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자방고전 풀이

책만 보는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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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중학교때 시를 써서 서정주 시집을 상으로 받았고 중학교때 한문을 가르치시던 선생님은 이 시를 외어 읊어주셨었다. 섭섭~~~하게... 땅이 꺼지듯 한숨쉬듯 숨이 땅속으로 꺾여 딸려가듯 읊어주시던 모습. 나는 왜 근데 지금까지 "어디 내 생애에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로 읊고 있었을까. 오늘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라는 것을 알아버려 너무 슬프다. 과제처럼 연락을 했다. 비오는데 괜찮아요? 먼데 괜찮아요? 두 곳의 접점을 찾는다. 볼 때마다 마치 재처럼 풀썩 사그러질 것 같아 보기를 외면했었다. 5년 이상 못본 것 같다. 한 분씩 보고싶다. 과제처럼... 아이 어렸을 때 피부가 예민해서 이분의 아이옷을 보따리로 받아 입혔었다. 계절마다 ..

우리/함께걷기 2023.06.21

갑골문 임서와 창작 - 주역 중지곤 육이

대학원 서예학과의 첫학기 중 전서강의 갑골문 금문 진전 소전 각각 임서와 창작을 하였다. 전윤성 선생님의 '갑골문자 선해와 소자전' 임서를 5회 하여 제출하고 그 다음 주는 좋은 글귀를 골라 갑골문 필의로 창작을 해가는 '임서-창작'의 과정이었다. 위 책은 절판이며 중고서적으로는 너무 비싸게 나와 있다. 갑골문은 한자가 분화하기 전이라서 부수 없이도 같은 글자로 쓰이기도 하고 남은 글자가 적어 편집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夾書(협서, 글줄에 끼워 적는 글)라는 해설 글을 씀으로써 정확성을 기한다. 그간 창작과정에서 보면 협서는 갑골문 금문 전서 예서는 행서와 어울리고 해서는 해서로 행서는 행서로 쓴다. 이 때는 한글 협서도 시도했지만 아직 이른 듯하다. 아니면 적절하게 어우러질 만한 한글 서체를 함께하지 못..

서예/창작 2023.06.09

들여쓰기

서식- 문단 모양 - 보통/들여쓰기/내어쓰기 10p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상담 사례 모음 안녕하세요 저는 공무원인데요 제가 공문서 기안 올릴 때 저는 행정업무운영편람에 나온 예시를 보고 첫 단락의 첫 문장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 팀장님께서는 항상 들여쓰기로 고쳐주십니다.. 다만 저도 이 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게 항목은 왼쪽기준선에 맞춘다는 규정이 있어 1,2,3 같은 항목은 띄어쓰는 게 분명한데 만약 한글로 시작하는 첫 단락이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들여쓰기와 관련하여 국어원에서 규정으로 정한 바는 따로 없습니다. 따라서 공문서 작성 방법과 관련하여 온라인 가나다 게시판에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질의해 주셨지만 도움을 드리지 못해 ..

2006년 여름, 2008년 여름 - 매월당 시 도등화구

梅月堂詩集卷之二 / 詩○懷舊 /挑燈話舊 등불을 돋우며 옛일을 얘기하다 夜深山院手挑燈。 산속 절에 밤 깊어들자 손으로 등잔 심지 돋우며 笑語團欒話與僧。 웃음 섞인 이야기 도란도란 스님과 더불어 나누네. 不是將心來問我。 참마음 지니고 와서 나에게 묻는 것 아니라면 從敎人世漫騰騰。 세상사람들 부질없이 떠드는 것쯤이야 저들 하는대로 내버려두리라. 시가 좋아 2006년 창작을 해보았다가 2008년 졸업작품으로 다시한번 서체를 바꾸어보았다. 예서 천발신참비 필의로 해보았는데 시 내용 때문인지 천발신참비의 강열하고 날카로운 필의를 내기 어려웠다. 전서 천발신참비를 여러번 임서하며 예서의 기필과 수필의 정확성을 다시 한번 익히게 되었다. 이 법첩은 드러내는 것이고 이후 점점 숨겨져 부드러운 예서 필획속에 여러번의 운필..

