(綠筠軒)밥에 고기가 없을 수는 있지만, 거처하매 대나무가 없어선 안 되지. 고기가 없으면 사람을 여위게 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네.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하였다. 이 두 구절은 나는 이제 술이 깨어 어젯밤의 일을 알았는데 그대는 혼자 쓸쓸히 대나무를 바라보고 있지나 않은가?’라고 물은 것인데 상대방인 이행(李荇)의 집에 대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듯하다.

[-D002] 오늘 밤에는 …… 하리라 : ‘오늘 밤에는 나도 술을 마시지 않을 터이니, 술을 끊은 자네 같은 벗이 와야 할 것이다.’ 하여 그 당시 안질(眼疾)이 있어 술을 끊고 있던 이행을 초대한 것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하 () | 2006

 

絶이 純으로 잘못 표기된 한시책을 참고했나보다. 꼭!!! 고쳐써야 한다.

어디선가 지난 구봉선생 시 작품까지 나왔다 맘에 안들어 다시 썼나보다. 예서도 어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