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일기 39

우리 나무가 이정도면 심각한 재난

나무가 땅에 닿았다.밖으로 차나 사람에게 부러질까 긴 막대로 털어주었다.인터넷선과 전기선도 땅에 닿았다.가로수도 모두 땅에까지 휘었다.하우스 뿐만아니라 무너지는 집도 많이 생길 것 같다.천둥은 지금도 계속 치며 눈을 쏟아내고 있다. TV는밤새도록 해외여행과 정치만 떠들어대고 있다. 아직집 칠도 못하고포도나무도 못잘랐는데... 일주일간 애먹인 보일러를 아슬하게 고쳐놓았다.난방관이 새는 것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새보일러값에 육박하는 부속을 갈았다.30만원 주던 친환경보일러 설치 보조금은 20만원에서 다시 10만원으로 줄더니권장기간이 끝나 올해부터 없어졌다고 했다.물이 새서 열교환기와 팬을 교체한다는데 30만원을 아주 훌쩍 넘기고새로 설치하려면 적어도 97만원 정도에설치 장소에 에어컨처럼 배수구가 있는 곳..

우리/일기 2024.11.28

엄마의 김장

찹쌀가루를 사서 익반죽을 해서 빚어 냉동했다가끓는 물에 떠오를 때까지 익혀서 호박죽에 넣고 잣과 대추 썰은 것도 얹었다.엄마 드리고 싶다.한 그릇을 가져갔더니새 김치 작은 한 통을 주신다. 아주 작은 두 쪽이 담겨 있다. 손맛이 좋은 식당에 부탁해서 사오신거란다.내 김장이라신다. 논산에서매운김치와 너무 신 김치를 만두한다고 들고와보니새김치가 그리워비싸거나 말거나 배추 한 포기에 7천원 주고 사서 배추겉잎은 우거지 삶아 냉동하고마악 새김치를 담근 다음에이다.나 역시 배추 한 포기만 담가서1/4 겉절이 하고 3/4 작은 세 쪽만 포기로 담아 저장해두었다. 내것은 조금 짜게 되었는데 이 김치는 심심하고 재료를 많이 쓰지 않아 순수하고 깔끔한 맛이다.엄마가 다리를 번갈아 뻗어가며 쪽파를 다듬고 마늘과 생강도 찧..

우리/일기 2024.11.19

가을 방아향 - 담쟁이 하트

산당화 명자나무가 몇년전 응애?에 감염되어이즈음이면 잎이 말라 우수수 떨어진다. 볼 때마다 안타깝다.뒤늦게 농사를 시작한 지인의 지인의 내가 끝물고추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 잔고추가 없는 끝물만 한 상자를 마당에 폐기한 까닭이다.그 고춧잎은 뒷면이 쩜쩜이로 가득했었다.호박잎을 먹으려고 키웠던 호박도 그만두었고 피해는 수사해당화잎에도 옮았다.지인의 지인이 3만원을 받아 사다준 약도 소용이 없다. 약이 없다고 나온다.아무에게도 마당흙을 퍼줄 수도 없다. 내 끝물고추 애호는 그만큼 까다롭기도 하다.겉은 불투명한 광택이 돌아야 하고 안을 가르면 씨대신 솜같은 포슬한 것이 채워져 있으며 볶아 졸이면 너무 허무하게 양이 줄어든다.뾰족하고 반짝이는 표면에 씨가 비치는 끝물고추는 아무리 작아도 맵고 질기다.내 눈에 ..

우리/일기 2024.10.25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글씨 쓸 것 - 서둘지 말 것

상강이 열흘 남짓 남았으니고구마를 캐드려야겠다.심지 말라니깐....아마도 이웃 두 줄, 어머니 두 줄, 소일거리였는데옆집 엄마가 조금 다쳐서 캘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새 달력을 받았을 때상강 2주 전과 1주 전 도로가 조금 한가해 보이는 날로고구마 표시를 해두었었다. 저 그냥포크레인으로 땅 뒤집어서 줍기만 하는 또 삐링이랑 너무 큰 거 말고 딱 같은 시간에 같이 익는 크기로그런거 사먹을래요.어머니!!! 한 고랑만 하시라니까 또 네 고랑!!! 으아악!!!고구마줄기를 걷다가 쫑알대고 두 고랑 남았을 때, 또 한 고랑 남았을 때...불만을 소리쳐본다. 안썩히고 겨울을 잘 나면서 먹는 일이 또 일거리다.작은 것부터 모아 마당에서 1/3을 씻어 들여왔다.찌고 껍질을 벗겨 한 통 마련 오늘 먹다가 ..

