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우리 178

도림천 숨은 오리 찾기

해가 투명해졌다. 볕이 아주 따갑다. 이 길은 전철 아래 도로 아래 그래서 거의 그늘이다.서울대쪽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듯하지만 물이 탁해서인지아래쪽에만 모여 있고 열을 지어 다니는 모양을 볼 수 없다.까만 가마우지도 가끔 눈에 띄어 조금 무섭다. 다음주쯤이면 한 칸 더 물길로 걸어갈 수 있겠다. 자재를 치우고 있다. 둘레길 언니는 눈썰미가 좋아서 자라를 아주 잘 발견한다.나는 아무리 상세하게 위치를 알려줘도 찾기 잘 어렵다.꼬리만 물에 담그고 있는가 하면 바위와 거의 비슷한 색과 모양으로 물가 수풀 근처에 조심스레 있기 때문이다.

우리/함께걷기 2024.05.28

고려대장군 신집평과 조선실학자 신후담 - 전근대 시기

전근대 시기에는아직 객관적 과학적 실증주의 역사학이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에문헌기록과 역사해석이 사실대로 기록되어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않고,왕이나 권세가들에 의해사실이 왜곡되거나 진실이 뒤집혀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이 객관적 사실이신집평 전사 후친몽골(원)파의 득세와 동북면 박역세력 후손의 새 왕조 개창 및 집권 영향으로'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의 편찬 때 기록에서 흔적만 남고거의 지워져서 묻혀버리고 말았다.세월이 지나자 광복 후 한국에서는 심지어몽골군 철수의 신집평 외교협상의 성공을타인의 성과로 기록하는 왜곡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책을 보내주셨다.올바른 자세로 역사를 보는 눈, 그것을 바르게 기록하는 일,그것은 중립이라는 것이 아니다. 단어 하나마다신뢰감을 싣기에 애쓰신 고뇌가느껴진..

듣고싶은 가고파 회심곡

가곡 가고파를 즐겨듣지 못하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좌우파는 학문분야 예술분야에도 깊이 들어 흔든 탓이다.이은상이 안된다고 이은상의 노래를 아무곳에서도 쓸 수 없다. 돌 맞는다.마산역앞에 이은상의 가고파노래비가 세워지자마자 붉은 검은 페인트를 뒤집어쓴다.거기 쓰인 붓글씨체가 참 예뻤다. 최남선이 공부만 한다고 선언하고 운동에 참여를 안해서 최남선의 집은사후 그의 학문 자료를 탐내는 사람들에 의해 도굴보다 더한 훼손을 입었다.그의 이름을 들어 긍정적인 논술을 펴가면 바로 논문 탈락이다. 학술분야에 운동이 들어왔다. 가고파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

[고전산문 576] 기울기에 대하여 - 이산해 글씨의 가파른 물매

한국고전번역원 2024년 4월 17일 (수) 오백칠십여섯 번째 이야기 [고전산문 576] 기울기에 대하여 - 이산해 글씨의 가파른 물매 〈정각(正覺)의 시권(詩卷) 앞머리에 쓰다[題正覺詩卷]〉 낚시질 그만두고 취하여 바위에 누워 물안개 자욱한 강가에서 탁영(濯纓)의 옛 노래 부르노라 평생 자연을 그리도 좋아하더니 늘그막에도 강가에 살고 있네 촌로와 자리나 다투며 지내는 몸이니 은자라 부를 것 없소이다 모래톱에서 웃으며 함께 가리키네 거울 같은 한강수에 또렷한 저 삼각산을 백발의 이 늙은 거사는 사문(斯文)에 노닐고 있는 몸이지만 정각(正覺)은 무엇 하는 사람이길래 이리도 간절히 시를 구하는가 함부로 쓴 오언시(五言詩) 종이 위에 비바람 몰아치는 듯하네 가지고 가 남에게 보이지 마시게 이제부터 문 닫고 숨..

비오는 날 도림천 오리

오리들이 보라매 공원까지 대피해 올라왔다. 이 앞을 여러번 지나면서 맨 아래 조형물의 색이 묽은 핏물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장기를 기증하신 분들의 탑이었음을 오늘 알게 되었다. 비 안오는 날 다시 한 번 자세히 읽어보고자 한다. 많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이곳의 물은 벌써 급격히 불어서 다리 끝부분부터 잠기기 시작한다. 오리다~~~ 저 앞쪽까지는 그래도 갔었는데 오늘 더 이른 부분에서 막혔다. 비도 오는데 도로로 올라간다. 공사기간이 꽤 길다. -------------- 이무렵 저 연두빛 새순같은 너희들을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는 말잘듣는 너희들... 비도 온다.

