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 188

운길산역에서 정약용 생가까지

경의중앙선 운길산역 2번 출구→북한강 폐철교→진중 삼거리→조안리 고랭이 마을→능내역→마재(馬峴 마현) 聖地→정약용생가(與猶堂)→실학박물관→황토마당 ---->54번 버스로 운길산역 한 친구가 못나왔다. 잘 나았으면 좋겠다. 긴긴 인생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거울앞에선 국화같이 한 친구는 새로이 나왔다. 참 수고 많았다. 긴 경의선 길에, 옆자리분이 핸드크림을 사양해도 건네며 수종사를 가보았냐고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옆자리가 빈 것을 신경쓰면서도 건너가지 못했다. 옛 눈쌓인 산을 다니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빠졌다. 중간에 말을 끊고 일어서지 못해서 선생님께 죄송했다. 처음 본 사람과 한 시간을 이야기하며 앉아 갔는데 정작 함께 가는 어떤 분과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지난 주 둘레길언니 만나러 가는 길에 눈에 ..

우리/함께걷기 2024.01.15

눈물 섞인 노래 - 홍명희 해방기념시집

동경삼재 - 동경 유학생 홍명희 최남선 이광수의 삶과 선택 류시현, 산처럼, 2002, 235면에서. 눈물 섞인 노래 홍 명 희 독립만세!/ 독립만세!/ 천둥인 듯/ 산천이 다 울린다 지동인 듯/ 땅덩이가 흔들린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라도 꿈만 같다 아이도 뛰며 만세/ 어른도 뛰며 만세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까지/ 만세 만세 산천도 빛이 나고/ 초목도 빛이 나고 해까지도 새 빛이 난 듯/ 유난히 명랑하다 이러한 큰 경사/ 생 외에 처음이라 마음 속속들이/ 기쁨이 가득한데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억제하려 하니/ 더욱더욱 쏟아진다 천대 학대 속에/ 마음과 몸이 함께 늙어 조만한 슬픈 일엔/ 한 방울 안 나오도록 눈물이 말랐더니/ 눈물에 보가 있어 오랫동안/ 막혔다가/ 갑자기 터졌는가? 우리들 적..

신김치 콩나물국 - 콩나물 쌀국수

물에 멸치와 콩나물만 넣고 끓이다가 콩나물냄새가 안나면 신김치를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엄마는 여기에 가끔 두부를 손가락굵기만하게 채를 썰어 넣으셨다. 지금까지는 별로 즐기지 않아 잘 하지 않던 국인데 지난번 여기에 굴을 넣었더니 흐믓한 결과의 빈그릇을 보았다. 이제 이런 것이 좋은 나이가 되었나보다. 오징어를 샀다. 내 오징어 구매 기준은 3마리 만원이다. 지나갈 때마다 적당한 크기의 오징어값을 보다가 마리당 3천원 내외일 때 열마리쯤 사두고 먹는다. 씻지 않고 한 마리씩 분리되도록 냉동하고 두 마리 정도는 씻어 채썰어 김치전에 넣기 좋게 1회분씩 냉동한다. 오징어가 네 마리 만원? 주로 B품을 가져오는 곳이다. 사온 당일에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과 놓는데 여기에는 꼭 브로콜리를 곁들여야 색감이 ..

우리/일기 2023.11.30

먹물은 말라가고

붓은 어디 있게? 난생 처음 파김치를 담근다. 갓김치도 처음이다. 90이신 엄마는 한아름이나 되는 쪽파를 어쩌자고 두 단을 사놓고 앉아계시는 걸까. 꽈리고추 사다 놓으신지 일주일이 되려고 하는 것 같아 다듬어둔 멸치를 들고가서 반찬을 해놓고 오려고 했다. 그 펼쳐놓은 쪽파를 보니... 또... 울고 싶다... 사놓기는 했는데 오래 앉아 다듬는 것은 협착이라 힘들고, 씻는 것 오래 서있기 어렵고, 양념하는 것 많이 잊으셔서 엄두가 안나고 양념마다 액젓이며 마늘 다진거며 고춧가루며 새우젓이며가 어디 있는지 남아있기나 한지. 풀도 쑤어야 하는데... 큰 그릇 씻는 것... 잠시 서계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어쩌자고... 아침에 나 내일까지 편집교정봐서 넘겨야해. 그러다 갔는데... 다듬고 씻고, 다듬고 난 부산물..

