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 178

돐을 앞둔 아가 책 선물

조카가 보내온 사진을 보니 핑크퐁이 아가에게 더 인기가 있나보다. 발간일은 최근이지만 이렇게 생긴 것을 택견관장님 아이에게도 선물한 기억이 있으니 적어도 20년은 넘었을 것이다. 가격은 비슷한데 수록곡이 두 배이다. 모양이 다른 것을 한 권 도전해보았다. 새로운 조작법도 알기를 바라면서... 아가가 혼자 앉아 책을 잘 넘기니 누르는 버튼도 잘 할 것이다. 건전지 첫 방전까지는 옆에서 시끄러울 듯. "짤랑짤랑 짤랑짤랑 으쓱으쓱..." 핑크퐁 사운드북 : 인기율동동요 스마트스터디 편집부 (엮은이)스마트스터디2021-11-01 상어가족, 곰 세 마리, 펭귄 댄스, 동물 흉내, 작은 주전자예요, 우리 모두 다같이, 거미, 머리 어깨 무릎 발, 도깨비 나라, 주먹 쥐고 율동 놀이 동요 튤립 사운드북 김방옥 (지은..

동화책 그림책

명절에 조카의 아가들이 제법 걸음마를 하는 것을 보며 책 크기는 작고 글씨는 크면서 적고 그림은 선명한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오래전 주민센터 최초의 젊은 여성동장이 결혼하고 출산하고 백일과 돐까지 이곳에서 지나며 당시 새마을문고 총무로서 나는 동화책을 한 질 선물했던 기억이 났다. 그 책은 아이가 가장 처음 만난 동화책 다섯권씩 총 열다섯권이 출간되었던 얼굴이 하얀 꾸러기곰돌이였다. 그 책은 깐돌이가 되더니 내가 좋아하던 내용의 권은 사라지고 지금은 곰돌이 얼굴도 갈색이다. 시간이 빨리 갔어요. 맛있는 간식과 식사시간을 앞당기려고 시계를 몰래몰래 돌려 놓았다가 너무 일찍 이불을 덮고 자야하는 시간이 되는 바람에 그 말똥말똥했던 곰돌이의 눈 그림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 좋은 책이 왜 사라..

잊지 않을까 잇지 못할까 소중한 반찬 - 열치매

1. 고구마 줄기 볶음 꺾어가며 위아래로 당겨 까서 까는대로 물에 담근다. 팔팔끓는 물에 굵은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담근다. 식으면 그 물과 데친 줄기 그대로 냉장 보관한다. 오래간다. 조리 미리 담근 쌀이나 찹쌀 반숟갈과 들깨 세숟갈을 물 반컵 정도 부어 곱게 갈아 들깨물을 준비해둔다.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센 불에 삶아둔 고구마줄기 수북 두대접 정도의 양을 건져 넣고 볶다가 굵은 소금을 넣고 마늘을 듬뿍 넣어 볶는다. 불을 약하게 줄이고 준비해둔 들깨물을 부어 찌듯이 살짝 풀처럼 엉길때까지 둔다. 불을 끄고 들기름을 둘러 섞어 낸다. 냉장고에서 하루가 지나면 서로 어우러졌던 양념이 다시 물이 되므로 그때그때 볶아 먹는다. 2. 깻잎찜 절여둔 묵힌 깻잎을 납작 두대접 정도 대략 양념을 털고 한 ..

나무

대형폐기물 나무 묶음 높이 1.5m 이내 / 묶음 지름 30cm 이내 2,000원, 30~50cm미만 5천원. 50리터 쓰레기봉투 1,250원. 이렇게 예쁜 나무들과 풀들을 잘라냈다. 한창인 나팔꽃을 거둔 것이 가장 미안하다. 나무꼭대기까지 엉켜서 꽃이 활짝 핀 아침에는 차마 거두지 못하고 어슴프레한 저녁에 눈을 질끈 감고 내렸다. 바랭이풀 강아지풀 비름나물 질경이 제비꽃 먹다남은씨에서난감나무순들 포도나무순 원추리 까마중 자리공 담쟁이 나리 방아 너무했나싶은명자나무 맨드라미 달개비 망초 아마도 가죽나무까지... 모르고 모르는 풀들... 필력이 좋은 나는 나무도 잘 자르고 잘 버린다. 도구는 전지가위와 일회용 우산을 비닐과 우산살을 분리배출하고 남은 손자루이다. 높은 가지도 저 우산 손잡이로 잡아내려 자르..