우리/함께걷기 2024.04.15

4월의 뿌리 채소 인삼-시일야방성대곡

예전에소설 동의보감에서 읽었던계절 음식의 효용에 관한 내용이 어렴풋 기억이 난다. 겨울에는모든 기운이 땅속을 향하니무우 양파 감자 고구마 당근 마늘 토란 연근 더덕 인삼....순이 돋으려 하는 냉이도 그 뿌리의 효용이겠다. 봄이 오니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모두 뒤적여서 뿌리채소를 해결한다.신문지에 펼쳐 감아 보냉봉투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저장했었는데 오래 무사하다. 마늘 다져 냉동시키고양파도 몇 개만 남기고 다져서 반쯤은 만두속으로 버무려놓고 나머지도 다져서 오래 볶아놓는다. 카레용이다. 카레는 붓기를 빼준단다.고구마도 모두 쪄서 껍질과 앞뒷머리를 다듬어 한 통을 냉장고에 저장해둔다.당근은 고운 채칼로 소복이 썰어 발사믹식초에 절인다. 빵에 얹어먹을 것. 무우를 넓적하고 얇게..

우리/일기 2024.04.11

과천 서울대공원 드는 길과 나는 길 인파

지난 주에는 봉오리도 채 맺지 않았는데 한 주만에 거의 다~ 피었다. 둘레길에는 아직이다. 텅 비었던 리프트도 오르는 좌석은 꽉 차 올라가며 대기줄이 길다. 둘레길을 빠져나오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호수변에서 서울랜드로 돌아오는 작은 둘레길은 오래 기다려 인파 적은 틈에 찍어보았다. 이럴 때 이런 길을 걷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날은 날마다 흐리다. 낮기온이 높다 하지만 두겹 겉옷이 벗어들만큼은 아니고 서늘한 기운도 있다.

우리/함께걷기 2024.04.09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멋지다. 걷고 걷고 또 걷고 아침에는 개똥을 치우고 먹이를 주고 그러다 노래를 한다. 바이브레이션 아닌 허공으로 퍼지는 공기 가득한 기~인 노래. theater ( theatre ) 1.극장 (([미]에서는 -ter가 많이 쓰이나, 극장 이름에는 [미]에서도 -tre가 흔함)) 2.[the ~, 집합적] (연극·영화의) 관객 3.[the ~] 연극, 극문학;[집합적] 희곡(戱曲); 연극계; 극단; 극작품-----네이버 영어사전 학교다닐때는 앞의 단어만 배워서 참 낯선 단어였다. 새로이 모르는 그 어떤 것.

보릿고개 - 춘궁기 人窮期

춘궁기春窮期 - 한심하다. 人窮期 해마다 이 즈음이면 지난해 수확한 파와 양파 등의 재고가 다해가고 아직 새 작물이 나오지 않을 무렵이다. 옛부터 춘궁기라 하지 않았는가. 물가 점검이라고 실적이라고 하필 거기를 기획한 참모들이나 발떼는 곳마다 그걸 문제삼고 답변하고 언론도 떠들고 그 떠드는 언론도 조사하고... 그 모양을 보며 투표를 해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는가. 반만년 역사 춘궁기를 지금도 떠들어대서 아주 시끄럽다. 생계에 필수식품도 아니니 저 작물 대책의 덕을 보는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다. 저 작물을 대량공급하는 농가는 피해농가가 아니다. 대파를 많이 소비한다면 이 시대에 저장을 잘 했어야 하고 잠시 좀 덜쓰고 대체품을 찾으면 된다. 다음달이면 다시 대..