서예/창작 2023.05.21

고등어 필렛

필렛 fielet(육류나 생선을 다듬어놓은 제품) 고등어필렛을 내 뜻과 다르게 떠안아서 냉동실을 차지한다. 한 봉을 구워도 보고 고구마줄기랑 졸여도 보았지만 필렛은 맛이 없다. 흰살생선만 전을 부친다지만 어쩔수없이 도전을 해본다. 처음엔 포만 떠서 생선전처럼 하려고 했는데 고등어냄새를 없애는 요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 것을 반나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단단하면서도 사각할 때 껍질을 벗겨 다진다. 양파 적양배추 대파 마늘 후추 소금 달걀 적양배추는 고등어의 갈색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모두 다져서 잘 섞은 후 어우러지게 하루 냉장고에 두었다. 새우살을 대충 썰어 넣고 전분과 부침가루를 넣어 섞어 부치기 시작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하다. 고등어맛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북이 만들어졌으니 도시..

우리/일기 2023.05.12

따뜻한 과제 수행

부탁하신지 거의 3년 쯤 된 것 같다. 그냥 TV옆에 세워두고 날마다 보신다기에 나도 그냥 썼다. 생각했던 구도로 노트에 써보고 붓으로 써보니 맞지 않아 다시 구도를 바꾸어 썼다. 지난번 표구배접이 번진 것은 내가 너무 성급하게 배접했기 때문이다. 번져서 다시 썼다. 쓰고 또 쓰고. 새로 쓴 것은 한 달 이상 둔 뒤에 배접을 해야겠다. 최근에 헌책방에서 산 표구책에서 적어도 한 달은 두어야 번지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채색은 더 둘수록 좋고 더욱더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책방진호에서 만원 내외 주고 샀는데 지금은 55,000원이 된 책이다.

서예/창작 2023.05.07

2006년 입춘 - 상건 시 제파산사후선원

당시삼백수(2)卷三五言律詩098 〈題破山寺後禪院(破山寺 뒤에 있는 禪院을 읊다)〉 常建(상건) 淸晨入古寺 맑은 새벽 옛 절에 들어가니 初日照高林 막 솟은 해는 높은 숲을 비춘다 竹(曲)徑通(遇)幽處 대나무 숲길은 그윽한 곳으로 통해 있고 禪房花木深 꽃과 나무 짙은 곳에 선방이 있다 山光悅鳥性 산 빛은 새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潭影空人心 못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게 한다 萬籟此俱(都)寂 세상의 모든 소리 여기에서 모두 사라지니 惟(但)餘(聞)鐘磬音 오직 종과 경쇠 소리만이 남아 있다 破山寺 : 현재 江蘇省 常熟縣 虞山 興復寺를 지칭한다. 破山은 虞山이다. 柴桑 : 陶潛의 〈酬劉柴桑〉을 지칭한다. 道人庭宇靜 苔色連深竹 : 유종원의 〈晨詣超師院讀禪經〉 중 제9‧10구이다. 한국동양고전종합DB 역자: 宋..

서예/창작 2023.05.04

표구 배접

서예살림은 정리가 참 어렵다. 배접만이라도 하려고 하다 이렇게 완성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순서가 뒤섞였다. 오래 담가둔 밀가루가 있어서 풀을 묽게 쑤었다. 손으로 비벼 약간 미끌댈 정도의 묽은 풀이다. 실은 되게 쑤어서 일부 덜어놓고 묽게 희석해야 하는 것이 순서다. 된풀은 테두리 바를 때 필요하다. (1:5~6, 묵쑬때처럼 계절과 습도에 따라 조절하고 뜸들이고 식는 중에도 계속 저어야 찰기가 있다.) 배접풀이 묽어야 하는 것은 오랜 후에 작품을 뜯어 물에 담갔을 때 배접지와 쉽게 분리되어야 다시 새롭게 단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접지 잘라둔 것이 있어서 크기를 맞추어보았다. 실은 배접판을 확인하고 누런 초배지를 발라 건조해두었어야 했다. 막상 배접판을 보니 오려내기만 하고 새로 붙여두지 않아 잔풀..

메시지를 지운다 - 강석우 시인

https://blog.naver.com/anjh1123/223070254542 메세지->메시지, 지우다->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메시지를 지운다》 강석우 시인의 시는 쉽다, 잘 읽힌다. 진솔하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아름다운 풍경... blog.naver.com * 시집 내용 중 잘 모르고 있었던 단어. 도산자최절 : 천수경에 나오는 글귀, 칼산은 스스로 무너지고. 배달오토바이가 언덕끝을 넘는 모습을 보며. 노자9장 운이편과 비슷하다. 칼을 너무 예리하게 갈면 무디어지기 쉽고 귀한 것을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지키기 어렵다. 화장장엄 : 울긋불긋 장엄의 세상. 과일가게를 그렇게 표현했다. 경장 : 거문고줄을 고쳐맴, 느슨해진것 해이해진 것을 긴장하게 함. 개혁. 카르페디엠 : 라틴어에서 유래, 오늘..