우리/일기 2023.09.13

물방울이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가로지른 전깃줄에 물방울이 미끄럼을 탄다. 보태고보태져 감당할 무게를 넘기면 아래로 똑. 또 다른 물방울이 긴 줄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실타래처럼 헝클어진 내 마음 땅의 나팔꽂과 하늘의 포도덩굴이 드디어 손을 맞잡고 얽히고 얽힌다. 뜨겁다고 계속 비가 온다고... 알아서 익겠지... 했다. 이번엔 벌이 점령을 하고 다 먹었다. 딱 두 송이 남은 것을 발견했지만 그 중의 한 송이는 귀한 벌떼들에게 주고 흔들리지 않게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게 우리 귀한 벌들에게 양보하고 내려왔다. 올해는 너무 많이 주었다. 새로 꽃피고 있는 쟤들은 서리맞을 때까지 내몫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근당 양택동 선생님의 글씨같은데 낙관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아 찍어왔다.

우리/일기 2023.08.28

최인호의원 관악구의회 회의록 - 여성안심예산을 골목길안심예산으로

https://www.ga21c.seoul.kr/kr/minutes/late.do?schwrd=&sess_sch=&flag=all&cl_cd_sch=&mem_sch=&th_sch=&item_sch=&page=5&cmt_sch=&list_style= https://www.ga21c.seoul.kr/viewer/minutes.do?uid=5144 그래서 이 예산은 여성화장실 불법촬영 감시 카메라 보수비 탐지비용 탐지시설 용역 업무추진비 성인지교육강사료 성평등행사비 여성가구안심 세트 9개 등에 쓰일 이 예산은 골목길 사각지대 CCTV 비상벨 가로등 증설 등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전액 투입되었다. ----------------- 제288회 서울특별시 관악구의회(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회의록 제4호 관악구..

우리/우리동네 2023.08.21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중학교때 시를 써서 서정주 시집을 상으로 받았고 중학교때 한문을 가르치시던 선생님은 이 시를 외어 읊어주셨었다. 섭섭~~~하게... 땅이 꺼지듯 한숨쉬듯 숨이 땅속으로 꺾여 딸려가듯 읊어주시던 모습. 나는 왜 근데 지금까지 "어디 내 생애에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로 읊고 있었을까. 오늘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라는 것을 알아버려 너무 슬프다. 과제처럼 연락을 했다. 비오는데 괜찮아요? 먼데 괜찮아요? 두 곳의 접점을 찾는다. 볼 때마다 마치 재처럼 풀썩 사그러질 것 같아 보기를 외면했었다. 5년 이상 못본 것 같다. 한 분씩 보고싶다. 과제처럼... 아이 어렸을 때 피부가 예민해서 이분의 아이옷을 보따리로 받아 입혔었다. 계절마다 ..

우리/함께걷기 2023.06.21

고등어 필렛

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

우리/일기 2023.05.12

메시지를 지운다 - 강석우 시인

https://blog.naver.com/anjh1123/223070254542 메세지->메시지, 지우다->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강석우 시인의 시는 쉽다, 잘 읽힌다. 진솔하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아름다운 풍경... blog.naver.com * 시집 내용 중 잘 모르고 있었던 단어. 도산자최절 : 천수경에 나오는 글귀, 칼산은 스스로 무너지고. 배달오토바이가 언덕끝을 넘는 모습을 보며. 노자9장 운이편과 비슷하다. 칼을 너무 예리하게 갈면 무디어지기 쉽고 귀한 것을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지키기 어렵다. 화장장엄 : 울긋불긋 장엄의 세상. 과일가게를 그렇게 표현했다. 경장 : 거문고줄을 고쳐맴, 느슨해진것 해이해진 것을 긴장하게 함. 개혁. 카르페디엠 : 라틴어에서 유래, 오늘..