우리/일기 2024.03.28

서해수호의 날 - 바다 위의 별이 되어

1절 우리들은 이 바다 위에 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나니 바다의 용사들아 돛 달고 나가자 오대양 저 끝까지 2절 우리들은 나라 위하여 충성을 다하는 대한의 해군 험한 저 파도 몰려 천지 진동해도 지키자 우리 바다 3절 석양이 아름다운 저 바다 신비론 지상의 낙원일세 사나이 한평생 바쳐 후회 없는 영원한 맘의 고향 후렴 나가자 푸른 바다로 우리의 사명은 여길세 지키자 이 바다 생명을 다 하여 젊은 아이들이 하늘에서 하나..하나.. 별처럼 빛을 발하고 사라진다.

우리/일기 2024.03.22

야쿠자 동백

이건 토종 아니여 야쿠자여. 엄마가 보시더니 그러셨다. 동네 슈퍼에서 판다고 아이가 신나게 사들고 왔다. 딱 이틀이 지나고 꽃잎이 벌기 시작하길래 "내일 사진 찍어서 보내줘야지." 그랬었는데.... 새벽에 이꼴을 하고 나를 허망하게 했다. 야쿠자라는 이름을 가진 그 의미를 생각하며 공통점을 찾아본다. 색깔은 어찌나 화려하던지. 토종은 꽃잎이 홑겹이고 예쁜 꽃술이 보이면서 오래간다고 하셨다. 질 때도 꽃잎이 한잎한잎 날려서 그 바닥이 아주 아름답다고 하셨다. 외래종은 화려하게 겹쳐진 꽃잎들이 미처 다 벌어지기도 전에 꽃술도 보이기 전에 통으로 툭 떨어져 버린다고 하셨다. 우리는 모르던 일이다. 동백을 사서 가지를 예쁘게 감아 분재로 1미터 넘게 키우는 동안 피기만하면 겹겹의 꽃잎이 벌어지기도 전에 툭 떨어..

우리/우리동네 2024.03.21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필경사 바틀비, 한기욱 역,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하기까지 얼마나 깊고 오랜 학문과 사유를 거쳤을지.... 최고의 번역은 직역이다. 아는 단어도 사전에서 여러 용례를 찾아 각각 알맞은 것으로 조합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us/2024/02/29/HREJQXWHKBFYNOCTCRKOMWG5UM/ ‘클린턴 불륜 스캔들’ 르윈스키 “20대의 치욕 지나 50세 되어보니…” 클린턴 불륜 스캔들 르윈스키 20대의 치욕 지나 50세 되어보니 www.chosun.com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게 된 계기 르윈스키는 2014년 다시 미국 대중 앞에서 섰다. 이번엔 스스로 선택했다. 계..

지난 3월의 주부살이 - 시~~~작

명절 남은 재료도 거의 소진해갈 무렵이다. 남겨둘 자료들은 가끔 한 번씩 옮겨 저장하고 화면을 가벼이 만드는데 주부살이는 2019년부터 꽉 차있다. 아마도 늘 무슨 반찬을 해야할지 고민해서인가보다. 주로 대파 무 등 재료정리와 묵은나물 김장김치 정리차원이지만 새로 나오는 재료가 그득해 눈이 뜨인다. 나는 매해 3월마다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막바지 청도미나리를 받아 이것저것 음식을 하고 장조림과는 조금 다른 말랑새콤달콤의 달걀장도 만들어 보았다. 이무렵에는 묵은 김장김치 우수리를 모두 모아 만두를 만들고 명절 남은 가래떡에 짜파게티 소스 남은 것을 넣어 떡볶이를 하고 찹쌀가루 익반죽으로 새알을 빚어 데쳐서 미역국도 끓였다. 이제 고구마도 썩으려 하니 맛탕으로 소진하고 봄동배추와 달래로 겉절이도 해보았다. ..

우리/일기 2024.03.03

도림천 보라매공원 - 물은 언제 맑아질까

보라매공원의 너른 잔디밭이이렇게 바쁜 날은 처음 보았다.연신 의료헬기가 내리고 뜨고 응급차와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다.끊이지 않는 삐뽀소리.가지치기하던 기계도 오래 멈추곤 한다.아마도 주요 기기 작동에 영향을 줄까 우려해서인게다.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과 공원을 몇 바퀴씩 돌며 재활 중인 환자들이오래 서있기도 하고 조로록 앉은 채로  안타깝게 이 광경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이다. 이 날은 서울대 졸업식날.꽃다발 든 승객들이 있다. 버스가 오래 밀린다. 학교앞을 간신히 벗어나고 나니 그나마 규모가 좀 있다고 하는 음식점 앞에는 승용차가 10여대 들고날고 엉켜 버스가 또 밀린다.  관악구 빗물받이 하수구에서 기준 농도를 월등하게 초과하는 가스가 나오고 있다는 서울대 연구보고서를 읽었다.ht..