우리/일기 2023.11.26

양재천 참 오랜만이야.

도곡역 4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타워팰리스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이 앞을 지나 가락시장 쪽으로 간 것 같다. 지은지 꽤 오래 지났을 텐데 지금도 손색이 없는 건물 디자인을 하고 있다. 고개가 꺾어지도록 올려다 보았다. 반대편 아파트 사이로는 롯데타워가 한가운데 우뚝 보인다. 둘레길 언니랑 걸을 때 포장을 쳐두었던 많은 곳들이 좋은 시설로 열려 있다. 화장실이 자주 나오고 천변으로 길고 널찍한 물놀이 시설이 물길을 만들어 조성되어 있다. 깊이가 꽤 깊다. 이곳은 칸트가 사색하는 계단 앞인데 고가 그늘 밑으로는 반 누워 책을 오래 편안히 볼 수 있게 1인용 구불구불하게 긴 나무의자도 여럿 있다. 비와도 괜찮을 듯하다. 예정보다 몇 주 미루는 바람에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노심초사를 얼마나..

우리/함께걷기 2023.11.26

해야 솟아라 어드움을 살라먹고 - 열치매 모임

어두움 발음[ 어두움 ]전체 4 전문가 1 경상 1 경기 1 서울 1 이용자가 참여한 발음으로표준발음과 다를 수 있습니다.어원 <어드움<어드<월석>←어-+-움명사 1.‘어둠’의 본말.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비슷한말 거미1 어둠 어스름어드(15세기)>어드움(15세기)>어두움(16세기~현재)현대 국어 ‘어두움’의 옛말 ‘어드’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어드’은 형용사 ‘어듭-’에 ‘-움’이 결합하여 형성된 명사이다. ‘어듭-’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문법 형태소와 결합할 때 ‘ㅂ’이 ‘ㅸ’으로 바뀌어 나타났다. 15세기에 ‘ㅸ’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어드움’이 나타났고, 16세기부터는 제3음절에 의해 제2음절이 동화된 ‘어두움’이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진다.이형태/이표기 어드, 어드움, 어..

시장을 봐왔다.- 남성 사계시장, 1인출판 명세표

과일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서 안정이 될 때까지 조금 기다리다가 오늘 재래시장으로 나갔다. 운동삼아 걸어갈만한 거리지만 환승을 겨냥해 버스를 탔다. 팩스와 우체국과 편의점 택배 오가니 버스가 타고 싶었다. 시장 입구부터 가격을 읽고 기억하며 들어간다. 배 한 개 6천원 사과 3개 만원 깻잎 세 묶음 천원 단감 한 개 천원... 어제 롯데에서 토마토 6개 묶어놓고 16,800원이었었다. 이 시장은 언제 와봐도 불경기가 없는 듯하다. 시장 상인회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자주 순회하며 물건을 기준선 밖으로 내놓지 못하게 하고 판노트를 들고 다니며 상인들에게 일일이 불편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들어 적고 있다. 상인 최고!!! 사람들은 북적북적. 물건에만 눈이 팔리면 손수레가 발에 치이니 조심해야 한다. 시장의 중심거..

우리/일기 2023.10.31

가을 생명들의 움직임

아주 오랜만에 이 코스를 선택했다. 더웠고 바빴고 이 근처의 사건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무뚝뚝하고 나처럼 도도한 김밥집 쥔장이 반가와를 한다??? 말도 한다. 다음주 또 오실거죠? 5년 이상 매주 한 번은 들렀는데 1년인가 2년 정도를 다른 코스를 택했었다. 둘레길언니 손주 두 명 돌봄의 영향도 있었다. 손주 근처로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도 허락되어 이번주도 또 이 코스를 간다. 난곡사거리 이 잉어빵은 바삭하면서 저렴하면서 정말 맛있는데 내가 지나가는 시간에는 이렇게 덮어쓰고 있다. 호래기도 판다. 이 생선트럭 역시 신선하고 좋은 줄은 알지만 조기를 사들고 산에 갈 수는 없어 볼 때마다 아쉽다. 저 구름다리 아래에는 온통 거미들인데 진입로의 이 거미가 우리 입구를 지키니 사진을 남겨둔다..