우리/일기 2024.10.10

서보 20은 다음 주에나 - 나도 미용실 가고 싶다

벼리는그물을 끌어당기는 중심줄이라고 배웠다.그렇게 그물을 당기는 중인데대문을 열고보니 내가 또 콩쥐가 되어야할 것 같다.계단에 앉아 다듬고 까다가 모기밥이 되어 들어왔다.밤 9시가 되었다.내가 나를 사랑해서드러눕기로 한다. 여름 무더위는 그렇게마늘 한박스 까서 찧고 저장하고> 멸치 다듬고 저장하고> 포도따서 저장하고> 화선지 정리하고 > 고춧잎과 끝물고추 다듬고 고구마줄기 한 박스 까고 삶고 저장하고...고구마는 없고.....보내고 10월이 되었다. 음력으로도 낼모레면 9월이 된다.엄마가 고춧잎은 다른것보다 조금 더 삶으라고 하셨다. 데치면 씁쓸해서 맛이 없단다.조금 싱겁게 무쳐야 고추장 넣고 비빈다. 배불리 먹으면 잠이 온다. 난 이렇게 이런 거 다 하며 글씨도 쓰고 논문도 쓴다. 새벽시간 내 시간커피..

우리/일기 2024.10.01

이제 내 화양연화인가

어떤 분의 화양연화가 내게로 왔다이제 나의 화양연화인가. 졸업작품 때 전각용으로 장당 4~5천원씩 하던 한지.쪼가리를 모아 돌돌 말아 통에 담아두셨다.부직포에 바탕줄 그은 것, 삼각 줄 그은 것, 구궁을 그은 것....나도 쪼가리를 그렇게 모아 두었다. 내가 드디어! 보리차를 다 끓여먹어서 나도 티백 루이보스보리차를 시작하고자 했다. 볶은 보리 닷되 쯤이 내게로 왔다. 매일 끓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2년이 넘어야 소진이 될듯말듯한 양이다.엄마가 동의 없이 주문하신 고춧가루 10근을 취소시켰다. 이제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저장하지 않기로 한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났는데...그간 작품했던 것들을 펼쳐 하나만 골라 사진 찍어두고 나머지는 연습용으로 덧쓰고... 그렇게 한 박스를 버린 뒤, 작품 한지 한 보따리..

우리/일기 2024.09.28

내 포도의 모든 것 - 비가 온다기에

포도를 키우는 일은 고도의 노동집약산업이다.내 능력으로는 딱 한 그루밖에는 잘 관리하지 못하겠다. 오래전직장이 끝난 나는 집으로 향하지 않고집앞 독서실로 향했다.직장 끝나고 간 어두컴컴한 독서실은,배불리 저녁까지 먹고 가게 되면엎드려자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초코파이 하나와당시에 델몬트오렌지에 이어 처음 출시된 100% 포도주스가 나의 에너지였다.반쯤 감겨가는 눈으로 보는둥마는둥 머릿속에 드는둥마는둥이투명하게 맑아졌었다. 창밖으로말벌과 새들이 포도알을 쏘옥쏙 뽑아먹는 것을날이 너무 무섭도록 뜨거워 바라만 보고 있었다.비가 올 것이란다.다 익은 포도가 비를 맞고 또 땅의 많은 수분을 흡수하게 되면 알이 터지게 된다.묵은 나무 남은 한 줄기에서 작은 가지 하나가 살아 많은 열매를 맺었다. 심사위원께서내게 냉..

우리/일기 2024.09.13

선풍기 날개 - 한일 A/S

아마도10여년도 더 되었을 에어컨을 살 때 서비스로 받은선풍기일 것이다.당연히 제조처는 중국산이고그 특징은 판매처 고장문의처 전화번호 모두"지금은 없는 전화번호이오니~"이다. 안전철망 아래에만 있고 위에는 고정핀이 없어 밤사이 회전을 거듭하다 헐렁해진 안전철망이 떨어지며날개를 건드리며 그 날개는 다시 뒤 안전망을 건드리며 뒷 철망 몇개까지 휠 정도의 힘으로날카로운 부러진 날개조각들이 거실 사방으로 튀었다.아주 작는 조각은 내 양말에 박혔었는지 세탁기에서 발견이 되었다. 고정핀 하나의 소홀함이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무서움으로 오싹했고 너무 위험했다.다른 또하나의 선풍기 날개를 분리해 꽂아보니규격이 같은지 생산처와 제품명이 다른데도 잘 돌아간다.어떤 연도 이후로 규격이 통일되었다는 믿음을 갖고 다 맞으리라는 ..

