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분류 전체보기 488

보릿고개 - 춘궁기 人窮期

춘궁기春窮期 - 한심하다. 人窮期 해마다 이 즈음이면 지난해 수확한 파와 양파 등의 재고가 다해가고 아직 새 작물이 나오지 않을 무렵이다. 옛부터 춘궁기라 하지 않았는가. 물가 점검이라고 실적이라고 하필 거기를 기획한 참모들이나 발떼는 곳마다 그걸 문제삼고 답변하고 언론도 떠들고 그 떠드는 언론도 조사하고... 그 모양을 보며 투표를 해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는가. 반만년 역사 춘궁기를 지금도 떠들어대서 아주 시끄럽다. 생계에 필수식품도 아니니 저 작물 대책의 덕을 보는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다. 저 작물을 대량공급하는 농가는 피해농가가 아니다. 대파를 많이 소비한다면 이 시대에 저장을 잘 했어야 하고 잠시 좀 덜쓰고 대체품을 찾으면 된다. 다음달이면 다시 대..

우리/일기 2024.03.28

남전 원중식 - 그리운 시계서회 아이들

해마다 시계서회전을 기다린 것은 전시장 몇 면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작품이 궁금했었다. 검여 유희강을 이은 남전 선생님이 서예반을 키우고 그 서예반에서 배운 분들의 아들 손자들이 함께 하는 전시가 그리웠다. 3층 쯤은 그래도 좋았을 것이다. 스타갤러리 장국신서예전-망지약의를 찾았다. 나도 못찾고 그 골목의 오래 계셨던 다른 분들도 모른다. 보성갤러리가 글로벌명칭으로 바뀐듯하다. 마지막날임에도 일찌감치 모두 내렸다. 느리고 낮게 부르는 길거리 팝송이 마치 과천 현대미술관 정원의 노래하는 사람이 부르는 것 같다. 결국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를 그 음에 어울리게 부르고 말았다.

서해수호의 날 - 바다 위의 별이 되어

1절 우리들은 이 바다 위에 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나니 바다의 용사들아 돛 달고 나가자 오대양 저 끝까지 2절 우리들은 나라 위하여 충성을 다하는 대한의 해군 험한 저 파도 몰려 천지 진동해도 지키자 우리 바다 3절 석양이 아름다운 저 바다 신비론 지상의 낙원일세 사나이 한평생 바쳐 후회 없는 영원한 맘의 고향 후렴 나가자 푸른 바다로 우리의 사명은 여길세 지키자 이 바다 생명을 다 하여 젊은 아이들이 하늘에서 하나..하나.. 별처럼 빛을 발하고 사라진다.

우리/일기 2024.03.22

왕탁의 임고첩을 또 임서

왕탁이 임서한 것을 또 임서...하면 생각하는 로뎅이 오뎅되고 덴뿌라로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후배들이 처음 서예 모임을 만들 때 교수님께서 명칭에 '열 벽' 글자를 주셨었다. 그때 신기해서 찾아보았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묘한 일치에 미소가 지어진다. 책읽는 모임은 '열치매'인데 같은 뜻을 가진 서예모임이다. 열치매도 그렇고 그냥 여는 것이 아닌 새로운 세상과 빛을 향해 활짝 열어제끼는(젖히는, 제치는) 것이다. 문 안의 획이 세 번 감아들어가서 '있을 유'처럼 썼었다. 마지막 획을 가로로 두 번 찍어야 한다. 자전을 찾아 써야 했을 것을... 다시 썼다. 이체자와 오자의 다른 점은 오자는 행서나 초서 획의 해석을 잘못하여 획이 생략되거나 떨어진 채로 해서로 추정고정한 경우가 많다. 두껍고 무거운 왕탁..