우리/함께걷기 2023.10.30

고혈을 짠다고 했나? - '자방고전 풀이' 언어학/언어사 주간 베스트 38위!

잉??? 다시 24위??? 오이지를 재워두었다가 짜고 또 짠다. 마치 내 글 같다. 9년째 또 논문을 제출했다. 마음이 편안하게 냈다. 저작권 윤리서약서 등의 권리가 저자에게 부당하지 않도록 많이 개선되어서 채택이 되지 않아도 좋다. 접수거부 연속 고전번역원은 이제 내가 버린다. 내 이름이 거슬리는 이름으로 외워지기에 충분한 행적을 보였다. 그냥 스무살의 꿈으로 두기로 한다. 내가 발을 들일 곳과 안들일 곳을 구분한다. 이제 연구하기가 진력이 다한 듯하다. 벅차고 딸린다. 드디어 자방고전 법칙을 대입을 시켰다. 마지막 아래아를 찾았다. 마치 아름다운 수학공식을 푸는 것 같다. 네번 째 수정을 마친 원고를 다시 받아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또 수정을 해서 넘긴다. 다시는 내지 못할 책같아 무릅쓰고 고친다...

우리/일기 2023.10.12

돐을 앞둔 아가 책 선물

조카가 보내온 사진을 보니 핑크퐁이 아가에게 더 인기가 있나보다. 발간일은 최근이지만 이렇게 생긴 것을 택견관장님 아이에게도 선물한 기억이 있으니 적어도 20년은 넘었을 것이다. 가격은 비슷한데 수록곡이 두 배이다. 모양이 다른 것을 한 권 도전해보았다. 새로운 조작법도 알기를 바라면서... 아가가 혼자 앉아 책을 잘 넘기니 누르는 버튼도 잘 할 것이다. 건전지 첫 방전까지는 옆에서 시끄러울 듯. "짤랑짤랑 짤랑짤랑 으쓱으쓱..." 핑크퐁 사운드북 : 인기율동동요 스마트스터디 편집부 (엮은이)스마트스터디2021-11-01 상어가족, 곰 세 마리, 펭귄 댄스, 동물 흉내, 작은 주전자예요, 우리 모두 다같이, 거미, 머리 어깨 무릎 발, 도깨비 나라, 주먹 쥐고 율동 놀이 동요 튤립 사운드북 김방옥 (지은..

동화책 그림책

명절에 조카의 아가들이 제법 걸음마를 하는 것을 보며 책 크기는 작고 글씨는 크면서 적고 그림은 선명한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오래전 주민센터 최초의 젊은 여성동장이 결혼하고 출산하고 백일과 돐까지 이곳에서 지나며 당시 새마을문고 총무로서 나는 동화책을 한 질 선물했던 기억이 났다. 그 책은 아이가 가장 처음 만난 동화책 다섯권씩 총 열다섯권이 출간되었던 얼굴이 하얀 꾸러기곰돌이였다. 그 책은 깐돌이가 되더니 내가 좋아하던 내용의 권은 사라지고 지금은 곰돌이 얼굴도 갈색이다. 시간이 빨리 갔어요. 맛있는 간식과 식사시간을 앞당기려고 시계를 몰래몰래 돌려 놓았다가 너무 일찍 이불을 덮고 자야하는 시간이 되는 바람에 그 말똥말똥했던 곰돌이의 눈 그림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 좋은 책이 왜 사라..

잊지 않을까 잇지 못할까 소중한 반찬 - 열치매

1. 고구마 줄기 볶음 꺾어가며 위아래로 당겨 까서 까는대로 물에 담근다. 팔팔끓는 물에 굵은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담근다. 식으면 그 물과 데친 줄기 그대로 냉장 보관한다. 오래간다. 조리 미리 담근 쌀이나 찹쌀 반숟갈과 들깨 세숟갈을 물 반컵 정도 부어 곱게 갈아 들깨물을 준비해둔다.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센 불에 삶아둔 고구마줄기 수북 두대접 정도의 양을 건져 넣고 볶다가 굵은 소금을 넣고 마늘을 듬뿍 넣어 볶는다. 불을 약하게 줄이고 준비해둔 들깨물을 부어 찌듯이 살짝 풀처럼 엉길때까지 둔다. 불을 끄고 들기름을 둘러 섞어 낸다. 냉장고에서 하루가 지나면 서로 어우러졌던 양념이 다시 물이 되므로 그때그때 볶아 먹는다. 2. 깻잎찜 절여둔 묵힌 깻잎을 납작 두대접 정도 대략 양념을 털고 한 ..