우리/우리동네 2024.02.27

슬러시 한 대야

어려서도 산이 좋았네 할아버지 잠들어 계신 뒷산에 올라가 하늘을 보면 나도 몰래 신바람 났네 젊어서도 산이 좋아라 시냇물에 발을 적시고 앞 산에 훨훨 단풍이 타면 산이 좋아 떠날 수 없네 보면 볼수록 정 깊은 산이 좋아서 하루 또 하루 지나도 산에서 사네 늙어서도 산이 좋아라 말없이 정다운 친구 온 산에 하얗게 눈이 내린 날 나는 나는 산이 될 테야 나는 나는 산이 될 테야 * 이정선 산사람

우리/우리동네 2024.02.22

부활 - 첫머리에서

돌아오는 여학생모임에서 읽을 책이다. 부활, 똘스또이 작,이 철 역, 삼성출판사, 1991. 몇십 만이나 되는 인간이 어느 조그마한 지구 한구석에 모여 힘겹게 자기네 땅을 보기 흉하게 만들려고 제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또 땅바닥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도록 제아무리 돌을 깔아보아도, 그 틈바구니에서 싹터나오는 풀을 말끔하게 뽑아보아도, 석탄이나 석유의 연기로 아무리 그을려보아도, 또 아무리 나뭇가지를 자르고 새나 짐승을 죄다 쫓아보아도 ㅡ 봄은 도회지 안에서일지라도 역시 봄인 것이다. 햇볕이 따사로이 비치자 풀은 소생하여 송두리째 뽑히지 않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로수 길 잔디밭이나 길의 협로는 말할 것도 없고 보도의 포석 틈에서까지 파릇파릇 싹이 돋아 나와서 도처가 푸르렀다. 자작나무며 포플라와 야생벚나무..

깨와의 인연은 어찌하나요? - 태백산 각화사

태백산 각화사 1980년대 당시 어린 때부터 불심이 깊은 친구가 한여름 단 3일 밖에 없는 여름휴가를 조계사 수선회 하계수련에 나와 함께 참가신청을 해두었다. 영주-봉화-춘양... 기차타고 시외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비가 오다 그치다 땡볕에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었다. 맑은 얼굴의 스님이 합장하며 나무가 이어져 그늘진 길 아래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새벽에 일어나 풀도 뽑고 근로하지 않으니 절에서는 두 끼만 먹는다고 하였다. '화두'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다. 면벽수행에서 나는 뒷문이 활짝 열려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비에 젖은 바위 사이사이 풀들과 이끼들이 맞는 빗방울을 보며 태풍이 쓸고 지나가 쓰러진 벼들을 함께 쓰러져가며 단으로 묶는 농부들을 생각했다. 발우공양에서 왜 밥알을 한 톨도 남기면 ..

우리/일기 2024.01.29

세계문학전집 - 열치매 여학생 모임

백년동안의 고독(마르케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스토옙스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위대한 개츠비(피츠제럴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솔제니친), 위대한 유산(찰스 디킨스)... 2006년 11월에 모임을 시작했다. 모두 간간이 이렇게저렇게 만나기도 했고 그 사이 할 말은 참 많아졌고 궁금한 것도 많아졌다. 부모, 시댁, 아이, 남편, 그리고 자아. 그래, 수다를 떨어도 우리 책을 한 권 놓고 이야기하자. 어떤 날은 정말 책만 올려놓은 날도 있고 눈물만 주르륵 친구를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날도 있었고 다른 날은 또 다른 친구의 눈물을 보기도 했었다. 명절과 기일 등을 피해보지만 일년에 겨우 여섯번 여덟명의 모임이 종종 세명이 되기도 한다. 지난 몇 년 여덟명 완전체가 자주 되어져 세계문학전집을 필..