서예/법첩임서 2024.03.21

야쿠자 동백

이건 토종 아니여 야쿠자여. 엄마가 보시더니 그러셨다. 동네 슈퍼에서 판다고 아이가 신나게 사들고 왔다. 딱 이틀이 지나고 꽃잎이 벌기 시작하길래 "내일 사진 찍어서 보내줘야지." 그랬었는데.... 새벽에 이꼴을 하고 나를 허망하게 했다. 야쿠자라는 이름을 가진 그 의미를 생각하며 공통점을 찾아본다. 색깔은 어찌나 화려하던지. 토종은 꽃잎이 홑겹이고 예쁜 꽃술이 보이면서 오래간다고 하셨다. 질 때도 꽃잎이 한잎한잎 날려서 그 바닥이 아주 아름답다고 하셨다. 외래종은 화려하게 겹쳐진 꽃잎들이 미처 다 벌어지기도 전에 꽃술도 보이기 전에 통으로 툭 떨어져 버린다고 하셨다. 우리는 모르던 일이다. 동백을 사서 가지를 예쁘게 감아 분재로 1미터 넘게 키우는 동안 피기만하면 겹겹의 꽃잎이 벌어지기도 전에 툭 떨어..

우리/우리동네 2024.03.21

북위 해서 원언묘지명

금문에서처럼 한 판에 같은 글자가 나오는데 묘하게 달리 쓴다. 새기는 사람이 글씨를 몰라봐서 틀렸다고 해야 할까? 빈 공간에 마음의 획을 연결하면 그 글자가 되곤 한다. 같은 글자로 살려써야 할까? 한 획도 버리지는 않았다. 똑같은 글자를 반복하지 않는 일....그 변화를 예술성이라 할까? 보이지 않는 선을 짐작하여 유추하고 찾아쓰는 매력. 북위 해서는 예서의 필의가 많이 담겨 있어서 가끔은 기필과 수필을 예서처럼 해야 그 획처럼 나온다. 偃 나부낄 언/쓰러질 언 1.나부끼다 2.쓰러지다 3.눕다 4.눕히다 5.쉬다, 휴식하다(休息--) 6.편안하다(便安--) 7.그치다 8.교만하다(驕慢--) 9.쏠리다 10.깃발(旗-)이 나부끼는 모양 11.방죽(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12.뒷..

서예/법첩임서 2024.03.16

드레스덴 문서 - 인천 송도 세계문자박물관

난 저 문자도 태극 음양 오행으로 보인다. 지하철은 인천 센트럴파크역에서 갈 수 있다고 나왔는데 환승이 많다. 4호선 선바위역에서 광역버스로 한 번에 가니 참 편하다. 센트럴파크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미리 내리니 길 건너건너가 바로 문자박물관이다. 9번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가서 음식점 많은 옛 동네에 내렸다. 문자박물관에서 많이 걷지 않았다면 걸을만한 거리같다. 버터를 앙물은 호도과자도 사고. 대형음식점 몇개는 요양원으로 바뀐듯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문자박물관에서 본 문자들과 그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자리잡았다. 불꽃으로 옛 추억도 다 타버린 날....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필경사 바틀비, 한기욱 역,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하기까지 얼마나 깊고 오랜 학문과 사유를 거쳤을지.... 최고의 번역은 직역이다. 아는 단어도 사전에서 여러 용례를 찾아 각각 알맞은 것으로 조합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us/2024/02/29/HREJQXWHKBFYNOCTCRKOMWG5UM/ ‘클린턴 불륜 스캔들’ 르윈스키 “20대의 치욕 지나 50세 되어보니…” 클린턴 불륜 스캔들 르윈스키 20대의 치욕 지나 50세 되어보니 www.chosun.com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게 된 계기 르윈스키는 2014년 다시 미국 대중 앞에서 섰다. 이번엔 스스로 선택했다. 계..

어와! 동량재를

정철(鄭澈, 1536~1593)) ​ 어와 동량재를 저리하여 어이할꼬 험뜯어 기운 집에 의론도 하도할사 뭇 지위 고자자 들고 헤뜨다가 말려는다 *어와 : 감탄사 아! 동량재 (棟梁材) : 돌이나 들보가 될 만한 재목이란 뜻에서, 나라나 집안의 살림을 맡아 볼 만한 큰 인물을 가리키는 말 어이할꼬 : 어떻게 할 것인가? 험뜯어 : 헐고 뜯고 하여. 험뜯다는 남을 공연스레 해롭게 말하다 기운 집 : 기울어진 집. 여기서는 기강이 문란해진 나라의 형편을 비유한 말이다. 뭇 지위 : 지위는 木手. 여러 목수들이 의론( 議論) : 서로 의견을 고집하여 논난함 하도할사 : 많기도 많다의 옛말씨 고자 (庫子) 자 : 고자는 목수가 쓰는 먹통. 먹물과 자 헤뜨다가 : 허둥거리다가, 서성대다가 이리저리 조금씩 손만 대보..