나무

대형폐기물 나무 묶음 높이 1.5m 이내 / 묶음 지름 30cm 이내 2,000원, 30~50cm미만 5천원. 50리터 쓰레기봉투 1,250원. 이렇게 예쁜 나무들과 풀들을 잘라냈다. 한창인 나팔꽃을 거둔 것이 가장 미안하다. 나무꼭대기까지 엉켜서 꽃이 활짝 핀 아침에는 차마 거두지 못하고 어슴프레한 저녁에 눈을 질끈 감고 내렸다. 바랭이풀 강아지풀 비름나물 질경이 제비꽃 먹다남은씨에서난감나무순들 포도나무순 원추리 까마중 자리공 담쟁이 나리 방아 너무했나싶은명자나무 맨드라미 달개비 망초 아마도 가죽나무까지... 모르고 모르는 풀들... 필력이 좋은 나는 나무도 잘 자르고 잘 버린다. 도구는 전지가위와 일회용 우산을 비닐과 우산살을 분리배출하고 남은 손자루이다. 높은 가지도 저 우산 손잡이로 잡아내려 자르..

우리/일기 2023.09.13

물방울이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가로지른 전깃줄에 물방울이 미끄럼을 탄다. 보태고보태져 감당할 무게를 넘기면 아래로 똑. 또 다른 물방울이 긴 줄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실타래처럼 헝클어진 내 마음 땅의 나팔꽂과 하늘의 포도덩굴이 드디어 손을 맞잡고 얽히고 얽힌다. 뜨겁다고 계속 비가 온다고... 알아서 익겠지... 했다. 이번엔 벌이 점령을 하고 다 먹었다. 딱 두 송이 남은 것을 발견했지만 그 중의 한 송이는 귀한 벌떼들에게 주고 흔들리지 않게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게 우리 귀한 벌들에게 양보하고 내려왔다. 올해는 너무 많이 주었다. 새로 꽃피고 있는 쟤들은 서리맞을 때까지 내몫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근당 양택동 선생님의 글씨같은데 낙관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아 찍어왔다.

우리/일기 2023.08.28

최인호의원 관악구의회 회의록 - 여성안심예산을 골목길안심예산으로

https://www.ga21c.seoul.kr/kr/minutes/late.do?schwrd=&sess_sch=&flag=all&cl_cd_sch=&mem_sch=&th_sch=&item_sch=&page=5&cmt_sch=&list_style= https://www.ga21c.seoul.kr/viewer/minutes.do?uid=5144 그래서 이 예산은여성화장실 불법촬영 감시 카메라 보수비 탐지비용 탐지시설 용역 업무추진비 성인지교육강사료 성평등행사비 여성가구안심 세트 9개 등에 쓰일 이 예산은골목길 사각지대 CCTV 비상벨 가로등 증설 등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전액 투입되었다. -----------------제288회 서울특별시 관악구의회(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회의록 제4호 관악구의..

우리/우리동네 2023.08.21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중학교때 시를 써서 서정주 시집을 상으로 받았고 중학교때 한문을 가르치시던 선생님은 이 시를 외어 읊어주셨었다. 섭섭~~~하게... 땅이 꺼지듯 한숨쉬듯 숨이 땅속으로 꺾여 딸려가듯 읊어주시던 모습. 나는 왜 근데 지금까지 "어디 내 생애에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로 읊고 있었을까. 오늘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라는 것을 알아버려 너무 슬프다. 과제처럼 연락을 했다. 비오는데 괜찮아요? 먼데 괜찮아요? 두 곳의 접점을 찾는다. 볼 때마다 마치 재처럼 풀썩 사그러질 것 같아 보기를 외면했었다. 5년 이상 못본 것 같다. 한 분씩 보고싶다. 과제처럼... 아이 어렸을 때 피부가 예민해서 이분의 아이옷을 보따리로 받아 입혔었다. 계절마다 ..