'춘래불사춘'보다는 '진일심춘' - 봄은 내 안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당나라 동방규(東方虯)의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오언절구 중 제1, 2구에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어서,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라는 명구가 나온다. 《全唐詩 卷100》 한번 부상의 나그네 되어 두 번 봄 맞으니 / 一客扶桑春再新 모든 숲에 봄 마음이 진정 넘쳐 흐른다 / 千林春意正津津 고향의 봄 경치 관리하는 사람 없으니 / 故園春色無人管 바로 봄은 와도 봄 같지 않으리 / 直到春來不似春 - 정희득(鄭希得) 해상록(海上錄) 제2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 회포를 적어 각각 한 수씩 차운(次韻)하여 뒷날 잊지 않도록 하다 2수 중 부분 원류는 형이하학적이었다. 지금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풍경 변화에 마음이 미처 따르지 못하고 오히려 밖의 밝은 풍경..

우리/함께걷기 2023.04.04

한양대역에서 배오개다리까지

17,258보를 걷는 동안 공공화장실은 용두공원 한 곳 뿐. 광장시장은 숨이 막히도록 사람이 많다. 토요일 이 시간 시내 나온지가 10년도 넘는 것 같다. 우리가 시국시위를 할 때도 묵묵히 학교를 지키시던 교수님은 80이 넘으신 지금도 걷기초대를 고마워하시며 묵묵히 걸으신다. 한 친구는 곧 시집을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이곳 출발점에서는 한글자모가 이리저리 붙여진 타일 앞에서 "너무너무 예쁘다"며 감탄사를 지르고 활짝 웃으며 그 앞에서 기념사진 찍던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이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때의 나처럼 한글자모의 아름다움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사는 누군가가 벽을 의미없이 바꾸었는지도 모르겠다. https://blog.naver.com/sji55622/2220420097..

우리/함께걷기 2023.01.28

대문 아래

차녀 아버지의 "우리 차녀~"하시는 음성이 그리울 즈음 대문 안으로 택배가 왔다. 박스를 여는 순간 가지런한 이 모습에 눈물이 피~잉 돈다. 파를 자르니 속이 솜처럼 꽉 들어찬 파다. 더덕은 받자마자 까고 두들기고 양념을 얹어 저장해두었다. 간이 배면 냉동해두고 조금씩 꺼내 겨우내 더덕구이를 할 수 있다. 많이 불편하신 몸으로 단도리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내가 차녀가 된 것 같다. 엄마가 내가 기른 파를 보고 "얘 파가 꼭 너같구나. " 그러셨는데 내가 기른 파와는 또 차원이 다른 파인가보다. 그저 파가 매운지 눈물이 피~잉 돈다. 김장 축제를 못해서 끙끙 부러워만 할 즈음 대문 앞에 배추 세 통이 놓여졌다. 빨리 나으라고 도라지청과 버무린 김치 한 쪽. 언젠가 대문 문고리에 두부조림 한 통을 걸어두었던..

우리/일기 2022.12.04

영원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매미1화)-안서연

https://youtu.be/ImvXyIB3w08 버리고 정리하는 것에 지칠 즈음 한 가지를 오랜 생각끝에 아주 오랜기간 걸쳐 버리기로 결정할 즈음 쉽게 정리 못할 열 가지가 다시 내게 당도할 즈음 조카가 만든 유튜브가 배달되었다. ------------ 석포샘의 노란 프라스틱 과일상자에 잔뜩 담긴 벼루들이 생각난다. 그분의 경호실에 계실 때 구한 것부터... 비싸고 귀한것이라 승용차에 몇번을 따로 나르셨는데... 날은 추워지는데 강원도 산골 기념관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진 않을까 서오릉길에서 교수님께서 내게 줄 벼루가 있다고 하셨다. ...... 며칠 후 단독에서 아파트로 대폭 짐을 줄여 이사하실때 없어진 것같다고 헛된 말씀하셨다고 몇번이나 미안해하시는 전화를 하셨다. 아직 서예교실 하나하나 두들겨 ..