우리/일기 2024.08.15

거 한 철 자라는 거... - 한현종묘지명 석 장

야!!! 마당에 풀 좀 뽑아!!!어? 뽑은 건데...이건 뭐야 이거...그건 질경이고 비름나물도 한 접시 만드는 중이고 방아는 내내 키워야 하는 거고...어제 땡볕에 풀독 올라가며 두 빈 화분에 하나 가득 뽑아 얹어 말리는 중이건만명아주 깨풀 자리공 달개비 까마중 괭이밥그 애들 뽑는 것도 안타깝긴 했다. 풀뽑고 손가락이 몇군데 부풀어오른다.글씨쓰던 손이라 고무장갑까지 끼고 뽑아야 했나보다.심지 않았는데 혼자서 자란 콩이 예쁘다. 기차가 강을 건넌다.평균수명이 90을 넘겼다.사시던 곳에서 만지던 살림과 얼굴아는 이웃과, 종종 된장국을 퍼다주는 건너 엄마들과... 가끔을 바람도 쐬어주는 동네 모임과.... 그렇게 계시는 것이 맞는 것일게다. 조금씩 정리를 하셔야 하는데 한 가지 늘어놓은 살림을 볼적마다 내 ..

우리/일기 2024.06.28

4월의 뿌리 채소 인삼-시일야방성대곡

예전에소설 동의보감에서 읽었던계절 음식의 효용에 관한 내용이 어렴풋 기억이 난다. 겨울에는모든 기운이 땅속을 향하니무우 양파 감자 고구마 당근 마늘 토란 연근 더덕 인삼....순이 돋으려 하는 냉이도 그 뿌리의 효용이겠다. 봄이 오니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모두 뒤적여서 뿌리채소를 해결한다.신문지에 펼쳐 감아 보냉봉투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저장했었는데 오래 무사하다. 마늘 다져 냉동시키고양파도 몇 개만 남기고 다져서 반쯤은 만두속으로 버무려놓고 나머지도 다져서 오래 볶아놓는다. 카레용이다. 카레는 붓기를 빼준단다.고구마도 모두 쪄서 껍질과 앞뒷머리를 다듬어 한 통을 냉장고에 저장해둔다.당근은 고운 채칼로 소복이 썰어 발사믹식초에 절인다. 빵에 얹어먹을 것. 무우를 넓적하고 얇게..

우리/일기 2024.04.11

보릿고개 - 춘궁기 人窮期

춘궁기春窮期 - 한심하다. 人窮期 해마다 이 즈음이면 지난해 수확한 파와 양파 등의 재고가 다해가고 아직 새 작물이 나오지 않을 무렵이다. 옛부터 춘궁기라 하지 않았는가. 물가 점검이라고 실적이라고 하필 거기를 기획한 참모들이나 발떼는 곳마다 그걸 문제삼고 답변하고 언론도 떠들고 그 떠드는 언론도 조사하고... 그 모양을 보며 투표를 해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는가. 반만년 역사 춘궁기를 지금도 떠들어대서 아주 시끄럽다. 생계에 필수식품도 아니니 저 작물 대책의 덕을 보는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다. 저 작물을 대량공급하는 농가는 피해농가가 아니다. 대파를 많이 소비한다면 이 시대에 저장을 잘 했어야 하고 잠시 좀 덜쓰고 대체품을 찾으면 된다. 다음달이면 다시 대..

우리/일기 2024.03.28

서해수호의 날 - 바다 위의 별이 되어

1절 우리들은 이 바다 위에 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나니 바다의 용사들아 돛 달고 나가자 오대양 저 끝까지 2절 우리들은 나라 위하여 충성을 다하는 대한의 해군 험한 저 파도 몰려 천지 진동해도 지키자 우리 바다 3절 석양이 아름다운 저 바다 신비론 지상의 낙원일세 사나이 한평생 바쳐 후회 없는 영원한 맘의 고향 후렴 나가자 푸른 바다로 우리의 사명은 여길세 지키자 이 바다 생명을 다 하여 젊은 아이들이 하늘에서 하나..하나.. 별처럼 빛을 발하고 사라진다.