우리/함께걷기 2023.06.21

떠난 인문학자 - 눈물 젖은 두만강 아코디언

버려진 100여권의 책들국어학총서, 옛지도, 방언학, 풍수, 지명유래, 혜강 최한기 지구전요, 직방외기, 도로, 도시, 상징 ...살그머니 속표지를 보니 전각으로 새긴 장서인이 있다. 박영O어떤 것은 그분 앞으로 드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신지 10년 만에 먼지와 곰팡이를 뒤집어쓰고그분의 이름처럼 누렇게 부서질 듯 변색된 책들이 나왔다.이분이 논문을 제출한다면 어느 분야의 학자가 합당할 것인가? 인문학 학자님들 연세가 80대이신게 너무 슬프다.ㅠ..ㅠ..한국고전번역원장이 바뀌었다.'역주 자학' 책으로 만나 뵌 김언종(金彦鍾) 선생님이시다. '언'에 마음이 간다. 그분의 인문학이 그렇게 되기 위한많은 분야의 책들과 한문 영인본, 영인 옛지도, 대만책...10년 동안이나 그만큼의 책을 읽고 이을 학자를..

우리/우리동네 2023.06.03

고등어 필렛

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

우리/일기 2023.05.12

메시지를 지운다 - 강석우 시인

https://blog.naver.com/anjh1123/223070254542 메세지->메시지, 지우다->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강석우 시인의 시는 쉽다, 잘 읽힌다. 진솔하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아름다운 풍경... blog.naver.com * 시집 내용 중 잘 모르고 있었던 단어. 도산자최절 : 천수경에 나오는 글귀, 칼산은 스스로 무너지고. 배달오토바이가 언덕끝을 넘는 모습을 보며. 노자9장 운이편과 비슷하다. 칼을 너무 예리하게 갈면 무디어지기 쉽고 귀한 것을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지키기 어렵다. 화장장엄 : 울긋불긋 장엄의 세상. 과일가게를 그렇게 표현했다. 경장 : 거문고줄을 고쳐맴, 느슨해진것 해이해진 것을 긴장하게 함. 개혁. 카르페디엠 : 라틴어에서 유래, 오늘..

'춘래불사춘'보다는 '진일심춘' - 봄은 내 안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당나라 동방규(東方虯)의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오언절구 중 제1, 2구에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어서,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라는 명구가 나온다. 《全唐詩 卷100》 한번 부상의 나그네 되어 두 번 봄 맞으니 / 一客扶桑春再新 모든 숲에 봄 마음이 진정 넘쳐 흐른다 / 千林春意正津津 고향의 봄 경치 관리하는 사람 없으니 / 故園春色無人管 바로 봄은 와도 봄 같지 않으리 / 直到春來不似春 - 정희득(鄭希得) 해상록(海上錄) 제2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 회포를 적어 각각 한 수씩 차운(次韻)하여 뒷날 잊지 않도록 하다 2수 중 부분 원류는 형이하학적이었다. 지금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풍경 변화에 마음이 미처 따르지 못하고 오히려 밖의 밝은 풍경..

우리/함께걷기 2023.04.04

한양대역에서 배오개다리까지

17,258보를 걷는 동안 공공화장실은 용두공원 한 곳 뿐. 광장시장은 숨이 막히도록 사람이 많다. 토요일 이 시간 시내 나온지가 10년도 넘는 것 같다. 우리가 시국시위를 할 때도 묵묵히 학교를 지키시던 교수님은 80이 넘으신 지금도 걷기초대를 고마워하시며 묵묵히 걸으신다. 한 친구는 곧 시집을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이곳 출발점에서는 한글자모가 이리저리 붙여진 타일 앞에서 "너무너무 예쁘다"며 감탄사를 지르고 활짝 웃으며 그 앞에서 기념사진 찍던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이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때의 나처럼 한글자모의 아름다움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사는 누군가가 벽을 의미없이 바꾸었는지도 모르겠다. https://blog.naver.com/sji55622/2220420097..