세한도 우선시상 발문

내 책을 보더니 이 글을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채로 많이 쓴 글귀로 되물었더니 289자인 발문 전문을 갖고 싶다고 한단다. 좋은 글을 쓸 기회를 받아 써볼 수 있어 감사하다. 자료를 모아 글귀를 점검하고 학교다닐 당시 전세버스로 단체 이동해서 진품명품 김영복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 후지츠카 기증전을 관람했던 과천 추사박물관을 찾아보았다. 서예총무님의 배려로 황사가 극심한 날 교통이 애매한 그곳을 편리하게 다녀왔다. 우선 이상적은 추사 집에 들러 추사에게 보낼 밑반찬 항아리와 그간 중국에서 사 모아둔 책보따리를 안고 파도 심한 바다 한 달 걸리기도 하는 배를 타고 스승 추사의 제주도 유배지를 찾았다고 했다. 발문에 나오는, 이상적이 싸들고간 우경문편과 대운이다. 歲寒圖 跋文 藕船是賞(우선 이상적에게) 去..

'왼 좌 오른 우' 쓰는 순서는 왜 다른가요? - '있을 유' 필순

문자발달 순서를 거슬러 올라가면 '왼 좌'는 왼 손 모양, '오른 우'는 오른 손 모양을 하고 있다. "가운데 뚫는 획은 나중에 쓴다"는 필순 원칙이 쉽게 대입이 되는 필순이다. 그래서 오른 손이 조합되어 있는 '있을 유 有 '의 순서도 내리는 획을 먼저 쓰고 난 다음에 가로획을 쓰고 그 가로획에서 달월月이 이어진다. 부활절입니다. 서로 긴장된 마음들을 조금 내려놓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도록 더 큰 사랑이 내리기를 바랍니다. ----------------------

한글...세계로 나르샤

문인화 선생님을 아주 잠시 뵙고 (쉬는 시간인 줄 알았는데 점심 없이 이어서 수업하시고 바로 먼 거리 내려가시나보다. 조금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곳에서 내가 배울 때는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가 갈 자리 안갈 자리, 여전히 당일 접수 매진이고 선생님은 힘이 드신다. 우연히도 전시 개막식이 있는 날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내방역까지 골목골목 누비며 걸었다. 옷젖는 줄 모른다는 가랑비보다도 더 가는 세우가 미스트처럼 내려서 우산 없이 걷는 게 낫다. 점심시간을 훨씬 넘겼는데 결국 내방에서 총신대 넘어오는 언덕 짜장 5,000 우동 5,000의 유혹을 넘기지 못했다. 모두들 때를 넘기신 기사님들이신데 그분들이 드시는 우동에서 대전역 가락국수 내음이 아련히 난다.

'춘래불사춘'보다는 '진일심춘' - 봄은 내 안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당나라 동방규(東方虯)의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오언절구 중 제1, 2구에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어서,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라는 명구가 나온다. 《全唐詩 卷100》 한번 부상의 나그네 되어 두 번 봄 맞으니 / 一客扶桑春再新 모든 숲에 봄 마음이 진정 넘쳐 흐른다 / 千林春意正津津 고향의 봄 경치 관리하는 사람 없으니 / 故園春色無人管 바로 봄은 와도 봄 같지 않으리 / 直到春來不似春 - 정희득(鄭希得) 해상록(海上錄) 제2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 회포를 적어 각각 한 수씩 차운(次韻)하여 뒷날 잊지 않도록 하다 2수 중 부분 원류는 형이하학적이었다. 지금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풍경 변화에 마음이 미처 따르지 못하고 오히려 밖의 밝은 풍경..

