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각화사 1980년대 당시 어린 때부터 불심이 깊은 친구가 한여름 단 3일 밖에 없는 여름휴가를 조계사 수선회 하계수련에 나와 함께 참가신청을 해두었다. 영주-봉화-춘양... 기차타고 시외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비가 오다 그치다 땡볕에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었다. 맑은 얼굴의 스님이 합장하며 나무가 이어져 그늘진 길 아래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새벽에 일어나 풀도 뽑고 근로하지 않으니 절에서는 두 끼만 먹는다고 하였다. '화두'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다. 면벽수행에서 나는 뒷문이 활짝 열려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비에 젖은 바위 사이사이 풀들과 이끼들이 맞는 빗방울을 보며 태풍이 쓸고 지나가 쓰러진 벼들을 함께 쓰러져가며 단으로 묶는 농부들을 생각했다. 발우공양에서 왜 밥알을 한 톨도 남기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