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은 어디 있게? 난생 처음 파김치를 담근다. 갓김치도 처음이다. 90이신 엄마는 한아름이나 되는 쪽파를 어쩌자고 두 단을 사놓고 앉아계시는 걸까. 꽈리고추 사다 놓으신지 일주일이 되려고 하는 것 같아 다듬어둔 멸치를 들고가서 반찬을 해놓고 오려고 했다. 그 펼쳐놓은 쪽파를 보니... 또... 울고 싶다... 사놓기는 했는데 오래 앉아 다듬는 것은 협착이라 힘들고, 씻는 것 오래 서있기 어렵고, 양념하는 것 많이 잊으셔서 엄두가 안나고 양념마다 액젓이며 마늘 다진거며 고춧가루며 새우젓이며가 어디 있는지 남아있기나 한지. 풀도 쑤어야 하는데... 큰 그릇 씻는 것... 잠시 서계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어쩌자고... 아침에 나 내일까지 편집교정봐서 넘겨야해. 그러다 갔는데... 다듬고 씻고, 다듬고 난 부산물..