지난 3월의 주부살이 - 시~~~작

명절 남은 재료도 거의 소진해갈 무렵이다. 남겨둘 자료들은 가끔 한 번씩 옮겨 저장하고 화면을 가벼이 만드는데 주부살이는 2019년부터 꽉 차있다. 아마도 늘 무슨 반찬을 해야할지 고민해서인가보다. 주로 대파 무 등 재료정리와 묵은나물 김장김치 정리차원이지만 새로 나오는 재료가 그득해 눈이 뜨인다. 나는 매해 3월마다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막바지 청도미나리를 받아 이것저것 음식을 하고 장조림과는 조금 다른 말랑새콤달콤의 달걀장도 만들어 보았다. 이무렵에는 묵은 김장김치 우수리를 모두 모아 만두를 만들고 명절 남은 가래떡에 짜파게티 소스 남은 것을 넣어 떡볶이를 하고 찹쌀가루 익반죽으로 새알을 빚어 데쳐서 미역국도 끓였다. 이제 고구마도 썩으려 하니 맛탕으로 소진하고 봄동배추와 달래로 겉절이도 해보았다. ..

우리/일기 2024.03.03

도림천 보라매공원 - 물은 언제 맑아질까

보라매공원의 너른 잔디밭이이렇게 바쁜 날은 처음 보았다.연신 의료헬기가 내리고 뜨고 응급차와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다.끊이지 않는 삐뽀소리.가지치기하던 기계도 오래 멈추곤 한다.아마도 주요 기기 작동에 영향을 줄까 우려해서인게다.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과 공원을 몇 바퀴씩 돌며 재활 중인 환자들이오래 서있기도 하고 조로록 앉은 채로  안타깝게 이 광경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이다. 이 날은 서울대 졸업식날.꽃다발 든 승객들이 있다. 버스가 오래 밀린다. 학교앞을 간신히 벗어나고 나니 그나마 규모가 좀 있다고 하는 음식점 앞에는 승용차가 10여대 들고날고 엉켜 버스가 또 밀린다.  관악구 빗물받이 하수구에서 기준 농도를 월등하게 초과하는 가스가 나오고 있다는 서울대 연구보고서를 읽었다.ht..

우리/우리동네 2024.02.27

슬러시 한 대야

어려서도 산이 좋았네 할아버지 잠들어 계신 뒷산에 올라가 하늘을 보면 나도 몰래 신바람 났네 젊어서도 산이 좋아라 시냇물에 발을 적시고 앞 산에 훨훨 단풍이 타면 산이 좋아 떠날 수 없네 보면 볼수록 정 깊은 산이 좋아서 하루 또 하루 지나도 산에서 사네 늙어서도 산이 좋아라 말없이 정다운 친구 온 산에 하얗게 눈이 내린 날 나는 나는 산이 될 테야 나는 나는 산이 될 테야 * 이정선 산사람

우리/우리동네 2024.02.22

대전대학교 서예학과 동문전 - 슬픈 빗물

...... 다시 학부에 서예학과가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 한국의 교육 당국은 순수예술 분야에 직격탄을 날렸다. 취업을 못 하는 순수예술학과에 취업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이로써 많은 대학에서 인문학이나 예술학과가 그 첫 번째 퇴출당하였거나 퇴출 중이다. ...... 서예는 가장 먼저 희생물이 되었다. ....... *서예미학과 송민 이주형 머리말 중에서. 지난주에는 교육부 설명회가 있었다. 이제는 교수와 박사과정만, 그룹을 지어야 하고, 다른 학문과 융합해야 한다. 저무렵 학교 전화를 받았었다. 주민센터 강사를 10년 넘게 하고 있었지만, 직장의료보험이 없으면 무직 인원에 들어간다고 했다. ------------ 촛농이 글씨 위로 흘러내려 벽에 조금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전시회 마지막날..

