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 162

<남부순환로 따라 헌책방 둘레길 - 사람이 있는 책창고>

비오는 날은 헌책냄새가 그리워진다. 모든 일정에서 놓여지는 날 헌책방이 대부분 지하에 자리잡고 있기도 해서 비와 헌책냄새는 밀착되어 있다. 사당에서 서울대까지는 관악산 밑에 조밀하게 둘러싸여 있는 주택가들 밑으로 남부순환로가 있다. 큰 대로 바로 뒷길을 택하면 관악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공기와 둘레길과 만나는 작은 길들이 있고 10~20분 마다 큰 길 쪽으로 나가면 다리를 쉬기 알맞은 거리에 헌책방이 하나씩 있다. 우리 동네 헌책방 책창고(582-1617)에서 남부순환로 길 건너 사당로 26길에 책을 쌓아둔 중고나라(581-3196)를 들여다본다. 다시 큰 도로 쪽으로 방향을 정해 까치고개 생태길까지 걷기 10분 내려가기 10분 양쪽으로 흙서점(884-8454)과 달마헌책방(811-1256)이 횡단보도로 ..

우리/우리동네 2014.10.25

공부를 잠시 접어두고...

우리들의 젊은 날 지금의 우리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던 날 그때도 배철수 좋아했는데... 편집증 종결자--- 고전음악감상실 명동 필하모니 푹 파묻혀 경희가 언제오든 기다리지 않아도 좋은, 경희가 있는지 몰라도 좋을 쇼파 가끔은 종로 르네상스로도 나가지만 그래도 필하모니가 좋았다. 주인공 역이 바뀌는대로 보고 또 보고 등장인물들을 스케치하고 살리에르 콘스탄쩨... "제발 그 열정 좀 아끼시오!" 윤복희... 책갈피로 남아있는 티켓 말고도 이화여대 강당에서 연말이면 늘 보곤 했던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그땐 뮤지컬도 5천원이라서 몇번씩 보았었는데 감상일자와 시간 공연 장소 주인공과 출연진 함께 본 친구는 늘 경희와 현리와.. 기나긴 감상문과 스케치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걸 편집증이라 해야 하나... 이..

남들이 시를 쓸 때(오규원),녹암선생 숙야잠,사물잠

남들이 詩를 쓸 때 吳 圭 源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오늘도 감기지 않는 내 눈을 기다리다 잠이 혼자 먼저 잠들고, 잠의 옷도, 잠의 신발도 잠의 門碑도 잠들고 나는 남아서 혼자 먼저 잠든 잠을 내려다 본다. 지친 잠은 내 옆에 쓰러지자마자 몸을 웅크리고 가느다랗게 코를 곤다. 나의 잠은 어디 있는가. 나의 잠은 방문까지는 왔다가 되돌아 가는지 방 밖에서는 가끔 모래알 허물어지는 소리만 보내온다. 남들이 詩를 쓸 때 나도 詩를 쓴다는 일은 아무래도 민망한 일이라고 나의 詩는 조그만 충격에도 다른 소리를 내고 잠이 오지 않는다. 오지 않는 나의 잠을 누가 대신 자는가. 나의 잠은 잠의 평화이고 나의 잠은 잠의 죽음이라고 나의 잠은 잠의 꿈이고 나의 잠은 잠의 현실이라고 나의 잠은 나를 위해 꺼이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