토란 그리고 고구마 숙제

농산물 임무 완수!!! 토란 그것은 추석 때부터의 일이다. 아버님 계실 때 추석음식으로 토란국을 끓였다가 모두 낯설어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토란국은 잘 끓이지 않는다. 동생이 얼마전 추석때 큰 솥 한가득 토란국을 끓여 왔다. 국은 대량으로 끓이면 맛이 배가 된다. 엄마는 오랜만에 아주 맛나게 드시고는 그 국이 자꾸 생각나셨나보다. 재래시장에서 사오시고 자꾸 눈에 띄니 또 한 보따리 사오셨다. 나는 나 혼자 재고 먹는것이 싫었지만 엄마 재고를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재고가 다하기도 전에 논산에서도 또 검은봉지에 한가득을 주셨다. 구슬같은 씨도 다닥다닥 붙어 날 잡아서 까고 남겼다가 다시 깠다. 조금씩 뾰족한 싹이 올라오는데 결국 다 까야할 것 같았다. 한국기행 겨울음식에서 토란을 삶아 까더니 절구에 넣는다..

우리/일기 2024.01.24

석파정 요시다유니 - 김달진 미술연구소

부암동 꼰대 라자냐 - 석파정 서울미술관 요시다유니 - 김달진 미술연구소 너무 많이 걸어서 기생충에 나온 계단을 들르지 못했고 경복고 경기상고길 아래 보이는 붉은 기와지붕 동네를 보지 못하고 왔다. 여학생모임에서 이곳을 다녀온 때가 아득하다. 미술관 앞 조각상이 없어졌고 계단에 잔뜩 앉아있던 외국인들도 없다. 다행히도 눈이 많이 녹고 따뜻해서 석파정은 개방되었지만 전망좋은 잔디마당은 출입금지이다. 마침 작품설명 시간이 맞추어졌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해설을 듣는 사람들 그룹은 처음 본다. 오히려 내가 방해가 된 듯하다. 작업과정을 모두 모아두었다. 그 과정은 행위예술에 가깝고 전위예술가가 될 것 같다. 예술가로서는 이른 나이인데 어떻게 주목받았는지 궁금해진다. 동네 이웃이던 김달진 미술연구소도 그랬었다. 아..

우리/함께걷기 2024.01.23

김수영 -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눈이 물위에 닿기도 전에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말 떨어진 눈이 살아있다. 난 김수영의 이 제목의 시를 엉뚱하게도 떨어지고도 초롱초롱한 눈동자들을 상상했다. 그 눈인지 이 눈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옷에 눈을 홈빡 쓰고 인쇄 출판을 찾았다. 영세 제본소... 기계는 좋아졌지만 이제는 중국인력이 대부분이라서... 판이 세번째 판이다. 그나마 없어지면 안되니 잘못했어도 너무 야박하면 안되었다. 논문 원고료를 뚝 떼어 더해주고 마무리를 하고 왔다. 엊그제 직접 들고 방문한 국립중앙도서관도 책이 올라왔다. 구내식당 5천원. 그날은 닭볶음탕과 숙주청포묵이 나왔다. 기다리기 위해 밥을 먹는다. 곳곳마다 주억거리며 선처를 바란다고 다시 방문했다. 그래서 얻은 결과이다. 오늘은 힘들다. 냉장고 안에 오래 서 있는 박카..

운길산역에서 정약용 생가까지

경의중앙선 운길산역 2번 출구→북한강 폐철교→진중 삼거리→조안리 고랭이 마을→능내역→마재(馬峴 마현) 聖地→정약용생가(與猶堂)→실학박물관→황토마당 ---->54번 버스로 운길산역 한 친구가 못나왔다. 잘 나았으면 좋겠다. 긴긴 인생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거울앞에선 국화같이 한 친구는 새로이 나왔다. 참 수고 많았다. 긴 경의선 길에, 옆자리분이 핸드크림을 사양해도 건네며 수종사를 가보았냐고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옆자리가 빈 것을 신경쓰면서도 건너가지 못했다. 옛 눈쌓인 산을 다니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빠졌다. 중간에 말을 끊고 일어서지 못해서 선생님께 죄송했다. 처음 본 사람과 한 시간을 이야기하며 앉아 갔는데 정작 함께 가는 어떤 분과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지난 주 둘레길언니 만나러 가는 길에 눈에 ..