AI 學下達上학하달상 -下學上達

象形一太極太極本無極下學上達可於此而得之兼可以其進而然之哉건은 태극을 상형하여 본래 다함이 없이 아래로 향하고 배워서 위로 도달한다여기에서 그것을 얻을 수 있고 그렇게 나아갈 수 있음이다. 하늘의 기운은 보이지 않으나 그것이 꽉 차면 아래로 향하여사람의 눈에 보이는 형태가 된다. 다시 그것이 누적되면 그 기운이 위에 이르게 된다.아래의 사람은 스스로를 높이려면 배우는 수밖에는 없다.이르려 하는 마음을 쌓고 또 쌓으면 하늘이 감응을 한다.그래서 반드시 내려주신다. 기운이 모여 무겁기도 하고. 구름이 차면 비가 내린다. '건수계보', '기일(건)성문도', '초획인용분류법'.... 등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 문장은 문자학에 적용한 문장이다.아래 글에는 '爲'와 '自'에 관한 해석을 감히 하지 못한다고 하였고'而'가..

부활 - 첫머리에서

돌아오는 여학생모임에서 읽을 책이다. 부활, 똘스또이 작,이 철 역, 삼성출판사, 1991. 몇십 만이나 되는 인간이 어느 조그마한 지구 한구석에 모여 힘겹게 자기네 땅을 보기 흉하게 만들려고 제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또 땅바닥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도록 제아무리 돌을 깔아보아도, 그 틈바구니에서 싹터나오는 풀을 말끔하게 뽑아보아도, 석탄이나 석유의 연기로 아무리 그을려보아도, 또 아무리 나뭇가지를 자르고 새나 짐승을 죄다 쫓아보아도 ㅡ 봄은 도회지 안에서일지라도 역시 봄인 것이다. 햇볕이 따사로이 비치자 풀은 소생하여 송두리째 뽑히지 않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로수 길 잔디밭이나 길의 협로는 말할 것도 없고 보도의 포석 틈에서까지 파릇파릇 싹이 돋아 나와서 도처가 푸르렀다. 자작나무며 포플라와 야생벚나무..

의식적 맞춤법 개량파/신흥 문자인

띄어쓰기와 사이시옷 맞춤법을 만든 곳에 최현배 선생이 작명하신 이 말을 입혀주고 싶다. '의식적 맞춤법 개량파' ' 舊來의 맞춤법에 無識한, 신흥 문자인' 아래아의 소멸 시기 여기서, 附錄的으로 問題되는 것은 「ㆍ」소리의 없어진 時期이다. 이 時期의 물음은 正確히 解答하기는 퍽 어려운 일이다, 왜그러냐하면, 「ㆍ」소리와 다른 소리 (ㅡ나 ㅏ)와의 섞김이 한글 創作 當時부터 오늘날까지 있는 共通의 現象이기 때문에, 무엇으로써 그 바뀜의 時期를 딱 금치기 어려운 때문이다. 元來 그 섞어 쓰힘의 뜻은 두 가지가 있으니 : 하나는 「ㆍ」소리가 그 本質上 다른 소리와 서로 가깝기 때문에, 말 그것이 「ㆍ」 本然의 소리대로 되기로 하고, 또 다른 소리 ㅏ나 ㅡ 따위로도 됨으로 말미암아, 글로 나타날 적에 「ㆍ」로도..

서예/자방고전 2024.02.08

깨와의 인연은 어찌하나요? - 태백산 각화사

태백산 각화사 1980년대 당시 어린 때부터 불심이 깊은 친구가 한여름 단 3일 밖에 없는 여름휴가를 조계사 수선회 하계수련에 나와 함께 참가신청을 해두었다. 영주-봉화-춘양... 기차타고 시외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비가 오다 그치다 땡볕에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었다. 맑은 얼굴의 스님이 합장하며 나무가 이어져 그늘진 길 아래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새벽에 일어나 풀도 뽑고 근로하지 않으니 절에서는 두 끼만 먹는다고 하였다. '화두'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다. 면벽수행에서 나는 뒷문이 활짝 열려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비에 젖은 바위 사이사이 풀들과 이끼들이 맞는 빗방울을 보며 태풍이 쓸고 지나가 쓰러진 벼들을 함께 쓰러져가며 단으로 묶는 농부들을 생각했다. 발우공양에서 왜 밥알을 한 톨도 남기면 ..