우리/함께걷기 2023.01.28

대문 아래

차녀 아버지의 "우리 차녀~"하시는 음성이 그리울 즈음 대문 안으로 택배가 왔다. 박스를 여는 순간 가지런한 이 모습에 눈물이 피~잉 돈다. 파를 자르니 속이 솜처럼 꽉 들어찬 파다. 더덕은 받자마자 까고 두들기고 양념을 얹어 저장해두었다. 간이 배면 냉동해두고 조금씩 꺼내 겨우내 더덕구이를 할 수 있다. 많이 불편하신 몸으로 단도리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내가 차녀가 된 것 같다. 엄마가 내가 기른 파를 보고 "얘 파가 꼭 너같구나. " 그러셨는데 내가 기른 파와는 또 차원이 다른 파인가보다. 그저 파가 매운지 눈물이 피~잉 돈다. 김장 축제를 못해서 끙끙 부러워만 할 즈음 대문 앞에 배추 세 통이 놓여졌다. 빨리 나으라고 도라지청과 버무린 김치 한 쪽. 언젠가 대문 문고리에 두부조림 한 통을 걸어두었던..

우리/일기 2022.12.04

영원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매미1화)-안서연

https://youtu.be/ImvXyIB3w08 버리고 정리하는 것에 지칠 즈음 한 가지를 오랜 생각끝에 아주 오랜기간 걸쳐 버리기로 결정할 즈음 쉽게 정리 못할 열 가지가 다시 내게 당도할 즈음 조카가 만든 유튜브가 배달되었다. ------------ 석포샘의 노란 프라스틱 과일상자에 잔뜩 담긴 벼루들이 생각난다. 그분의 경호실에 계실 때 구한 것부터... 비싸고 귀한것이라 승용차에 몇번을 따로 나르셨는데... 날은 추워지는데 강원도 산골 기념관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진 않을까 서오릉길에서 교수님께서 내게 줄 벼루가 있다고 하셨다. ...... 며칠 후 단독에서 아파트로 대폭 짐을 줄여 이사하실때 없어진 것같다고 헛된 말씀하셨다고 몇번이나 미안해하시는 전화를 하셨다. 아직 서예교실 하나하나 두들겨 ..

서오능인가 서오릉인가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선릉'의 표준 발음은 [설릉]이 맞습니다. 〈표준 발음법〉제20 항에는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고 하여 '난로', '신라', '천리', '광한루', '대관령', '칼날', '물난리', '줄넘기' 등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서 조항을 달아 '의견란', '임진란', '생산량' 등 몇 단어는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ㄹㄹ]로 발음하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선릉'을 [선능]으로 발음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부 사람들의 말 사용 실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태릉', '서오릉'을 [태능], [서오능]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있다 하여 이를 표준 발음으로 삼을 수는 없는 ..

우리/함께걷기 2022.11.20

보한재 신숙주의 외교관 - 독서신문에서

신숙주가 세종이나 세조의 명을 따라 일본과 여진족 외교를 한 것은 ‘신뢰에 기반한 교린’이라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신숙주의 경우는 다른 외교 인물들과 달리 를 집필하고, 거기에 자신의 외교철학을 서술한 점이 특이한데, 그는 일본이나 여진족을 대하는 외교의 요체로 ‘내수(內修)’를 들었다. 즉 오랑캐를 대하는 방도는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있지 않고 안을 잘 정돈하는데 있고, 변방 방어에 있지 않고 조정(朝廷)을 잘 이끄는데 있으며, 군대를 튼튼히 하는데 있지 않고 기강을 잘 세우는데 있다[待夷狄之道 不在乎外樣 而在乎內修, 不在乎邊禦 而在乎朝廷 不在乎兵革 而在乎紀綱]”는 말이 그것이다. 군사력에 기반한 대외 정벌[外征]이 아니라 국가 기강을 다지고 조정을 잘 통솔하는 것에서 외교 능력이 생긴다는 ..

상담심리 그리고 현실- 나 밥하러 갈래

블로그를 그만둘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는 검색어 유입을 다시 찾아가며 공부하는 일이다. 그야말로 옛 '파도타기' 카카오스토리에서 꼼꼼하게 적어가는 글을 읽다 저서를 읽어보기로 했다. 또 그분이 추천하는 책까지... 어찌보면 인생을 이렇게 살라고 하는 가르침은 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상담심리학 류의 책은 종종 잔소리듣기 싫어 잘 선택하지도 않지만 읽다가도 덮기 일쑤다. 학생도 아니고 읽기 싫은 책은, 아니 잘 읽히지 않는 책은 그냥 도루 내놓는다. 지침이 다르고 깊이가 다르다. 가끔은 콕! 찌르기도 한다. 단락이 나뉜 책은 읽기 좋다. 밥하다 여름옷 정리하다 포도나무 자르다 쓰레기 묶다... 한 편씩 읽긴 하는데... 사실 그렇게 읽으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시 책앞에 앉으면 앞단락을 다시 읽고 시작..