우리/함께걷기 2024.01.15

눈물 섞인 노래 - 홍명희 해방기념시집

동경삼재 - 동경 유학생 홍명희 최남선 이광수의 삶과 선택 류시현, 산처럼, 2002, 235면에서. 눈물 섞인 노래 홍 명 희 독립만세!/ 독립만세!/ 천둥인 듯/ 산천이 다 울린다 지동인 듯/ 땅덩이가 흔들린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라도 꿈만 같다 아이도 뛰며 만세/ 어른도 뛰며 만세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까지/ 만세 만세 산천도 빛이 나고/ 초목도 빛이 나고 해까지도 새 빛이 난 듯/ 유난히 명랑하다 이러한 큰 경사/ 생 외에 처음이라 마음 속속들이/ 기쁨이 가득한데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억제하려 하니/ 더욱더욱 쏟아진다 천대 학대 속에/ 마음과 몸이 함께 늙어 조만한 슬픈 일엔/ 한 방울 안 나오도록 눈물이 말랐더니/ 눈물에 보가 있어 오랫동안/ 막혔다가/ 갑자기 터졌는가? 우리들 적..

신김치 콩나물국 - 콩나물 쌀국수

물에 멸치와 콩나물만 넣고 끓이다가 콩나물냄새가 안나면 신김치를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엄마는 여기에 가끔 두부를 손가락굵기만하게 채를 썰어 넣으셨다. 지금까지는 별로 즐기지 않아 잘 하지 않던 국인데 지난번 여기에 굴을 넣었더니 흐믓한 결과의 빈그릇을 보았다. 이제 이런 것이 좋은 나이가 되었나보다. 오징어를 샀다. 내 오징어 구매 기준은 3마리 만원이다. 지나갈 때마다 적당한 크기의 오징어값을 보다가 마리당 3천원 내외일 때 열마리쯤 사두고 먹는다. 씻지 않고 한 마리씩 분리되도록 냉동하고 두 마리 정도는 씻어 채썰어 김치전에 넣기 좋게 1회분씩 냉동한다. 오징어가 네 마리 만원? 주로 B품을 가져오는 곳이다. 사온 당일에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과 놓는데 여기에는 꼭 브로콜리를 곁들여야 색감이 ..

우리/일기 2023.11.30

먹물은 말라가고

붓은 어디 있게? 난생 처음 파김치를 담근다. 갓김치도 처음이다. 90이신 엄마는 한아름이나 되는 쪽파를 어쩌자고 두 단을 사놓고 앉아계시는 걸까. 꽈리고추 사다 놓으신지 일주일이 되려고 하는 것 같아 다듬어둔 멸치를 들고가서 반찬을 해놓고 오려고 했다. 그 펼쳐놓은 쪽파를 보니... 또... 울고 싶다... 사놓기는 했는데 오래 앉아 다듬는 것은 협착이라 힘들고, 씻는 것 오래 서있기 어렵고, 양념하는 것 많이 잊으셔서 엄두가 안나고 양념마다 액젓이며 마늘 다진거며 고춧가루며 새우젓이며가 어디 있는지 남아있기나 한지. 풀도 쑤어야 하는데... 큰 그릇 씻는 것... 잠시 서계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어쩌자고... 아침에 나 내일까지 편집교정봐서 넘겨야해. 그러다 갔는데... 다듬고 씻고, 다듬고 난 부산물..

우리/일기 2023.11.26

양재천 참 오랜만이야.

도곡역 4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타워팰리스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이 앞을 지나 가락시장 쪽으로 간 것 같다. 지은지 꽤 오래 지났을 텐데 지금도 손색이 없는 건물 디자인을 하고 있다. 고개가 꺾어지도록 올려다 보았다. 반대편 아파트 사이로는 롯데타워가 한가운데 우뚝 보인다. 둘레길 언니랑 걸을 때 포장을 쳐두었던 많은 곳들이 좋은 시설로 열려 있다. 화장실이 자주 나오고 천변으로 길고 널찍한 물놀이 시설이 물길을 만들어 조성되어 있다. 깊이가 꽤 깊다. 이곳은 칸트가 사색하는 계단 앞인데 고가 그늘 밑으로는 반 누워 책을 오래 편안히 볼 수 있게 1인용 구불구불하게 긴 나무의자도 여럿 있다. 비와도 괜찮을 듯하다. 예정보다 몇 주 미루는 바람에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노심초사를 얼마나..