서오능인가 서오릉인가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선릉'의 표준 발음은 [설릉]이 맞습니다. 〈표준 발음법〉제20 항에는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고 하여 '난로', '신라', '천리', '광한루', '대관령', '칼날', '물난리', '줄넘기' 등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서 조항을 달아 '의견란', '임진란', '생산량' 등 몇 단어는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ㄹㄹ]로 발음하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선릉'을 [선능]으로 발음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부 사람들의 말 사용 실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태릉', '서오릉'을 [태능], [서오능]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있다 하여 이를 표준 발음으로 삼을 수는 없는 ..

우리/함께걷기 2022.11.20

보한재 신숙주의 외교관 - 독서신문에서

신숙주가 세종이나 세조의 명을 따라 일본과 여진족 외교를 한 것은 ‘신뢰에 기반한 교린’이라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신숙주의 경우는 다른 외교 인물들과 달리 를 집필하고, 거기에 자신의 외교철학을 서술한 점이 특이한데, 그는 일본이나 여진족을 대하는 외교의 요체로 ‘내수(內修)’를 들었다. 즉 오랑캐를 대하는 방도는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있지 않고 안을 잘 정돈하는데 있고, 변방 방어에 있지 않고 조정(朝廷)을 잘 이끄는데 있으며, 군대를 튼튼히 하는데 있지 않고 기강을 잘 세우는데 있다[待夷狄之道 不在乎外樣 而在乎內修, 不在乎邊禦 而在乎朝廷 不在乎兵革 而在乎紀綱]”는 말이 그것이다. 군사력에 기반한 대외 정벌[外征]이 아니라 국가 기강을 다지고 조정을 잘 통솔하는 것에서 외교 능력이 생긴다는 ..

상담심리 그리고 현실- 나 밥하러 갈래

블로그를 그만둘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는 검색어 유입을 다시 찾아가며 공부하는 일이다. 그야말로 옛 '파도타기' 카카오스토리에서 꼼꼼하게 적어가는 글을 읽다 저서를 읽어보기로 했다. 또 그분이 추천하는 책까지... 어찌보면 인생을 이렇게 살라고 하는 가르침은 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상담심리학 류의 책은 종종 잔소리듣기 싫어 잘 선택하지도 않지만 읽다가도 덮기 일쑤다. 학생도 아니고 읽기 싫은 책은, 아니 잘 읽히지 않는 책은 그냥 도루 내놓는다. 지침이 다르고 깊이가 다르다. 가끔은 콕! 찌르기도 한다. 단락이 나뉜 책은 읽기 좋다. 밥하다 여름옷 정리하다 포도나무 자르다 쓰레기 묶다... 한 편씩 읽긴 하는데... 사실 그렇게 읽으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시 책앞에 앉으면 앞단락을 다시 읽고 시작..

Z의 스마트 폰 - 여학생모임 한글박물관

좋은 일이 있어 점심을 산단다. 새로 단장한 한글상설전을 관람해야할 의무도 있고, 날씨가 좋고 바람이 좋아 밖으로 나갔다. 점심은 소박하다고 미리 전했다. 내일보다 오늘은 아주 젊은 날이다. 오늘 안하면 내일은 못하게 된다!!! 오래 묵힌 'Z의 스마트폰(박준영, 쌤앤파커스, 2022)'을 꺼내놓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차츰 정년을 맞아 밖으로 나오고 있지만 "라떼(나때)는 말이야~"는 여전히 버리지 않으려 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도 행선지 버스 번호를 묻고 장소를 물으면서도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스마트폰 강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각종 미디어강좌가 있지만 아이를 부르는 것이 내 불편을 요모조모 잘 알아해주니 Z세대에 의지하고 기억은 쇠퇴하고, 같은 질문을 계속하니 아이들도 힘들어한다. 통화하고 사진찍..