우리/함께걷기 2023.04.04

2005년 가을 - 홍애선생 조조마상

고전번역서 > 동문선 제20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DCI]ITKC_BT_1365A_0230_010_1210_2002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조조 마상(早朝馬上) 홍간(洪侃), 호는 홍애(洪崖) 붉고 푸른 산은 공중에 비껴 있고 시냇물 흐르는데 / 紫翠橫空澗水流 천 리의 풍경은 창주와 같네 / 風煙千里似滄洲 돌다리 서쪽 곁의 남대 길에서 / 石橋西畔南臺路 홀을 괴고 산을 바라보니 또 한 번 가을이구나 / 柱(拄)笏看山又一秋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8 *창주(滄洲) : 송(宋)의 주희(朱熹)가 은거(隱居)한 건양(建陽)에 창주정사(滄洲精舍)가 있었다. *홀(笏) : 관원이 임금의 말을 적기 위해서 상아로 만들어서 갖고 조반에 들어가는 것. 拄笏看山(주홀간산) : 홀을 ..

서예/창작 2023.04.02

한글 국어학자료전 - 세종대왕기념관 자료실

조명때문에 거꾸로 찍었다. 그리고 그대로 두었다. 내용을 더 자세히 보여주려면 받침대를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내가 공부한 책들의 실물이 참빛아카이브 협조로 이곳에 전시되었고 기본을 지키시는 학자님의 흰 장갑이 눈에 띈다. 상설전을 미리 둘러보았다. 한글 연구만이 아니라 글꼴 연구와 글씨에 평생을 바치신 분들이 계시다. 오늘 한자가 들어간 책들이 왜 36,000 이상으로 비싼지 알게 된 날.

서예/자방고전 2023.03.24

최현배선생 한글갈 머리말

최현배 지은 한 글 갈 (正音學)경성 정음사, 1940. (국립중앙도서관 DB) 머 리 말  한글(正音)은 조선사람의 知的 産物 中 가장 重要한 것인 同時에, 또 知的 探究의 가장 緊切한 對象이 아니면 안된다. 내가 한글 硏究에 뜻한 지 이제 꼭 三十 周年이라, 이것저것에 관한 斷片的 所見이 일찍부터 없지 아니하였으나, 已往에는 『우리말본』의 지음과 가르치기의 바쁨으로 말미암아, 손이 이에 미치지 못하였더니, 이지음(*이즈음) 數年 동안에 閑暇한 몸이 되매, 온 時間을 오로지 『訓民正音』의 硏究에 바침을 얻어, 부즈런히(*부지런히) 갈고 닦은 成果를 뭉뚱그려, 이에 世上에 내어 놓게 된 것이다.  이 책은 『訓民正音』에 關한 一切의 歷史的 問題와 한글에 關한 一切의 理論的 問題를 크고작고 網羅(망라)하..

서예/자방고전 2023.03.22

2005년 국전 낙선작- 매계선생 영흥객관 야좌

영흥 객관 야좌(永興客館夜座) 조위(曺偉 1454년-1503본관은 昌寧. 자는 太虛, 호는 梅溪) 맑은 밤 텅 빈 누각에 앉으니 / 淸夜坐虛閣 가을 소리가 나무 사이에 든다 / 秋聲在樹間 물에는 선명한 산그림자 내리 비추고 / 水明山影落 달이 오르니 이슬 꽃이 둥글어지다 / 月上露華漙(단) 괴이한 새가 깊은 골짜기에 울고 / 怪(恠)鳥啼深壑 잠긴 고기가 의주에서 지내는구나 / 潛魚過別灣 이런 때에 세속티끌 잡념 고요하여 / 此時塵慮靜 그윽한 그 흥취를 붓 끝에 모아본다 / 幽興集毫端 *댓구를 가져다 활용하였음. 潛魚躍淸波, 好鳥鳴高枝 잠어약청파, 호조명고지 잠겨 있는 고기가 푸른 물결에 뛰어오르고, 아름다운 새가 높은 가지에서 지저귐. 高山에 있을 아름다운 새 대신에 잘 모르는 새가 深壑심학, 곧 유곡에..