우리/일기 2024.03.22

지난 3월의 주부살이 - 시~~~작

명절 남은 재료도 거의 소진해갈 무렵이다. 남겨둘 자료들은 가끔 한 번씩 옮겨 저장하고 화면을 가벼이 만드는데 주부살이는 2019년부터 꽉 차있다. 아마도 늘 무슨 반찬을 해야할지 고민해서인가보다. 주로 대파 무 등 재료정리와 묵은나물 김장김치 정리차원이지만 새로 나오는 재료가 그득해 눈이 뜨인다. 나는 매해 3월마다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막바지 청도미나리를 받아 이것저것 음식을 하고 장조림과는 조금 다른 말랑새콤달콤의 달걀장도 만들어 보았다. 이무렵에는 묵은 김장김치 우수리를 모두 모아 만두를 만들고 명절 남은 가래떡에 짜파게티 소스 남은 것을 넣어 떡볶이를 하고 찹쌀가루 익반죽으로 새알을 빚어 데쳐서 미역국도 끓였다. 이제 고구마도 썩으려 하니 맛탕으로 소진하고 봄동배추와 달래로 겉절이도 해보았다. ..

우리/일기 2024.03.03

깨와의 인연은 어찌하나요? - 태백산 각화사

태백산 각화사 1980년대 당시 어린 때부터 불심이 깊은 친구가 한여름 단 3일 밖에 없는 여름휴가를 조계사 수선회 하계수련에 나와 함께 참가신청을 해두었다. 영주-봉화-춘양... 기차타고 시외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비가 오다 그치다 땡볕에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었다. 맑은 얼굴의 스님이 합장하며 나무가 이어져 그늘진 길 아래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새벽에 일어나 풀도 뽑고 근로하지 않으니 절에서는 두 끼만 먹는다고 하였다. '화두'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다. 면벽수행에서 나는 뒷문이 활짝 열려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비에 젖은 바위 사이사이 풀들과 이끼들이 맞는 빗방울을 보며 태풍이 쓸고 지나가 쓰러진 벼들을 함께 쓰러져가며 단으로 묶는 농부들을 생각했다. 발우공양에서 왜 밥알을 한 톨도 남기면 ..

우리/일기 2024.01.29

토란 그리고 고구마 숙제

농산물 임무 완수!!! 토란 그것은 추석 때부터의 일이다. 아버님 계실 때 추석음식으로 토란국을 끓였다가 모두 낯설어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토란국은 잘 끓이지 않는다. 동생이 얼마전 추석때 큰 솥 한가득 토란국을 끓여 왔다. 국은 대량으로 끓이면 맛이 배가 된다. 엄마는 오랜만에 아주 맛나게 드시고는 그 국이 자꾸 생각나셨나보다. 재래시장에서 사오시고 자꾸 눈에 띄니 또 한 보따리 사오셨다. 나는 나 혼자 재고 먹는것이 싫었지만 엄마 재고를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재고가 다하기도 전에 논산에서도 또 검은봉지에 한가득을 주셨다. 구슬같은 씨도 다닥다닥 붙어 날 잡아서 까고 남겼다가 다시 깠다. 조금씩 뾰족한 싹이 올라오는데 결국 다 까야할 것 같았다. 한국기행 겨울음식에서 토란을 삶아 까더니 절구에 넣는다..

우리/일기 2024.01.24

신김치 콩나물국 - 콩나물 쌀국수

물에 멸치와 콩나물만 넣고 끓이다가 콩나물냄새가 안나면 신김치를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엄마는 여기에 가끔 두부를 손가락굵기만하게 채를 썰어 넣으셨다. 지금까지는 별로 즐기지 않아 잘 하지 않던 국인데 지난번 여기에 굴을 넣었더니 흐믓한 결과의 빈그릇을 보았다. 이제 이런 것이 좋은 나이가 되었나보다. 오징어를 샀다. 내 오징어 구매 기준은 3마리 만원이다. 지나갈 때마다 적당한 크기의 오징어값을 보다가 마리당 3천원 내외일 때 열마리쯤 사두고 먹는다. 씻지 않고 한 마리씩 분리되도록 냉동하고 두 마리 정도는 씻어 채썰어 김치전에 넣기 좋게 1회분씩 냉동한다. 오징어가 네 마리 만원? 주로 B품을 가져오는 곳이다. 사온 당일에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과 놓는데 여기에는 꼭 브로콜리를 곁들여야 색감이 ..