우리/함께걷기 2023.11.26

해야 솟아라 어드움을 살라먹고 - 열치매 모임

어두움 발음[ 어두움 ]전체 4 전문가 1 경상 1 경기 1 서울 1 이용자가 참여한 발음으로표준발음과 다를 수 있습니다.어원 <어드움<어드<월석>←어-+-움명사 1.‘어둠’의 본말.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비슷한말 거미1 어둠 어스름어드(15세기)>어드움(15세기)>어두움(16세기~현재)현대 국어 ‘어두움’의 옛말 ‘어드’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어드’은 형용사 ‘어듭-’에 ‘-움’이 결합하여 형성된 명사이다. ‘어듭-’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문법 형태소와 결합할 때 ‘ㅂ’이 ‘ㅸ’으로 바뀌어 나타났다. 15세기에 ‘ㅸ’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어드움’이 나타났고, 16세기부터는 제3음절에 의해 제2음절이 동화된 ‘어두움’이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진다.이형태/이표기 어드, 어드움, 어..

시장을 봐왔다.- 남성 사계시장, 1인출판 명세표

과일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서 안정이 될 때까지 조금 기다리다가 오늘 재래시장으로 나갔다. 운동삼아 걸어갈만한 거리지만 환승을 겨냥해 버스를 탔다. 팩스와 우체국과 편의점 택배 오가니 버스가 타고 싶었다. 시장 입구부터 가격을 읽고 기억하며 들어간다. 배 한 개 6천원 사과 3개 만원 깻잎 세 묶음 천원 단감 한 개 천원... 어제 롯데에서 토마토 6개 묶어놓고 16,800원이었었다. 이 시장은 언제 와봐도 불경기가 없는 듯하다. 시장 상인회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자주 순회하며 물건을 기준선 밖으로 내놓지 못하게 하고 판노트를 들고 다니며 상인들에게 일일이 불편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들어 적고 있다. 상인 최고!!! 사람들은 북적북적. 물건에만 눈이 팔리면 손수레가 발에 치이니 조심해야 한다. 시장의 중심거..

우리/일기 2023.10.31

가을 생명들의 움직임

아주 오랜만에 이 코스를 선택했다. 더웠고 바빴고 이 근처의 사건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무뚝뚝하고 나처럼 도도한 김밥집 쥔장이 반가와를 한다??? 말도 한다. 다음주 또 오실거죠? 5년 이상 매주 한 번은 들렀는데 1년인가 2년 정도를 다른 코스를 택했었다. 둘레길언니 손주 두 명 돌봄의 영향도 있었다. 손주 근처로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도 허락되어 이번주도 또 이 코스를 간다. 난곡사거리 이 잉어빵은 바삭하면서 저렴하면서 정말 맛있는데 내가 지나가는 시간에는 이렇게 덮어쓰고 있다. 호래기도 판다. 이 생선트럭 역시 신선하고 좋은 줄은 알지만 조기를 사들고 산에 갈 수는 없어 볼 때마다 아쉽다. 저 구름다리 아래에는 온통 거미들인데 진입로의 이 거미가 우리 입구를 지키니 사진을 남겨둔다..

우리/함께걷기 2023.10.30

고혈을 짠다고 했나? - '자방고전 풀이' 언어학/언어사 주간 베스트 38위!

잉??? 다시 24위??? 오이지를 재워두었다가 짜고 또 짠다. 마치 내 글 같다. 9년째 또 논문을 제출했다. 마음이 편안하게 냈다. 저작권 윤리서약서 등의 권리가 저자에게 부당하지 않도록 많이 개선되어서 채택이 되지 않아도 좋다. 접수거부 연속 고전번역원은 이제 내가 버린다. 내 이름이 거슬리는 이름으로 외워지기에 충분한 행적을 보였다. 그냥 스무살의 꿈으로 두기로 한다. 내가 발을 들일 곳과 안들일 곳을 구분한다. 이제 연구하기가 진력이 다한 듯하다. 벅차고 딸린다. 드디어 자방고전 법칙을 대입을 시켰다. 마지막 아래아를 찾았다. 마치 아름다운 수학공식을 푸는 것 같다. 네번 째 수정을 마친 원고를 다시 받아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또 수정을 해서 넘긴다. 다시는 내지 못할 책같아 무릅쓰고 고친다...

우리/일기 202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