서예/창작 2023.03.14

3.1절 지나고... 2003년 가을 - 윤여형 상률가, 억고향

지은이 윤여형에 대한 기록이 없다. 아마도 절로 들어가셨나보다. 고전번역서 > 동문선 제7권 / 칠언고시(七言古詩) / 도톨밤 노래[橡栗歌] [DCI]ITKC_BT_1365A_0100_010_0210_2002_001_XML DCI복사 URL복사 윤여형(尹汝衡) 도톨밤 도톨밤 밤이 밤 아니거늘 / 橡栗橡栗栗非栗 누가 도톨밤이라 이름지었는고 / 誰以橡栗爲之名 맛은 씀바귀보다 쓰며, 색은 숯보다 검으나 / 味苦於茶色如炭 요기하는 덴 반드시 황정보다 지지 않나니 / 療飢末必輸黃精 촌집 늙은이 마른 밥 싸 가지고 / 村家父老裏糇糧 새벽에 수탉 소리 듣고 도톨밤 주으러 가네 / 曉起趁取雄鷄聲 저 만 길 벼랑에 올라 / 陟彼崔嵬一萬仞 칡덩굴 헤치며 매일 원숭이와 경쟁한다 / 捫蘿日與猿狖爭 온종일 주워도 광주리에 차지..

서예/창작 2023.03.04

2005년 10월 23일 - 매월당 선생 유금오록 천주산간화

2005년 10월 23일 제 23회 국제서법예술연합 전국휘호대회 휘호대회 명제로 썼던 시는 여러서체로 수상작이 나와있으므로 진정한 창작품으로는 쓸 수 없고 같은 문장으로 다양한 서체는 공부할 수 있다. 한국문집총간 > 梅月堂詩集卷之十二 > 詩○遊金鰲錄 天柱寺看花 卽新羅王內佛堂也。今帝釋院也。國人歲植名花于庭。以獻祈福。近時僧盡掘。 천주산 간화는 신라 왕의 내불당으로 지금의 제석원이다. 국인(나라사람들?)이 새해에 이름난 꽃을 뜰에 심어 올림으로써 복을 기원하였는데 근래와서 스님이 다 파내었다. 金時習 春半庭花落又開。(춘반정화락우개) 看花猶自費吟來。(간화유자비음래) 東風可是無情物。(동풍가시무정물) 狼籍嬌紅點綠苔。(낭자교홍점록태)(적, 자, 藉) *半 : 한가운데, 한창, 절정 *猶自 : 아직, .여전히, ..인..

서예/창작 2023.02.24

최현배 한글갈 떼빠나가리- 긴냇 권영환, 영도체

이제 최남선님과 최현배님의 글을 번역해야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분을 한글전용 학자로 생각하고 책을 잡으면 큰 오산이다. 자방고전풀이 책이 어렵다고 하는데 최현배님의 한글갈은 가끔 일반화되지 않은 순한글을 쓰셔서 더욱 어렵고 (한글갈은 한글론이겠지? - 한글학이다. 한글가르침의 준말인 듯하다.) 대부분의 내용이 한자로 되어 있으면서 더구나 고어이다. 그분의 말씀은 제대로 인쇄기술을 발휘하는데도 무척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셨었다. 외래어는 몇번을 고쳐 뇌어야 영어나 독일어로 옮길 수 있고 철자는 뭉개져서 가능한 철자를 이것저것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어...사전에 입력해본다. 그래도 고친한글갈 로는 읽기 싫고 원본 그대로를 읽어보고싶다. 세로글씨이다. 그옛날 검색 수단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자료들을..

서예/자방고전 2023.02.09

한양대역에서 배오개다리까지

17,258보를 걷는 동안 공공화장실은 용두공원 한 곳 뿐. 광장시장은 숨이 막히도록 사람이 많다. 토요일 이 시간 시내 나온지가 10년도 넘는 것 같다. 우리가 시국시위를 할 때도 묵묵히 학교를 지키시던 교수님은 80이 넘으신 지금도 걷기초대를 고마워하시며 묵묵히 걸으신다. 한 친구는 곧 시집을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이곳 출발점에서는 한글자모가 이리저리 붙여진 타일 앞에서 "너무너무 예쁘다"며 감탄사를 지르고 활짝 웃으며 그 앞에서 기념사진 찍던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이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때의 나처럼 한글자모의 아름다움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사는 누군가가 벽을 의미없이 바꾸었는지도 모르겠다. https://blog.naver.com/sji55622/2220420097..