왕거미 집을 짓는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가는 임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 가소 도토리 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택배 보내러 가는 길에... 도로 사이로 집과 집 긴 거리를 건너 어찌 저 가을하늘 아래 매달릴 수가 있는지. 태풍이 오고 있는 하늘과 건물색이 잘 어울린다. 난곡에서 관악산 둘레길 접어드는 버스정류장에도 드높은 고가 밑이라서 그런지 집에서보다 몇 배는 더 큰 왕거미들이 버글버글하다. 또 깜짝 더 크다. 모두들 어디로 갔을까. 손주 유치원 등원에서 모처럼 자유로와진 동행 덕에 오랜만에 관악산 둘레길을 들어섰다. 못보던 길..

우리/함께걷기 2022.09.20

60에는 격일로 고기를 먹으라고?

연못 앞에서 물고기만 부러워하기 보다는 되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편이 낫다는 글을 찾아가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60에는 격일로 고기를 마련해야 한다. 음식을 노는 데마다 끌고 다니는 것은 90에나 할 일이다. 둘레길을 갈 때 물도 커피도 안싸고 둘레길 언니에 의지해 달랑 컵 하나만 들고 가는 내게 위로가 되는 글이다. ------------------------------------------------------------ 한(漢)나라 동중서(董仲舒)의 대책문(對策文) 가운데 “연못을 내려다보며 물고기만 부러워하기보다는, 뒤로 물러나서 그물을 짜는 것이 나을 것이다.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는 속담이 인용되어 있다. 《漢書 卷56 董仲舒傳》 > 고전번역서 > 간이집 > 간이집 제7권 / 마포록(麻浦..

포도 괴담- 태풍이 온다기에

깔끔하고 맑은 포도쥬스에 씨없는 포도살이 말캉 들어 있지. 포도살이 탱글 살아있으면서 씨를 빼낸 기술이 신기했는지 처음 나왔을 때 할미잇몸 괴담이 돌았었다. 할아버지들은 감각이 무뎌서 후릅 삼켜버린다고도 했다. 어느 와인 박물관 사진에서 포도씨 빼는 도구도 보았지만 그런 도구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작년 이 날도 재작년 이무렵도 나는 이것을 고민하며 이 일을 하고 있었다. 목화씨 빼는 도구와 같은 원리인 듯한데 포도과육은 미끄럽다. 태풍이 온다기에 몽땅 따기는 했는데... 다듬어 씻고 또 씻어 물기를 없애는 동안 낱알부터 으깨어 담근 포도주는 벌써 폭발 중이다. 폭발을 완화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긴 슬러시빨대를 꽂아두었다. 효과있다. 이들은 알 수가 없다. 같이 진행을 했는데 한 병은 술냄새가 나고 ..

우리/일기 2022.09.06

선택

사당역 닭칼국수와 만두가 맛있다길래 갔는데 까르륵까르륵 여학생들 무리의 소리가 꽤 크다. 오랜만에 듣는 소리라서 더 가까이 자리잡았다. "친구의 남동생과 내 남동생의 친구!!!" 선택하는 일이다.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선택을 해야만 하고 설명 안되고 중간도 없다. 답이 나올적마다 식탁을 두드리고 의자밑으로 넘어졌다 일어나며 깔깔댄다. 언젠가 두뇌는 선택으로 결정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90 어른이 혼자 50년 사신 집에 살아야 할까. 이나이에 자녀들 근처로 이사해야 할까. 한 시간도 되기전에 선택이 자꾸 뒤집히고 뒤집힌다. 멀어도 찾아뵈는 자녀가 있고, 가까와도 자주 못찾는 자녀도 있다. 50년을 살아서 장보는 일이나 병원가는 일이나(50년 함께 늙어가며 마음을 알아주는 의사가 있다) 조금만 걸어..

우리/우리동네 2022.08.31

크~ 염려하던 일 - 다음 메일

[사전 안내] 2022년 10월 1일 이후 Daum 메일 로그인 관련 안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aum 메일 서비스 담당자입니다. 2022년 10월 1일 이후 Daum 로그인 기능이 카카오계정으로 일원화됩니다. 로그인 기능 일원화 이후에는 Daum 아이디 로그인 지원이 중단되고 카카오계정으로만 로그인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다음계정을 사전에 계정통합하시면 10월 1일 이후에도 불편없이 Daum 메일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카카오계정으로 통합하셔도 현재 사용중인 메일 주소는 변경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계정통합을 진행해 주셔야 IMAP/POP/외부메일도 원활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계정 통합 관련 궁금증이 있다면 계정 통합 가이드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계정통합 공..