우리/일기 2023.11.30

먹물은 말라가고

붓은 어디 있게? 난생 처음 파김치를 담근다. 갓김치도 처음이다. 90이신 엄마는 한아름이나 되는 쪽파를 어쩌자고 두 단을 사놓고 앉아계시는 걸까. 꽈리고추 사다 놓으신지 일주일이 되려고 하는 것 같아 다듬어둔 멸치를 들고가서 반찬을 해놓고 오려고 했다. 그 펼쳐놓은 쪽파를 보니... 또... 울고 싶다... 사놓기는 했는데 오래 앉아 다듬는 것은 협착이라 힘들고, 씻는 것 오래 서있기 어렵고, 양념하는 것 많이 잊으셔서 엄두가 안나고 양념마다 액젓이며 마늘 다진거며 고춧가루며 새우젓이며가 어디 있는지 남아있기나 한지. 풀도 쑤어야 하는데... 큰 그릇 씻는 것... 잠시 서계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어쩌자고... 아침에 나 내일까지 편집교정봐서 넘겨야해. 그러다 갔는데... 다듬고 씻고, 다듬고 난 부산물..

우리/일기 2023.11.26

시장을 봐왔다.- 남성 사계시장, 1인출판 명세표

과일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서 안정이 될 때까지 조금 기다리다가 오늘 재래시장으로 나갔다. 운동삼아 걸어갈만한 거리지만 환승을 겨냥해 버스를 탔다. 팩스와 우체국과 편의점 택배 오가니 버스가 타고 싶었다. 시장 입구부터 가격을 읽고 기억하며 들어간다. 배 한 개 6천원 사과 3개 만원 깻잎 세 묶음 천원 단감 한 개 천원... 어제 롯데에서 토마토 6개 묶어놓고 16,800원이었었다. 이 시장은 언제 와봐도 불경기가 없는 듯하다. 시장 상인회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자주 순회하며 물건을 기준선 밖으로 내놓지 못하게 하고 판노트를 들고 다니며 상인들에게 일일이 불편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들어 적고 있다. 상인 최고!!! 사람들은 북적북적. 물건에만 눈이 팔리면 손수레가 발에 치이니 조심해야 한다. 시장의 중심거..

우리/일기 2023.10.31

고혈을 짠다고 했나? - '자방고전 풀이' 언어학/언어사 주간 베스트 38위!

잉??? 다시 24위??? 오이지를 재워두었다가 짜고 또 짠다. 마치 내 글 같다. 9년째 또 논문을 제출했다. 마음이 편안하게 냈다. 저작권 윤리서약서 등의 권리가 저자에게 부당하지 않도록 많이 개선되어서 채택이 되지 않아도 좋다. 접수거부 연속 고전번역원은 이제 내가 버린다. 내 이름이 거슬리는 이름으로 외워지기에 충분한 행적을 보였다. 그냥 스무살의 꿈으로 두기로 한다. 내가 발을 들일 곳과 안들일 곳을 구분한다. 이제 연구하기가 진력이 다한 듯하다. 벅차고 딸린다. 드디어 자방고전 법칙을 대입을 시켰다. 마지막 아래아를 찾았다. 마치 아름다운 수학공식을 푸는 것 같다. 네번 째 수정을 마친 원고를 다시 받아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또 수정을 해서 넘긴다. 다시는 내지 못할 책같아 무릅쓰고 고친다...