우리/함께걷기 2023.01.28

2003년 10월 - 백고선생 시 화중에게

고전번역서 > 대동야승 > 용재총화 제4권ⓒ 한국고전번역원 | 권오돈 김용국 이지형 (공역) | 1971, 연려실기술ⓒ 한국고전번역원 | 이일해 이식 (공역) | 1966, 육선생 유고ⓒ 한국고전번역원 | 조동영 (역) | 1999, 해동잡록ⓒ 한국고전번역원 | 윤혁동 (역) | 1971에 있음. ○ 세종께서 처음으로 집현전을 설치하여 문학하는 선비들을 불러놓고, 조석으로 불러 물으시면서도 오히려 문학이 진작되지 못할까 걱정하였다. 그래서 다시 그 중에서도 나이 젊고 총민한 자를 골라 절에 들어가 책을 읽게 하시고 뒷바라지하기를 심히 풍성하게 하였다. 정통(正統) 임술(壬戌)에, 평양(平壤) 박인수(朴仁叟 박팽년)ㆍ고령(高靈) 신범옹(申泛翁 신숙주)ㆍ한산(韓山) 이청보(李淸甫 이개)ㆍ창녕(昌寧) 성근보(..

서예/창작 2023.01.15

2002년 12월 - 구봉선생 숙산사효출

산사에서 묵고 새벽에 나오다〔宿山寺曉出〕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1534~1599) 萬壑雲生去路迷 온 고을에 구름이 자욱 나갈 길을 모르노매 一聲淸磬斷橋西 서쪽다리 저편에서 들려오는 맑은 소리 前林月落僧歸院 숲속에 달이 지니 스님들 절로 돌아 오는데 獨上層巖聽曉溪 나홀로 바위에 올라 새벽 냇물소리 들을레라 --------------------------- 내가 아는 필방은 교복입었을 때부터 찾아가던 그 필방은 붓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대표 朴映柱 朴龍寬... 오랜 세월이 흘러 그 옛날부터 탁본을 들이고 다 깨진 비문을 해설하고 해독하고... 법첩을 펴낸 그 어른이 궁금해서 여쭤보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 완당필 재고를 모두 달라고 했다. 돈을 받지 않았다. 발만 들이면 나무받침에 야쿠르트에 빨대를 ..

서예/창작 2023.01.06

고문헌실에서 보는 풍경

여기를 방문하면 나와 족보 연구하시는 어른들만 계시다. DB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귀한 책을 만지지 않아도 되지만 아주 중요한 활자가 어그러져 있다. 확인하러... 원본도 그렇다... 무슨 글자일까. 추억의 잡지 전시가 있고 관람만 했는데 맑은 연필을 준다. 전서 표지만 보인다. 전서는 가장 예법을 갖춘 글자로 예전에는 표제를 대부분 전서로 썼다. 비문도 제액은 전서체로 갖추어 쓴다. 볼수록 아름답다. 항거하는 잡지는 표지에 표시가 난다. 검고 빨갛고 판각의 느낌을 그대로 아프게 낸다. 선물용 철제 설탕통이 있고 엄마의 음식을 담당했던 석유곤로가 있다. 구내식당에서는 마파두부랑 누룽지탕수가 오늘 주메뉴인데 5천원이다. 누에다리를 가볼까. 집까지 걸어가볼까. 걸어가며 기웃거리던 풍경이 생각난다. 아름다..

2005년 여름 - 이백 심옹존사은거

尋雍尊師隱居(심옹존사은거) 존경하는 선사의 은거하는 곳을 찾아 이백 群峭碧摩天(군초벽마천) : 높은 산봉우리들 하늘에 닿을 듯 逍遙不紀年(소요불기년) : 거기 소요하면서 지난 햇수 모르네 撥雲尋古道(발운심고도) : 구름 헤치고 묵은 길을 찾다가 倚樹聽流泉(의수청유천) : 나무를 기대어 샘물소리를 듣네 花暖靑牛臥(화난청우와) : 꽃그늘 따뜻하여 검은소 누웠는데 松高白鶴眠(송고백학면) : 소나무 가지 높아 흰 두루미 조네 語來江色暮(어내강색모) : 이야기하다 강물빛 저물었네 獨自下寒煙(독자하한연) : 찬 연기 속으로 혼자 내려오나니

서예/창작 2022.12.16

내 전각 재료

거슬러 올라가자면 다운 나옥주선생님은 청사 안광석선생님께 어쩌면 마지막 제자였을지도 모르겠다. 수소문을 하고 여러차례 일산 댁으로 찾아뵙다가 댁에서 사사하게 되었는데 동작빈과 오세창, 범어사 하동산 스님께 사사해온 그분을 세상이 모른다고 하셨다. 작품은 거의 연세대박물관에 기증하셨는데 그날도 부끄러울 정도로 조촐했단다. 어제 안부를 묻고 오래전에도 그 말씀을 다 하셨다는데 내 귀에 이제야 들리는 것을 보면 그 말씀을 마음에 들이지 않았었나보다. 연세대박물관에는 기증할 때 보다 전시작품이 많이 줄어있다고 하셨다. 뵈러 나가봐야 하겠다. 페이퍼(뻬빠) : 돌 표면을 갈아낼때는 유리판 위에 페이퍼를 올리고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간다. 처음 쓰는 돌도 반드시 갈아야 하는데, 전각용 돌은 표면에 파라핀(양초)이 ..