우리/일기 2022.08.31

둘레길 정비

지난 주 도림천의 피해 모습이다. 구로디지털역은 물론 서울대입구까지 통제되어 둑길과 도로 중심으로 걸었다. 나무는 부러져 있고 주택가에는 냉장고가 잔뜩 나와 있고 불어터진 주방기기와 장판이 쌓여 있다. 소방차가 열을 지어 서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물을 퍼내야하나보다. 어디 앉아 믹스커피 함께 마실 곳이 없어 어중간한 카페에 들렀는데 가격이 비쌌고 기다려도 주인장이 나오지 않아 돌아나가려다 마침 들어오길래 주문을 했다. 아메리카노인데 다 마실 무렵 컵 안쪽 주변으로 닦이지 않은 크림라인이 보였다. 입구가 오목한 형태라서 잘 안보였었나보다. 우리아이도 손가락힘이 없어 그릇닦을 때 나보다 몇배로 힘든게 보이는데... 그날로부터 이틀째까지도 아랫배가 싸르르 탈이 났다. 생각해보니 이곳도 침수피해를 겪었..

우리/함께걷기 2022.08.20

티스토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1 글을 작성하고 블로그를 관리해보세요. 티스토리에 오신 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글은 비공개로 작성돼 있습니다. '편집'으로 내용을 바꾸시거나, 삭제 후 '새 글을 작성'하셔도 됩니다. 글 뿐만 아니라 블로그의 각종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블로그관리'를 확인해보세요. #2 다양한 스킨이 있어요. 티스토리에 있는 다양한 '스킨'도 살펴 보세요. 블로그나 사이트를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스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실 건가요? 잘 생각해 보시고, 마음에 드는 스킨을 고르세요. '스킨 편집'을 통해 다양한 커스텀, 그리고 홈 꾸미기를 적용하실 수도 있답니다. #3 포럼에서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마지막으로 사용하시다가 티스토리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포럼'을 확인하세요...

우리/일기 2022.08.14

다음 블로그 종료 2 - 주희 학고재 명

블로그 기록은 나를 위한 학문인가 남을 위한 학문인가 꼭 그것만이 옳은 것인가 相古先民 (상고선민) 옛 선민들을 살펴보면 學以爲己 (학이위기) 자기를 위한 학문을 하였으나 今也不然 (금야불연) 지금은 그렇지 아니하여 爲人而已 (위인이이) 남을 위하는 학문을 할 뿐이다. 爲己之學 (위기지학) 자기를 위해 하는 학문은 先誠其身 (선성기신) 먼저 자기 자신을 성실히 하고 君臣之義 (군신지의) 군신간에 행할 의를 행하고 父子之仁 (부자지인) 부자간에 행할 인을 행하며 聚辨居行 (취변거행) 모든 걸 분변해 거하고 행함에 無怠無忽 (무태무홀) 태만하거나 소홀치 않으며 至足之餘 (지족지여) 족함에 이른 나머지에는 澤及萬物 (택급만물) 혜택이 만물에 미치게 하였다. 爲人之學 (위인지학) 남을 위해 하는 학문은 燁然春華..

우리/일기 2022.08.01

Daum블로그 서비스 종료

하나하나 백업을 하다 지치고 무의미하단 생각이 든다. 블로그는 스토리이면서도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참고하기 좋았었다. 그날그날 일상이나 적자고 한 일은 아니고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연결해서 공부도하고 확인도 하고... 지성을 일깨우기 좋았고 나를 다스리기 좋았고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고 할 곳이 있어서 좋았다. 다른 웹에 거져 얹어 내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에 지향할 일도 아닌것 같아, 이런 조치가 앞서가는 맞는 조치인 것도 같다. 스마트폰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나로서는 불가한 일이다. 어쩌면 다음에 이런 일을 또 겪어야 한다는 것도 옮기기 싫게 한다. 다음이메일도 이런 수순을 밟아가지 않을까 하여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지난 4월 8일에 어떤 느낌이 있어 백업하다 지쳐 그만두었었는데 참..