우리/일기 2023.10.12

나무

대형폐기물 나무 묶음 높이 1.5m 이내 / 묶음 지름 30cm 이내 2,000원, 30~50cm미만 5천원. 50리터 쓰레기봉투 1,250원. 이렇게 예쁜 나무들과 풀들을 잘라냈다. 한창인 나팔꽃을 거둔 것이 가장 미안하다. 나무꼭대기까지 엉켜서 꽃이 활짝 핀 아침에는 차마 거두지 못하고 어슴프레한 저녁에 눈을 질끈 감고 내렸다. 바랭이풀 강아지풀 비름나물 질경이 제비꽃 먹다남은씨에서난감나무순들 포도나무순 원추리 까마중 자리공 담쟁이 나리 방아 너무했나싶은명자나무 맨드라미 달개비 망초 아마도 가죽나무까지... 모르고 모르는 풀들... 필력이 좋은 나는 나무도 잘 자르고 잘 버린다. 도구는 전지가위와 일회용 우산을 비닐과 우산살을 분리배출하고 남은 손자루이다. 높은 가지도 저 우산 손잡이로 잡아내려 자르..

우리/일기 2023.09.13

물방울이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가로지른 전깃줄에 물방울이 미끄럼을 탄다. 보태고보태져 감당할 무게를 넘기면 아래로 똑. 또 다른 물방울이 긴 줄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실타래처럼 헝클어진 내 마음 땅의 나팔꽂과 하늘의 포도덩굴이 드디어 손을 맞잡고 얽히고 얽힌다. 뜨겁다고 계속 비가 온다고... 알아서 익겠지... 했다. 이번엔 벌이 점령을 하고 다 먹었다. 딱 두 송이 남은 것을 발견했지만 그 중의 한 송이는 귀한 벌떼들에게 주고 흔들리지 않게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게 우리 귀한 벌들에게 양보하고 내려왔다. 올해는 너무 많이 주었다. 새로 꽃피고 있는 쟤들은 서리맞을 때까지 내몫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근당 양택동 선생님의 글씨같은데 낙관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아 찍어왔다.

우리/일기 2023.08.28

고등어 필렛

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

우리/일기 2023.05.12

대문 아래

차녀 아버지의 "우리 차녀~"하시는 음성이 그리울 즈음 대문 안으로 택배가 왔다. 박스를 여는 순간 가지런한 이 모습에 눈물이 피~잉 돈다. 파를 자르니 속이 솜처럼 꽉 들어찬 파다. 더덕은 받자마자 까고 두들기고 양념을 얹어 저장해두었다. 간이 배면 냉동해두고 조금씩 꺼내 겨우내 더덕구이를 할 수 있다. 많이 불편하신 몸으로 단도리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내가 차녀가 된 것 같다. 엄마가 내가 기른 파를 보고 "얘 파가 꼭 너같구나. " 그러셨는데 내가 기른 파와는 또 차원이 다른 파인가보다. 그저 파가 매운지 눈물이 피~잉 돈다. 김장 축제를 못해서 끙끙 부러워만 할 즈음 대문 앞에 배추 세 통이 놓여졌다. 빨리 나으라고 도라지청과 버무린 김치 한 쪽. 언젠가 대문 문고리에 두부조림 한 통을 걸어두었던..

우리/일기 2022.12.04

포도 괴담- 태풍이 온다기에

깔끔하고 맑은 포도쥬스에 씨없는 포도살이 말캉 들어 있지. 포도살이 탱글 살아있으면서 씨를 빼낸 기술이 신기했는지 처음 나왔을 때 할미잇몸 괴담이 돌았었다. 할아버지들은 감각이 무뎌서 후릅 삼켜버린다고도 했다. 어느 와인 박물관 사진에서 포도씨 빼는 도구도 보았지만 그런 도구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작년 이 날도 재작년 이무렵도 나는 이것을 고민하며 이 일을 하고 있었다. 목화씨 빼는 도구와 같은 원리인 듯한데 포도과육은 미끄럽다. 태풍이 온다기에 몽땅 따기는 했는데... 다듬어 씻고 또 씻어 물기를 없애는 동안 낱알부터 으깨어 담근 포도주는 벌써 폭발 중이다. 폭발을 완화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긴 슬러시빨대를 꽂아두었다. 효과있다. 이들은 알 수가 없다. 같이 진행을 했는데 한 병은 술냄새가 나고 ..

우리/일기 2022.09.06

크~ 염려하던 일 - 다음 메일

[사전 안내] 2022년 10월 1일 이후 Daum 메일 로그인 관련 안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aum 메일 서비스 담당자입니다. 2022년 10월 1일 이후 Daum 로그인 기능이 카카오계정으로 일원화됩니다. 로그인 기능 일원화 이후에는 Daum 아이디 로그인 지원이 중단되고 카카오계정으로만 로그인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다음계정을 사전에 계정통합하시면 10월 1일 이후에도 불편없이 Daum 메일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카카오계정으로 통합하셔도 현재 사용중인 메일 주소는 변경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계정통합을 진행해 주셔야 IMAP/POP/외부메일도 원활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계정 통합 관련 궁금증이 있다면 계정 통합 가이드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계정통합 공..