2005년 5월 - 이인로 산시청람

판본의 문제 이 때 내가 참고한 것은 삼한시귀감이다. 당시 책 후반부에 목판본원문이 있어서 신뢰감을 갖고 구매한 책인데 종종 동문선과 다른 글자가 보인다. 이번엔 末(삼한시귀감)->際(가장자리. 가. 경계. 속. 가운데. 안. 사이. 상호간: 고전번역원 동문선)이다. 행서 창작 시도 아마도 휘호대회에서 낙관을 쓰다가 행서 창작연습의 필요성을 느낀게다. 왕희지 집자성교서를 아주 열심히 쓰고 또 쓰고 했어도 창작과는 별개이다. 그것은 집자성교서가 교육용 법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편집하여 창작하는 것 역시 첩의 집자에 불과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몇 번 벽에 부딪쳐 행초서에 대한 갈망으로 문득 서예과를 생각했던 것 같다. 송적팔경도와 山市 뒤늦게 왜 실경산수를 그리기 시작한 시기와 작자가 높이..

서예/창작 2022.12.08

대문 아래

차녀 아버지의 "우리 차녀~"하시는 음성이 그리울 즈음 대문 안으로 택배가 왔다. 박스를 여는 순간 가지런한 이 모습에 눈물이 피~잉 돈다. 파를 자르니 속이 솜처럼 꽉 들어찬 파다. 더덕은 받자마자 까고 두들기고 양념을 얹어 저장해두었다. 간이 배면 냉동해두고 조금씩 꺼내 겨우내 더덕구이를 할 수 있다. 많이 불편하신 몸으로 단도리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내가 차녀가 된 것 같다. 엄마가 내가 기른 파를 보고 "얘 파가 꼭 너같구나. " 그러셨는데 내가 기른 파와는 또 차원이 다른 파인가보다. 그저 파가 매운지 눈물이 피~잉 돈다. 김장 축제를 못해서 끙끙 부러워만 할 즈음 대문 앞에 배추 세 통이 놓여졌다. 빨리 나으라고 도라지청과 버무린 김치 한 쪽. 언젠가 대문 문고리에 두부조림 한 통을 걸어두었던..

우리/일기 2022.12.04

영원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매미1화)-안서연

https://youtu.be/ImvXyIB3w08 버리고 정리하는 것에 지칠 즈음 한 가지를 오랜 생각끝에 아주 오랜기간 걸쳐 버리기로 결정할 즈음 쉽게 정리 못할 열 가지가 다시 내게 당도할 즈음 조카가 만든 유튜브가 배달되었다. ------------ 석포샘의 노란 프라스틱 과일상자에 잔뜩 담긴 벼루들이 생각난다. 그분의 경호실에 계실 때 구한 것부터... 비싸고 귀한것이라 승용차에 몇번을 따로 나르셨는데... 날은 추워지는데 강원도 산골 기념관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진 않을까 서오릉길에서 교수님께서 내게 줄 벼루가 있다고 하셨다. ...... 며칠 후 단독에서 아파트로 대폭 짐을 줄여 이사하실때 없어진 것같다고 헛된 말씀하셨다고 몇번이나 미안해하시는 전화를 하셨다. 아직 서예교실 하나하나 두들겨 ..

서오능인가 서오릉인가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선릉'의 표준 발음은 [설릉]이 맞습니다. 〈표준 발음법〉제20 항에는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고 하여 '난로', '신라', '천리', '광한루', '대관령', '칼날', '물난리', '줄넘기' 등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서 조항을 달아 '의견란', '임진란', '생산량' 등 몇 단어는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ㄹㄹ]로 발음하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선릉'을 [선능]으로 발음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부 사람들의 말 사용 실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태릉', '서오릉'을 [태능], [서오능]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있다 하여 이를 표준 발음으로 삼을 수는 없는 ..

우리/함께걷기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