Z의 스마트 폰 - 여학생모임 한글박물관

좋은 일이 있어 점심을 산단다. 새로 단장한 한글상설전을 관람해야할 의무도 있고, 날씨가 좋고 바람이 좋아 밖으로 나갔다. 점심은 소박하다고 미리 전했다. 내일보다 오늘은 아주 젊은 날이다. 오늘 안하면 내일은 못하게 된다!!! 오래 묵힌 'Z의 스마트폰(박준영, 쌤앤파커스, 2022)'을 꺼내놓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차츰 정년을 맞아 밖으로 나오고 있지만 "라떼(나때)는 말이야~"는 여전히 버리지 않으려 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도 행선지 버스 번호를 묻고 장소를 물으면서도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스마트폰 강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각종 미디어강좌가 있지만 아이를 부르는 것이 내 불편을 요모조모 잘 알아해주니 Z세대에 의지하고 기억은 쇠퇴하고, 같은 질문을 계속하니 아이들도 힘들어한다. 통화하고 사진찍..

왕거미 집을 짓는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가는 임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 가소 도토리 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택배 보내러 가는 길에... 도로 사이로 집과 집 긴 거리를 건너 어찌 저 가을하늘 아래 매달릴 수가 있는지. 태풍이 오고 있는 하늘과 건물색이 잘 어울린다. 난곡에서 관악산 둘레길 접어드는 버스정류장에도 드높은 고가 밑이라서 그런지 집에서보다 몇 배는 더 큰 왕거미들이 버글버글하다. 또 깜짝 더 크다. 모두들 어디로 갔을까. 손주 유치원 등원에서 모처럼 자유로와진 동행 덕에 오랜만에 관악산 둘레길을 들어섰다. 못보던 길..

우리/함께걷기 2022.09.20

60에는 격일로 고기를 먹으라고?

연못 앞에서 물고기만 부러워하기 보다는 되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편이 낫다는 글을 찾아가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60에는 격일로 고기를 마련해야 한다. 음식을 노는 데마다 끌고 다니는 것은 90에나 할 일이다. 둘레길을 갈 때 물도 커피도 안싸고 둘레길 언니에 의지해 달랑 컵 하나만 들고 가는 내게 위로가 되는 글이다. ------------------------------------------------------------ 한(漢)나라 동중서(董仲舒)의 대책문(對策文) 가운데 “연못을 내려다보며 물고기만 부러워하기보다는, 뒤로 물러나서 그물을 짜는 것이 나을 것이다.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는 속담이 인용되어 있다. 《漢書 卷56 董仲舒傳》 > 고전번역서 > 간이집 > 간이집 제7권 / 마포록(麻浦..

포도 괴담- 태풍이 온다기에

깔끔하고 맑은 포도쥬스에 씨없는 포도살이 말캉 들어 있지. 포도살이 탱글 살아있으면서 씨를 빼낸 기술이 신기했는지 처음 나왔을 때 할미잇몸 괴담이 돌았었다. 할아버지들은 감각이 무뎌서 후릅 삼켜버린다고도 했다. 어느 와인 박물관 사진에서 포도씨 빼는 도구도 보았지만 그런 도구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작년 이 날도 재작년 이무렵도 나는 이것을 고민하며 이 일을 하고 있었다. 목화씨 빼는 도구와 같은 원리인 듯한데 포도과육은 미끄럽다. 태풍이 온다기에 몽땅 따기는 했는데... 다듬어 씻고 또 씻어 물기를 없애는 동안 낱알부터 으깨어 담근 포도주는 벌써 폭발 중이다. 폭발을 완화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긴 슬러시빨대를 꽂아두었다. 효과있다. 이들은 알 수가 없다. 같이 진행을 했는데 한 병은 술냄새가 나고 ..

우리/일기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