우리/일기 2022.08.31

티스토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1 글을 작성하고 블로그를 관리해보세요. 티스토리에 오신 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글은 비공개로 작성돼 있습니다. '편집'으로 내용을 바꾸시거나, 삭제 후 '새 글을 작성'하셔도 됩니다. 글 뿐만 아니라 블로그의 각종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블로그관리'를 확인해보세요. #2 다양한 스킨이 있어요. 티스토리에 있는 다양한 '스킨'도 살펴 보세요. 블로그나 사이트를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스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실 건가요? 잘 생각해 보시고, 마음에 드는 스킨을 고르세요. '스킨 편집'을 통해 다양한 커스텀, 그리고 홈 꾸미기를 적용하실 수도 있답니다. #3 포럼에서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마지막으로 사용하시다가 티스토리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포럼'을 확인하세요...

우리/일기 2022.08.14

다음 블로그 종료 2 - 주희 학고재 명

블로그 기록은 나를 위한 학문인가 남을 위한 학문인가 꼭 그것만이 옳은 것인가 相古先民 (상고선민) 옛 선민들을 살펴보면 學以爲己 (학이위기) 자기를 위한 학문을 하였으나 今也不然 (금야불연) 지금은 그렇지 아니하여 爲人而已 (위인이이) 남을 위하는 학문을 할 뿐이다. 爲己之學 (위기지학) 자기를 위해 하는 학문은 先誠其身 (선성기신) 먼저 자기 자신을 성실히 하고 君臣之義 (군신지의) 군신간에 행할 의를 행하고 父子之仁 (부자지인) 부자간에 행할 인을 행하며 聚辨居行 (취변거행) 모든 걸 분변해 거하고 행함에 無怠無忽 (무태무홀) 태만하거나 소홀치 않으며 至足之餘 (지족지여) 족함에 이른 나머지에는 澤及萬物 (택급만물) 혜택이 만물에 미치게 하였다. 爲人之學 (위인지학) 남을 위해 하는 학문은 燁然春華..

우리/일기 2022.08.01

Daum블로그 서비스 종료

하나하나 백업을 하다 지치고 무의미하단 생각이 든다. 블로그는 스토리이면서도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참고하기 좋았었다. 그날그날 일상이나 적자고 한 일은 아니고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연결해서 공부도하고 확인도 하고... 지성을 일깨우기 좋았고 나를 다스리기 좋았고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고 할 곳이 있어서 좋았다. 다른 웹에 거져 얹어 내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에 지향할 일도 아닌것 같아, 이런 조치가 앞서가는 맞는 조치인 것도 같다. 스마트폰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나로서는 불가한 일이다. 어쩌면 다음에 이런 일을 또 겪어야 한다는 것도 옮기기 싫게 한다. 다음이메일도 이런 수순을 밟아가지 않을까 하여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지난 4월 8일에 어떤 느낌이 있어 백업하다 지쳐 그만두었었는데 참..

우리/일기 2022.07.04

우리집 청포도 나무 한 그루

대략 1977년부터 자리잡은 것 같다. 그때 건축법에는 사계절 나무와 유실수를 심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포도나무와 석류나무는 한 송이에 많은 알을 품고 있어 자손 번창과 관련이 있다. 건축업자가 나란히 지은 집들 하나같이 산당화(명자나무) 목련 장미 단풍나무 포도나무 사철나무 향나무가 있었다. 난 아직도 이 포도나무를 어찌 관리해야할지 잘 모른다. 봄이 되어 순이 너무 많이 나온다 싶으면 가지관리가 힘들것 같아 솎아주고, 날이 더워지면서 드나드는 대문까지 가지가 내려오면 순도 따주고 길이도 자른다. 그무렵 이리저리 가지와 잎 위로 누워서 자라는 포도송이들을 아래로 내려준다. 이 때 한참 자라 알도 꽤 커진 포도들을 실수로 많이 잃는다. 가지 벋은 선을 잘못 찾았거나 너무 엉켜 풀..

우리/일기 202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