우리/일기 2024.01.29

세종의 언문 연구 - 자방고전 풀이 이음

세종의 언문 연구 - 자방고전 풀이 이음, 잉크북, 2024.1.11. *알라딘에 있습니다. 세종이 연구한 언문(세종의 언문 연구 과정) 580년 후 세종의 언문을 연구한 저자(세종의 언문을 연구) 두 의미를 함께 표제에 담았다. 자방고전 풀이 - 『세종실록』 1443년 12월 30일 기사 ‘倣古篆’ 해석을 통한 諺文 창제 과정 연구, 잉크북, 2021.2.11. '자방고전풀이'의 언문과 훈민정음의 의미를 이어 '한글' 문자 이름에 담고자 했던 의미를 문자학적으로 고찰하였고 명명 주요 과정에 최남선의 역할을 그의 신자전 편찬과정에서 찾아보았다. 앞의 책에서 '고전'의 문자학적 의미와 육서도, 한국문화와의 운필 관련성을 서술하였다면, 이 책에서는 언문의 고전기원설을 육서 그림에 대입시켜 해설하였으며 이는 ..

서예/자방고전 2024.01.27

세계문학전집 - 열치매 여학생 모임

백년동안의 고독(마르케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스토옙스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위대한 개츠비(피츠제럴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솔제니친), 위대한 유산(찰스 디킨스)... 2006년 11월에 모임을 시작했다. 모두 간간이 이렇게저렇게 만나기도 했고 그 사이 할 말은 참 많아졌고 궁금한 것도 많아졌다. 부모, 시댁, 아이, 남편, 그리고 자아. 그래, 수다를 떨어도 우리 책을 한 권 놓고 이야기하자. 어떤 날은 정말 책만 올려놓은 날도 있고 눈물만 주르륵 친구를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날도 있었고 다른 날은 또 다른 친구의 눈물을 보기도 했었다. 명절과 기일 등을 피해보지만 일년에 겨우 여섯번 여덟명의 모임이 종종 세명이 되기도 한다. 지난 몇 년 여덟명 완전체가 자주 되어져 세계문학전집을 필..

토란 그리고 고구마 숙제

농산물 임무 완수!!! 토란 그것은 추석 때부터의 일이다. 아버님 계실 때 추석음식으로 토란국을 끓였다가 모두 낯설어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토란국은 잘 끓이지 않는다. 동생이 얼마전 추석때 큰 솥 한가득 토란국을 끓여 왔다. 국은 대량으로 끓이면 맛이 배가 된다. 엄마는 오랜만에 아주 맛나게 드시고는 그 국이 자꾸 생각나셨나보다. 재래시장에서 사오시고 자꾸 눈에 띄니 또 한 보따리 사오셨다. 나는 나 혼자 재고 먹는것이 싫었지만 엄마 재고를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재고가 다하기도 전에 논산에서도 또 검은봉지에 한가득을 주셨다. 구슬같은 씨도 다닥다닥 붙어 날 잡아서 까고 남겼다가 다시 깠다. 조금씩 뾰족한 싹이 올라오는데 결국 다 까야할 것 같았다. 한국기행 겨울음식에서 토란을 삶아 까더니 절구에 넣는다..

우리/일기 2024.01.24

석파정 요시다유니 - 김달진 미술연구소

부암동 꼰대 라자냐 - 석파정 서울미술관 요시다유니 - 김달진 미술연구소 너무 많이 걸어서 기생충에 나온 계단을 들르지 못했고 경복고 경기상고길 아래 보이는 붉은 기와지붕 동네를 보지 못하고 왔다. 여학생모임에서 이곳을 다녀온 때가 아득하다. 미술관 앞 조각상이 없어졌고 계단에 잔뜩 앉아있던 외국인들도 없다. 다행히도 눈이 많이 녹고 따뜻해서 석파정은 개방되었지만 전망좋은 잔디마당은 출입금지이다. 마침 작품설명 시간이 맞추어졌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해설을 듣는 사람들 그룹은 처음 본다. 오히려 내가 방해가 된 듯하다. 작업과정을 모두 모아두었다. 그 과정은 행위예술에 가깝고 전위예술가가 될 것 같다. 예술가로서는 이른 나이인데 어떻게 주목받았는지 궁금해진다. 동네 이웃이던 김달진 미술연구소도 그랬었다. 아..