우리/일기 2022.07.04

겸손한 목격자들

겸손한목격자들, 메디토리얼, 2021. -철새와 철새를 세는 사람들과 연루되다, 성한아 -경락을 연구하는 실험실에 연루되다, 김연화 -자폐증과 자폐증을 공부하는 엄마들에 연루되다, 장하원 -성형외과에 연루되다, 임소연 169면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 *이 책을 읽고 여학생 7월 14일 모임 주제로 정한 후 우연히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기 시작한다. 지금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하지 못한다. 내 생각에 골똘히 빠지고 내 중심의 생활로 상대방을 적응시키려 한다. 그 경계는 어디인가. 아는 분 아들 어렸을 때, 한겨울 그 집을 방문하면 내가 사들고간 모든 귤이 빈 봉지가 될 때까지 그 아들이 던지는 귤을 얼굴에 맞..

우리집 청포도 나무 한 그루

대략 1977년부터 자리잡은 것 같다. 그때 건축법에는 사계절 나무와 유실수를 심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포도나무와 석류나무는 한 송이에 많은 알을 품고 있어 자손 번창과 관련이 있다. 건축업자가 나란히 지은 집들 하나같이 산당화(명자나무) 목련 장미 단풍나무 포도나무 사철나무 향나무가 있었다. 난 아직도 이 포도나무를 어찌 관리해야할지 잘 모른다. 봄이 되어 순이 너무 많이 나온다 싶으면 가지관리가 힘들것 같아 솎아주고, 날이 더워지면서 드나드는 대문까지 가지가 내려오면 순도 따주고 길이도 자른다. 그무렵 이리저리 가지와 잎 위로 누워서 자라는 포도송이들을 아래로 내려준다. 이 때 한참 자라 알도 꽤 커진 포도들을 실수로 많이 잃는다. 가지 벋은 선을 잘못 찾았거나 너무 엉켜 풀..

우리/일기 2022.06.14

유일한 - 유한양행 - 유한공고

동작충효길 4-5코스를 시작할 때 출발점이었다. 바닥에 심어진 실미도 사건 현장 동판이 있다. https://blog.daum.net/inkbook/12861034 동작충효길 4 - 5코스 노량진 - 동작구청 - 유한양행 - 청매 - 신대방삼거리역 - 농심 - 보라매공원 - 신대방역 blog.daum.net 버스를 타고 유한양행 사옥 앞을 지날 때면 건물 디자인도 버드나무 같다고 생각했다. 70년대 어려운 시절 친구들의 우수한 동생들은 학비가 없는 유한공고의 장학생으로 들어가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분을 우리세대의 기억 만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의 하얀 찔레꽃

날마다 같은 길을 간다. 오른팔만 까맣게 탔어. 그랬다. 몇 번이나 다닌다고... 버스 오른쪽 창가에 1시간씩 기대어 온 탓이다. 5월은 부모님들의 계절 친구들도 모두 충실히 자신의 길을 잘 해내고 있다. 대견하다. 어렴풋이 내가 갈 날이 지나 엄마를 불안하게 해드렸다. 아주 가까운 기억부터 놓치시는 빈도가 잦아진다. 둘레길 끝이, 엄마랑 멀다고 하루를 거른 탓이다. 내 두 손을 끔찍이도 귀히 여겨 당신 몸을 절대 만지지 못하게 하셨지만 그날은 내 고집으로 이틀동안 꽁꽁 굳어 차가와진 두 발을 허벅지 오금 종아리 정갱이 발목 뒤꿈치... 꼼꼼하게 주무르고 문지르고... 아는 것은 없지만 대퇴부에서 피가 생성되는 것 같고 오금 쯤에서 굵은 혈관이 발끝 모세혈관까지 전달할 힘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저녁에는 ..

우리/함께걷기 202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