우리/함께걷기 2024.01.23

김수영 -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눈이 물위에 닿기도 전에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말 떨어진 눈이 살아있다. 난 김수영의 이 제목의 시를 엉뚱하게도 떨어지고도 초롱초롱한 눈동자들을 상상했다. 그 눈인지 이 눈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옷에 눈을 홈빡 쓰고 인쇄 출판을 찾았다. 영세 제본소... 기계는 좋아졌지만 이제는 중국인력이 대부분이라서... 판이 세번째 판이다. 그나마 없어지면 안되니 잘못했어도 너무 야박하면 안되었다. 논문 원고료를 뚝 떼어 더해주고 마무리를 하고 왔다. 엊그제 직접 들고 방문한 국립중앙도서관도 책이 올라왔다. 구내식당 5천원. 그날은 닭볶음탕과 숙주청포묵이 나왔다. 기다리기 위해 밥을 먹는다. 곳곳마다 주억거리며 선처를 바란다고 다시 방문했다. 그래서 얻은 결과이다. 오늘은 힘들다. 냉장고 안에 오래 서 있는 박카..

운길산역에서 정약용 생가까지

경의중앙선 운길산역 2번 출구→북한강 폐철교→진중 삼거리→조안리 고랭이 마을→능내역→마재(馬峴 마현) 聖地→정약용생가(與猶堂)→실학박물관→황토마당 ---->54번 버스로 운길산역 한 친구가 못나왔다. 잘 나았으면 좋겠다. 긴긴 인생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거울앞에선 국화같이 한 친구는 새로이 나왔다. 참 수고 많았다. 긴 경의선 길에, 옆자리분이 핸드크림을 사양해도 건네며 수종사를 가보았냐고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옆자리가 빈 것을 신경쓰면서도 건너가지 못했다. 옛 눈쌓인 산을 다니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빠졌다. 중간에 말을 끊고 일어서지 못해서 선생님께 죄송했다. 처음 본 사람과 한 시간을 이야기하며 앉아 갔는데 정작 함께 가는 어떤 분과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지난 주 둘레길언니 만나러 가는 길에 눈에 ..

우리/함께걷기 2024.01.15

최남선 신자전 서문 중에서

최남선이 당당하게 학문 편에 서겠다고 하고 공부만 하였는데 이분의 학문조차 뭉뚱그려 매도됨이 한탄스럽다.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편찬에 열몇명의 국어학자들이 순환 투입되었으니 그 학자들 50여명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결국 조선어는 삭제되고 일본어로 나왔는데 말이다. 당시 손꼽는 최고의 국어학자들이 교체되어가며 감수해서인지 내용은 여느 사전보다 바르고 명확하다. 학문도 운동으로 하는 바람에 언문연구도 중간사다리가 없어지고 말았다. 심지어 주시경선생은 당시 한글은 한글이라하고 일본어를 국어라고 책에 썼는데도 말이다. 36년... 독립은 이제 아득하다못해 체념하신 학자들. '응애'하고 태어났을 때부터 37세까지 일제강점기를 겪으신 상상을 하면 정말 끔찍하다. 이제 최현배님의 글도, 최남선님의 글도..

한자 육서의 새로운 발견-거시 한자학

1.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2.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3.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1번 문장으로 예를 들어 논술했다가 다음 장을 읽지도 않으시게 해서 네 번이나 떨어졌다.그렇게 논문 2년이 지나갔다. 이의신청도 그 뿐이다.대부분의 해석은 '학이/시습지'이고 나는 '학이시/습지'라 했다.고전을 읽어보면 이 말씀 원문은 眞이고 그것을 쉽게 풀어서 해석을 붙이는 것을 諺이라고 하였는데 '진'에는 반드시 열 개의 '언'이 붙어야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하였다.지금은유명 한학자의 해석 외에는 다른 해석을 용납하지 않는다.분명 원문에는 내 의견과 같은 주 몇 개 포함,  10개의 주가 달려 있는데도 말이다. 나는 저 문장을 공부로써 내 지식의 지위가 차츰 상승하는 단계로 보았다.1.은 '배웠을 때'..

이능화 조선불교통사 - 역주 조선불교통사, 동국대

조선불교통사 하편, 이능화, 신문관, 1918. (역주 조선불교통사 5, 동국대불교문화연구원 조선불교통사역주편찬위원회 편찬, 동국대학교출판부, 2010.) 언문자법원출범천---573~640(380~483) 일 제작언문---(381) (일) 훈민정음 (일) 반대언문---578(387) (이) 기록방언---580(391) (삼) 음석한문---581(392) 이 어족연구 조선어, 일본어, 몽고어. 문법동일.---584(396) 삼 어법수이 조선어여 지나어문법부동---587(401) 사 어음변화 조선방언. 여지나문자. 혼합위일---588(403) 오 가차한자.(범가차자개용권점)---(405) (일) 신라방언가자, 고구려, 백제---590(405, 408)) (이) 이두 ---595(413) (삼) 구결석의---..

눈물 섞인 노래 - 홍명희 해방기념시집

동경삼재 - 동경 유학생 홍명희 최남선 이광수의 삶과 선택 류시현, 산처럼, 2002, 235면에서. 눈물 섞인 노래 홍 명 희 독립만세!/ 독립만세!/ 천둥인 듯/ 산천이 다 울린다 지동인 듯/ 땅덩이가 흔들린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라도 꿈만 같다 아이도 뛰며 만세/ 어른도 뛰며 만세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까지/ 만세 만세 산천도 빛이 나고/ 초목도 빛이 나고 해까지도 새 빛이 난 듯/ 유난히 명랑하다 이러한 큰 경사/ 생 외에 처음이라 마음 속속들이/ 기쁨이 가득한데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억제하려 하니/ 더욱더욱 쏟아진다 천대 학대 속에/ 마음과 몸이 함께 늙어 조만한 슬픈 일엔/ 한 방울 안 나오도록 눈물이 말랐더니/ 눈물에 보가 있어 오랫동안/ 막혔다가/ 갑자기 터졌는가? 우리들 적..

매의 눈으로 독수리처럼 서있는 자태-동경삼재

鷹瞵鶚立 응린악립 鷹 매 응 1. 매(맷과의 새) 2. 송골매(松鶻-: 매) 3. 해동청(海東靑: 매) 瞵 눈빛 린(인), 문채 나는 모양 련(연) 1. (눈빛 린(인)) 2. 눈빛 3. 눈을 부라리며 보는 모양 鶚 물수리 악 1. 물수리(수릿과의 새) 2. 징경이(물수리) 3. 저구(雎鳩: 물수리) 立 설 립(입), 자리 위 1. (설 립(입)) 2. 서다, 멈추어 서다 3. 똑바로 서다 1. 매처럼 노려보고 독수리처럼 서 있다는 뜻으로, 위엄이 있는 자태를 형용하여 이르는 말. 《高麗史 2, 惠宗世家》詔曰, 卿才略耀奇, 規模冠俗, 荀息之忠貞自許, 翁歸之文武兼全, 鷹瞵鶚立之姿, 折衝萬里, 夏屋春臺之煦化洽一隅. (단국대 한국한자어사전) 2. 앙칼지게 서다.(파파고) 동경삼재-동경유학생 홍명희 최남선 이광..

신김치 콩나물국 - 콩나물 쌀국수

물에 멸치와 콩나물만 넣고 끓이다가 콩나물냄새가 안나면 신김치를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엄마는 여기에 가끔 두부를 손가락굵기만하게 채를 썰어 넣으셨다. 지금까지는 별로 즐기지 않아 잘 하지 않던 국인데 지난번 여기에 굴을 넣었더니 흐믓한 결과의 빈그릇을 보았다. 이제 이런 것이 좋은 나이가 되었나보다. 오징어를 샀다. 내 오징어 구매 기준은 3마리 만원이다. 지나갈 때마다 적당한 크기의 오징어값을 보다가 마리당 3천원 내외일 때 열마리쯤 사두고 먹는다. 씻지 않고 한 마리씩 분리되도록 냉동하고 두 마리 정도는 씻어 채썰어 김치전에 넣기 좋게 1회분씩 냉동한다. 오징어가 네 마리 만원? 주로 B품을 가져오는 곳이다. 사온 당일에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과 놓는데 여기에는 꼭 브로콜리를 곁들여야 색감이 ..

우리/일기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